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영결식장 통제 방침... '열린 국장' 막나

초청 대상 2만4000명 입장 허용, 일반 국민은 참관만 가능

등록 2009.08.21 18:32수정 2009.08.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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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은 한 아이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빠를 따라 기도하고 있다.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은 한 아이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빠를 따라 기도하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은 한 아이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빠를 따라 기도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은 학생들이 흰 국화꽃을 들고 조문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은 학생들이 흰 국화꽃을 들고 조문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은 학생들이 흰 국화꽃을 들고 조문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정부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회 영결식에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열린 국장'을 희망한 유족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2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장의위원회는 오는 23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릴 영결식장 초청 대상자만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초청장을 받지 않은 일반 국민들의 출입은 통제된다.

 

DJ 유족 "열린 국장, 국민과 함께 하는 국장 하겠다"

 

앞서 김 전 대통령 유족들은 이번 영결식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열린 국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비서관은 이날 오전 공개브리핑을 통해 "국회 광장에서 열리는 영결식에는 모든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다"며 "초청장이 없더라도 누구나 신분증만 지참하면 된다"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또 "열린 국장, 국민과 함께 하는 국장을 하겠다는 게 유족들의 뜻"이라고 전했다.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은 한 시민이 영정사진 앞에 엎드려 오열하고 있다.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은 한 시민이 영정사진 앞에 엎드려 오열하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 빈소를 찾은 한 시민이 영정사진 앞에 엎드려 오열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하지만 같은 날 오후 행정안전부는 "영결식 초청 대상자가 아닌 일반 국민은 영결식장 출입을 제한받게 된다"는 다른 방침을 내놨다. 행안부에 따르면, 영결식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적 행사고,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통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청장 없이는 영결식장 입장이 불가능하다.

 

지난 5월 29일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당시에도 초청 대상자 3000명 외에 일반 국민들은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행안부는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약 5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영결식 행사장 외에 빈공간에서 참관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국회의사당 전체를 출입 통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행안부 관계자는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잔디광장의 남는 공간까지 막아 완전히 닫힌 국장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신분이 확인되는 일반 국민도 참관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영결식 초청장이 발송된 사람은 총 2만4000여명(유족 초청 1만5000여명)이다. 정부는 국회 잔디광장이 지난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초청 인원 4만5000명도 수용한 적 있는 만큼 일반 국민들이 참관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반 국민 누구나 영결식장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유족의 뜻과 정부 방침이 서로 달라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유족과 노제 않기로 합의"... 운구행렬 동교동-서울광장 지날 듯

 

 29일 경복궁 앞에서 영결식을 마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노란색 물결을 이룬 시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29일 경복궁 앞에서 영결식을 마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노란색 물결을 이룬 시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29일 경복궁 앞에서 영결식을 마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노란색 물결을 이룬 시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당일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비슷한 식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영결식은 대체로 국민의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 고인 약력보고, 장의위원장의 조사와 종교의식 등 순으로 이어진다.

 

또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물 상영, 상주와 유족, 3부 요인, 주한외교사절 등의 헌화, 조가에 이은 삼군 조총대원의 21발 조총의식 등 약 1시간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영결식이 최대한 조촐하게 치러지기를 바라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도 "소박하고, 조촐하게 돈 많이 들지 않게 영결식을 치르자"고 거듭 강조했다고 최 비서관은 전했다.

 

현재 유족측 대표와 정부는 영결식 준비를 위해 계속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영결식장 개방 여부와 '노제'를 놓고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영결식 뒤 운구행렬이 곧바로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장지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제는 없다는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날 "유가족 측과 엄숙한 분위기에서 국장을 거행하기로 하고 노제를 포함한 다른 행사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유족들은 "어떤 형식이든 국민들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당일 영결식이 끝나면, 노제를 하지 않는 대신 운구행렬이 동교동 사저와 서울광장 등을 거쳐 국립서울현충원으로 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DJ 추모곡 완성... 고은 시에 신형원씨가 작곡, 노래

 

한편, 고은 시인이 지은 추모헌시 '당신은 우리입니다'가 추모곡으로 완성됐다. 작곡은 가요 <개똥벌레>를 부른 신형원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 교수가 했다.

 

최경환 비서관은 이날 "신 교수가 어젯밤 곡을 완성해 오늘 오후 녹음실에서 노래를 불러 최종 음반이 완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모곡과 관련해 최 비서관은 "신 교수가 곡을 작곡 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말 큰 분으로 그런 분을 잃은 전 국민의 슬픔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고은 시인의 시 내용에 걸맞게 장엄하고 웅장한 곡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곡이 장의위원회의 공식 추모곡이 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2009.08.21 18:32ⓒ 2009 OhmyNews
#김대중 #영결식 #노제 #서울광장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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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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