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대청소 하다 발견한 보물 '맷돌'

[포토] 지난 세월과 함께 잊혀진 맷돌을 되찾다!!

등록 2009.05.25 17:38수정 2009.05.25 17:38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점점 날이 더워집니다.

이럴 때는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이 생각납니다.

 

어렸을 적 할머니는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마루에 걸터앉아 노란빛이 도는 탐스런 콩을 물에 불려서는 콩국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물에 삶아낸 국수를 찬물에 풀어 식혀두었다가 꽃냉장고에서 살짝 얼린 콩국을, 해가 뉘엿뉘엿 서쪽하늘로 저물어 갈 때 논밭에서 땀흘려 일하고 돌아온 할아버지, 아버지와 가족들에게 말아주시곤 했습니다.

 

그 콩국수 하나면 무더운 여름철 따로 몸보신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때 고소한 콩국을 만들 때 할머니는 맷돌을 이용했습니다. 요즘처럼 각양각색의 믹서기가 있던 시절이 아니라서, 팥-콩-메밀-녹두 등 곡물을 거칠게 타거나 불린 콩을 가는데 맷돌만한 게 없었습니다. 촌동네라서 집집마다 맷돌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a  잊어버린 줄 알았던 맷돌 두 세트를 발견했다.

잊어버린 줄 알았던 맷돌 두 세트를 발견했다. ⓒ 이장연

잊어버린 줄 알았던 맷돌 두 세트를 발견했다. ⓒ 이장연

 

돌매-마석-석마라고도 불리는 맷돌은 암수 돌이 겹쳐져 있는데, 윗짝 돌에 나무손잡이를 끼워 빙빙 돌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밑짝 돌 사이로 곡물을 흘려보내 갈 수 있는 구멍(아가리)도 나 있습니다. 구멍맷돌은 한국 고유의 민속용품이자 농기구로, 한구멍 맷돌-두구멍맷돌-네구멍맷돌 등이 있는데 저희 집에는 한구멍 맷돌이 있었습니다.

 

이후 맷돌의 자리를 손쉬운 믹서기가 자리하면서, 집 한구석에 묻혀 있다가 도로와 택지개발로 옛집을 허물고 새로 짓는 과정에서 눈에 띄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세월과 함께 잊혀진 그 맷돌을 얼마전 모내기 준비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옥상부터 지하까지 맘먹었던 대청소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a  옥상 청소를 하면서 큰 항아리까지 올려놓았다.

옥상 청소를 하면서 큰 항아리까지 올려놓았다. ⓒ 이장연

옥상 청소를 하면서 큰 항아리까지 올려놓았다. ⓒ 이장연

 

a  옥상에서 마늘을 말리고 있다.

옥상에서 마늘을 말리고 있다. ⓒ 이장연

옥상에서 마늘을 말리고 있다. ⓒ 이장연

 

a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오래된 항아리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오래된 항아리 ⓒ 이장연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오래된 항아리 ⓒ 이장연

 

옥상에 부려놓았던 플라스틱 상자의 맨 아래에 맷돌이 손잡이가 없는 상태로 누워있었습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두 세트였습니다. 깨진 플라스틱 상자와 잡동사니를 정리하면서 한편으로 빼놓았는데,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20Kg은 족히 될 듯 싶더군요.

 

그래서 윤기나는 검은빛을 뽐내는 맷돌을 4개나 들어 옮기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이젠 녹슨 역기를 드는 것보다 맷돌을 들어가며 근력운동을 해도 좋을 성 싶더군요.

 

a  검은빛을 뽐내는 맷돌

검은빛을 뽐내는 맷돌 ⓒ 이장연

검은빛을 뽐내는 맷돌 ⓒ 이장연

 

a  아가리에 콩 등 곡물을 넣어 갈았다.

아가리에 콩 등 곡물을 넣어 갈았다. ⓒ 이장연

아가리에 콩 등 곡물을 넣어 갈았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5.25 17:38ⓒ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맷돌 #옥상 #항아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5. 5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