여주군, 4대강 설명회 장소 변경 "속 보이네"

설명회 이틀 앞두고 찬성단체 집회신고 장소로 변경

등록 2009.05.14 10:53수정 2009.05.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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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군이 4대강살리기 지역설명회를 이틀 앞둔 5월13일 설명회 장소를 급하게 변경하면서 반대세력 차단을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과 운하백지화경기행동, 남한강을 사랑하는 여주사람들 등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여주군민회관에서 예정되어 있던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의 지역설명회 장소가 개최 이틀을 앞두고 세종국악당으로 전격 변경됐다. 여주군에 확인 결과 국민행동측의 주장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장소 변경 몇 시간 전인 13일 오전에는 4대강살리기사업을 찬성하는 단체인 여주군 녹색성장실천연합에서 세종국악당에 집회신고를 낸 것으로 밝혀져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를 사전에 차단하고 찬성하는 주민들만으로 사업설명회를 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여주군 관계자는 "당초 설명회 장소로 예정되었던 군민회관은 장소가 협소하고 주차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보여 긴급히 세종국악당으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장소 변경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하루 전인 12일 여주환경운동연합이 군민회관에 집회신고를 한 점, 또 장소변경 통보 몇 시간 전에는 찬성단체에서 지역주민설명회 장소와 전혀 상관 없던 장소인 세종국악당에 집회신고를 한 점, 그 후 전격 장소변경이 이루어진 점 등으로 미뤄 여주군의 해명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관계자는 "설명회 하는 장소 바깥에서 반대집회를 하더라도 사업이 옳다면 사람들이 반대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굳이 여주군이 찬성단체의 집회신고와 함께 장소변경을 하는 무리수를 둠으로써 4대강 사업이 옳지 않은 사업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말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13일 저녁 긴급 논평을 내고 15일 오후 여주에서 진행될 4대강사업 주민설명회를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긴급 논평

오늘(13일)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이하 4대강추진본부)는 15일로 예정된 4대강 여주군 사업설명회를 여주군 세종국악당에서 개최한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4대강추진본부는 "지역설명회를 통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경제위기 극복과 지역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이달 말 마스터플랜을 확정하고 9월에 착공할 계획이라는 내용을 주민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설명회는 개최 이틀을 앞두고 찬성단체가 집회신고를 한 지역으로 급히 장소를 변경하는 등 시작 전부터 뻔한 속이 보이고 있다.

현지 인사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어제(12일)까지 설명회 장소는 여주군민회관이었으나 오늘 아침(09~10시) '녹색성장실천연합'에서 세종국악당에 집회신고를 낸 뒤 단 몇 시간 만에 설명회 장소가 급히 변경되었다.

녹색성장실천연합은 주로 작년 여주한반도대운하추진운동본부에서 활동하던 인사들이 모인 단체로 알려져 있다.

애초 설명회가 예정된 여주군민회관은 12일 여주환경연합에서 집회신고를 접수시킨 곳으로 찬성단체의 설명회 보호차원의 집회신고가 어려워지자 행사장소를 아예 변경한 것이다.

4대강추진본부가 지난 7일부터 전국에서 실시하는 지역순회 설명회는 알맹이는 없고 일방적인 홍보에 가까운 내용이라 전국적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월27일 중간 보고된 4대강 마스터플랜은 수질 개선비용이 단 한푼도 포함되지 않는 등 심각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는 부실한 마스터플랜에 '마스터'라는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한 달 만에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것 역시 지극히 형식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4대강 설명회에서 반대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주민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대강추진본부는 찬성단체가 집회신고한 장소로 급히 변경함으로써 반대의견을 원천봉쇄하려 하고 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4대강추진단의 속 보이는 꼼수를 비판한다.

그리고 부실한 내용으로 의견수렴 의지 없이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설명회는 중단하고 마스터플랜부터 시민들과 함께 제대로 마련해야 함을 촉구한다.

부실한 국책사업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 사례는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현 정부와 4대강추진본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행동은 향후 있을 설명회 자리마다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운하백지화경기행동, 남한강을사랑하는여주사람들 -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여주군 지역신문인 <세종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여주군 지역신문인 <세종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운하 #4대강 #이명박 #여주군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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