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정동영도, 친노도 다 받겠다"

'혁신과 통합위' 대통합 시동... 밖으론 '민주지도자회의' 제안

등록 2009.08.30 19:50수정 2009.08.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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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세균 민주당 대표(자료 사진).

정세균 민주당 대표(자료 사진). ⓒ 유성호

정세균 민주당 대표(자료 사진). ⓒ 유성호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서거 정국'을 마무리지으면서 민주개혁세력의 조건 없는 연대를 제안했다.

 

정 대표는 30일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민주당은 진보야당, 진보단체와 연대를 더 강화하겠다"며 "이를 위해 당내에서는 혁신과통합위원회를 구성하고, 당 밖으로는 가칭 민주지도자회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제안한 '민주지도자회의'는 미디어법 정국에서 만들어진 '8인 원탁회의'를 확대 강화한 모임이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은 물론 민주노총이나 시민사회단체 등을 총망라한 대표자들이 모여 강력한 '반MB(이명박) 전선'을 구축하자는 뜻이다.

              

정 대표는 또 '혁신과 통합위원회'를 구성해 당을 환골탈태시키는 작업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혁신과 통합위원회를 통해 친노세력이나 옛 동교동계 등 흩어진 '범민주계'를 하나로 묶어내겠다는 얘기다. 

 

"촛불세대, 광장세대도 포괄할 수 있는 깊이로 당을 재정비"

 

당내에서는 혁신과 통합위원회로 '대통합'을 실현하고, 당밖에서는 민주지도자회의로 '대연합'을 이루겠다는게 정 대표의 구상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부는 속으로는 수구-보수이면서도 겉으로는 서민과 중도를 위한다는 '가면통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이명박 정부의 가면통치에 맞서 연대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싶다"며 "민주개혁진영이 사소한 차이를 인정하고 대의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다.

 

이를 위해 그는 "민주당부터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고 말했다. 혁신과 통합위원회를 통해 당 지도체제, 당직, 공천제도, 당원제도 등 전방위적인 쇄신을 한 뒤 정치권 밖의 신진민주개혁세력을 과감히 끌어들이겠다는 뜻이다.

 

그는 "촛불세대와 광장세대를 포괄할 수 있는 넓이과 깊이로 시스템을 현대화해서 새로운 정당무대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혁신과 통합위원회-민주지도자회의를 전격 제안한 정 대표의 고민은 당장 2개월 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에 닿아 있다. 10월 재보선에서 민주개혁진영이 승리하려면 '통합과 연대'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0월 재보선 승리를 위해 후보단일화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야당의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 민주당 후보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범민주계 통합과 관련해서도 그는 파격적인 자세를 보였다.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공천을 놓고 갈등을 벌였던 정동영 전 장관은 물론 복당이 허용되지 않았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DJ 둘째아들인 김홍업 전 의원, 그리고 친노세력까지 모두 당에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친노세력, 통합의 우선순위가 될 것"

 

다만, 그는 우선순위와 절차에 따라 하나하나 끌어안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그는 "통합을 한다면, 소위 친노세력이 우선순위에 들어갈 것이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함께 했던 전문가집단, 관료집단, 시민사회 전문가집단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합이) 일거에 다 이뤄지면 좋겠지만, 한꺼번에 다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접촉하는 순위는 가장 먼저 친노세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장관에 관해서도 그는 "혁신과 통합의 원칙과 우선순위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될 수 있다"고 말해 이미 '복당 허용' 방침을 굳혔음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정 대표가 제안한 민주지도자회의에 진보야당과 시민사회가 호응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오늘 제안하신 민주지도자회의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 대항하기 위한 범국민적 전선을 제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효과적으로 공동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각 정당의 대표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대표들이 정 대표의 제안에 응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보정당들이 이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이미 공개적으로 "현재의 반엠비 연대는 대안 연대가 아니라 반대 연대에 머물고 있다"며 "새로운 비전 아래 정치세력과 지지기반 자체를 재편하는 반엠비 대안연대가 필요하다"고 새로운 틀의 이른바 '민(民)들레 연대'를 주창한 바 있다.

 

한편 9월 정기국회 전격 등원을 결정한 민주당은 원내투쟁 전략을 놓고 고심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31일 의원총회와 내달 3일 의원연찬회를 잇달아 열어 향후 투쟁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가장 크게 선전할 수 있는 국정감사를 10월 재보선과 연계하는 방안을 놓고 당내 의견을 모으고 있다.      

2009.08.30 19:50ⓒ 2009 OhmyNews
#정세균 #민주당 #혁신과통합위원회 #민주지도자회의 #10월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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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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