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마구잡이 언론장악 드러난 것
 정연주 전 사장 해임공작 중요한 단서"

신태섭 전 KBS 이사, '보궐이사 임명 무효소송' 승소 첫 소감

등록 2009.06.30 10:55수정 2009.06.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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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냈던 'KBS 보궐이사 임명처분 무효소송'에서 승소한 신태섭 전 KBS 이사(동의대 교수)는 "이 정부가 언론장악을 마구잡이로 한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이경구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6일 "대통령이 2008년 7월 22일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한국방송공사 이사로 임명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선고했다.

 

신 전 이사는 선고되던 날 일본에 갔다가 29일 밤늦게 돌아왔다. 그는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휴대전화를 꺼놓았는데, 30일 아침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번 판결과 관련해 처음으로 소감을 밝혔다.

 

a  전 동의대학교 교수이자 전 KBS 이사이었던 신태섭 교수

전 동의대학교 교수이자 전 KBS 이사이었던 신태섭 교수 ⓒ 오마이뉴스 윤성효

전 동의대학교 교수이자 전 KBS 이사이었던 신태섭 교수 ⓒ 오마이뉴스 윤성효

신태섭 동의대 교수(광고홍보학)는 2006년 9월 KBS 이사에 선임되었고, 이명박정부가 정연주 전 KBS 사장을 사퇴시키려하자 반대했다. 동의대(동의학원)는 2008년 7월 신 교수를 해임했다. 강성철 부산대 교수는 신태섭 교수가 KBS 이사였던 자리에 '보궐 이사'로 2008년 8월에 임명되었다.

 

신 교수는 동의대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해임무효 확인소송'을 냈고, 1심에서 승소했으며, 오는 7월 8일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린다.

 

신태섭 전 이사는 "일본으로 출국하던 날 공항에서 변호사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경황이 없었는데, 어제 저녁 돌아왔다, 그동안 전화기를 꺼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별로 기대를 안했고, 각하되지 않겠느냐는 말도 있었다"면서 "그렇게 될 것이라 보고 출국했던 것인데,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의 의미를 묻자 그는 "정부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최소한 존중하면서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피고 측이 상급심에 항소할지 여부를 고민한다고 했으니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법원에서 강성철 이사의 임명을 철회하라고 나온 것인데, 나중에 시간이 지난 다음에 나오면 뒷북이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 정부가 언론 장악 위해 마구잡이로 한 게 드러난 계기라 본다"고 말했다.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처분무효청구소송이 현재 서울행정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번 판결이 이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이 높다. 신태섭 전 이사는 "정황상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면서 "법률적으로 직접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 전 사장의 해임은 정치공작적으로 했다는 중요한 단서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동의대를 상대로 한 소송에 대해, 그는 "별건이기는 하나 학교가 부담스러워 할 것 같다"면서 "학교대로 사안을 분리해서 합리적으로 마무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전 이사는 지난해 2학기부터 동의대에서 강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는 질문에, 그는 "다른 대학에서 시간 강의도 하고 한가하게 지냈으며, 책도 읽었고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단독국회를 열었는데, 이에 대해 그는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가 방송산업 발전을 위해 미디어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한나라당이 바라는 방향으로 할 경우 산업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어 버린다. 방송산업 발전이 일어나려면 컨텐츠 부분에 투자가 되어야 한다. 지금 한나라당의 방향은 재벌이나 신문 기업을 위해 건물이나 시설 사는 데 들어가는 투자다. 오히려 편성프로그램 제작비용은 늘어나지 않고 줄어들 수 있다. 그러면 경제효과는 나지 않는다.

 

대재벌의 언론 영향이나 몇몇 신문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그러면 여론다양성에도 결정적으로 부정적이다. 이 정부는 귀를 막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하는데,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데 국회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다고 해서 표결로 해서 밀어붙인다는 것은 의회독재다. 이것은 민주주의도 아니다. 여론을 존중해서 반영해서 의사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 것인데, 그것을 외면하려고 하니까, 독재적인 추진은 걱정스럽다. 그렇게까지 가지 않았으면 한다. 한나라당이 강행한다면, 정치권에서 야당의 힘만으로 저지하기 어려운 국면이 있다.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2009.06.30 10:55ⓒ 2009 OhmyNews
#신태섭 #KBS 이사 #언론장악 #미디어법 #동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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