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새벽산책. 28] 새벽달과 여명을 함께 만나다

등록 2009.10.10 14:24수정 2009.10.10 14:2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새벽 달

새벽 달 ⓒ 김찬순


오늘은 유난히 기분이 좋다. 새벽산책 길에 달과 여명을 함께 만났다. 새벽바다 앞에 서니 여명이 움트는 바다는 장관이었다. 거기다가 갈매기들의 부지런한 새벽 날개 연습을 만나 더욱 기분이 상쾌하였다.


a 내가 만난 조나단의 갈매기 "왜 그러니, 존, 대체 왜 그래?"
어머니는 아들에게 물었다. "왜 너는 다른 갈매기 떼들처럼 행동하지 못하니?" 저공 비행 따위는 펠리컨이나 신천옹(거위보다 살쪘으며, 무인도 등에 서식함)에게 맡겨 두면 되잖니? 그리고 왜 너는 먹지 않니? 바짝 말라 뼈와 깃털뿐이잖아!"
"뼈와 깃털뿐이라도 괜찮아요, 엄마. 나는 내가 공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고 싶을 뿐이에요. 단지 그것 뿐이에요."

내가 만난 조나단의 갈매기 "왜 그러니, 존, 대체 왜 그래?" 어머니는 아들에게 물었다. "왜 너는 다른 갈매기 떼들처럼 행동하지 못하니?" 저공 비행 따위는 펠리컨이나 신천옹(거위보다 살쪘으며, 무인도 등에 서식함)에게 맡겨 두면 되잖니? 그리고 왜 너는 먹지 않니? 바짝 말라 뼈와 깃털뿐이잖아!" "뼈와 깃털뿐이라도 괜찮아요, 엄마. 나는 내가 공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고 싶을 뿐이에요. 단지 그것 뿐이에요." ⓒ 김찬순


a 여명과 새벽달

여명과 새벽달 ⓒ 김찬순


갈매기는 일명 해구, 백구, 수효 등으로 부른다. 바다에 많이 분포한 갈매기의 종류도 이름을 다 욀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갈매기들은 조수의 왕래를 좇아 늘 옮겨다닌다고 한다. 그러다가 삼월풍이 불기 시작하면 도서로 돌아오는 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해구가 떼로 날아오면 꼭 바람이 분다고 한다.

a 나의 조나단 갈매기의 꿈

나의 조나단 갈매기의 꿈 ⓒ 김찬순


내가 학창 시절에 가장 좋아하는 책은 조나단 리빙스턴의 <갈매기의 꿈>이었다. 난 이 책을 늘 포켓에 넣어다녔다. 가지고 다니기 적합한 문고판의 <갈매기의 꿈>은 나에게 청춘의 꿈과 이상을 가르켜 준 책이다. 오늘 새벽 산책 길에서 그 갈매기 조나단을 만났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a 내가 만난 조나단의 갈매기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하고 그는 물에 흠뻑 젖은 채 생각했다.
중요한 점은 고속 강하하는 동안에 날개를 움직이지 않고 있는 일이다. 그렇다, 시속 80킬로미터까지는 날개를 쳐도 그 이상이 되었을 때는 날개를 편 채로 가만히 놓아두면 된다!
600미터 상공에서 그는 다시 해보았다. 몸을 기울여 강하하고 이어 시속 80킬로미터를 돌파하자, 그는 부리를 곧장 아래로 향하고 날개를 완전히 편 채 고정시켰다. 
이렇게 하기에는 굉장한 힘이 필요했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 10초쯤 되자 시속 140킬로미터 이상에 달하고 머리가 멍해졌다. 바로 그 순간, 조나단 리빙스턴은 갈매기의 세계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만난 조나단의 갈매기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하고 그는 물에 흠뻑 젖은 채 생각했다. 중요한 점은 고속 강하하는 동안에 날개를 움직이지 않고 있는 일이다. 그렇다, 시속 80킬로미터까지는 날개를 쳐도 그 이상이 되었을 때는 날개를 편 채로 가만히 놓아두면 된다! 600미터 상공에서 그는 다시 해보았다. 몸을 기울여 강하하고 이어 시속 80킬로미터를 돌파하자, 그는 부리를 곧장 아래로 향하고 날개를 완전히 편 채 고정시켰다. 이렇게 하기에는 굉장한 힘이 필요했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 10초쯤 되자 시속 140킬로미터 이상에 달하고 머리가 멍해졌다. 바로 그 순간, 조나단 리빙스턴은 갈매기의 세계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 김찬순


아침이었다. 그리고 싱싱한 태양이 조용한 바다에 금빛으로 번쩍였다. 기슭에서 약간 떨어진 앞 바다에서는 한 척의 어선이 고기를 모으기 위한 미끼를 바다에 뿌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것을 옆에서 가로채려는 (조반모임)의 알림이 하늘의 갈매기 떼 사이에 재빨리 퍼지며, 이윽고 몰려온 수많은 갈매기 떼가 이리저리 날며 서로 다투어 먹이 조각을 쪼아먹는다. 오늘도 또 이리하여 살기 위한 부산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소란을 외면하고,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혼자 어선에서도 기슭에서도 멀리 떨어져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중 약 30미터의 높이에서 그는 물갈퀴 달린 두 발을 아래로 내린다. 그리고 부리를 쳐들고 양쪽 날개를 비틀듯이 구부린 괴롭고 힘든 자세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날개의 커브가 급하면 급할수록 저속으로 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 그는 볼을 애무하는 바람 소리가 속삭이듯이 낮아지고, 발 밑에서 바다가 잔잔하게 누워있는 듯이 보이는 극한점까지 스피드를 줄여간다.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느라고 눈을 가늘게 뜨고, 숨을 모으고, 억지로 이제 더 몇 미터만 날개의 커브를 더하려 한다.
<갈매기의 꿈> 중-'조나단 리빙스턴'

a 갈매기가 날개를 접을 때

갈매기가 날개를 접을 때 ⓒ 김찬순


a 여명 그리고 갈매기와 바다

여명 그리고 갈매기와 바다 ⓒ 김찬순


갈매기야 바다의 아침을 여는 갈매기야
세계의 처녀들이 저마다 빛을 밸 때
너희들은 저마다 아침을 열고
가장 강렬한 조류를 뒤따라서
조류와 조류에 놀라면서 만날 때
바다가 깊은 곳에서 괴로와하고
그 괴로움 위에 춤추는 갈매기
<바다의 무덤>-'고은'

a 새 들은 여기와서 날개를 접다

들은 여기와서 날개를 접다 ⓒ 김찬순


a 파도가 밀려오면 날개를 펼치는 새벽 갈매기들

파도가 밀려오면 날개를 펼치는 새벽 갈매기들 ⓒ 김찬순


a 여명을 등지고 새벽 출근 하다

여명을 등지고 새벽 출근 하다 ⓒ 김찬순




a 가장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 김찬순


새벽 바다의 갈매기들은 더 높이 날기 위해 오래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갈매기들로 가득하다. 단 한번 높이 날기 위해 부단한 연습을 하는 갈매기와 더불어, 새벽 바다의 하늘은 노을바다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내 삶도 하루 하루 갈매기의 날개 연습처럼 닮아보리라고 다짐해 보는, 어제와는 분명 다른 새벽 바다 앞에서….
#새벽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4. 4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5. 5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