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국 신부 "용산참사는 광주학살과 똑같은 문제"

"문규현 신부 임종 대비 병사성사 드렸다"

등록 2009.10.23 13:53수정 2009.10.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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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총무인 김인국 신부는 23일 "어제 문규현 신부님 임종(사망)에 대비해서 병자성사를 드렸다"며 "의료진에 따르면 오늘 의식회복할 가능성은 크다고 하는데 깨어나더라도 정상적 활동할 수 있을지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인국 신부는 "어제(22일) 검찰이 중형 구형한 것을 보고 결정적으로 충격 받으신 것 같다"면서 "이번 검찰 구형은 한마디로 법에 따른 구형이 아니라 밥줄 때문에 내린 구형"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신부는 "용산 참사는 전두환 정권의 광주학살과 똑 같은 문제"라며 "용산참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정권의 정당성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검찰도 정권의 그런 안색을 살펴가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구형을 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한 김 신부는 "재판과정에서, 진압에 투입됐던 경찰이나 소방대들의 (검찰 주장과 반대되는) 증언이 나오고 있고, 수사기록 3천 쪽 가운데 공개된 일부에선 그간 경찰이나 검찰 주장을 뒤엎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운찬 총리의 용산 참사 관련 그간 언행에 대해서 김 신부는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처럼 총리도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야 하는 신세라니까 뜻밖의 말이야 할 수 있겠나"라며 "그런데 그 분은 대한민국의 이름난 학자였고 지금 서열 2위의 권력자인데 선비의 지조는 무엇이냐, 국민을 섬기겠다는 다짐은 무엇이었더냐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이어 "왜 사는 게 다들 이 모양이냐 여러 번 말씀 드렸다. 용산에서 사람들이 죽은 것도 무서운 일이었지만 이렇게 표정 하나도 안 바꾸고 유족들 철거민들 피눈물 나게 하는 소리도 정말 무서운 일이다. 이런 날카로운 입술들이 얼마나 사람들 마음에 피나게 하는지 그 분들은 모르는 모양"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유족과 범대위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정부측 설명에 대해서는 "아니 유가족들이 면담을 요청을 해도 만나지도 않고서 최선을 다했다고 하시면 어떻게 되죠?"라고 반문하고, 이 사안은 지자체하고 조합의 문제이지, 중앙 정부가 직접 관련된 일은 아니었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건 정말 유치한 변명이다. 공권력 투입한 것은 중앙 정부의 결정사항"이라고 일축했다.


사제단은 오는 11월 2일 저녁 서울시청 광장에서 대규모 시국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신부는 "그 날이 교회 전례력으로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면서 기도하는 위령의 날이다. 그래서 죽은 사람들 그리고 장차 무참히 죽게 되어있는 생명들을 위해서 기도할 생각이다. 특히 용산 희생자들, 그리고 4대강에서 죽어갈 뭍 생명들을 기억할 것이다. 이런 기억과 기도가 방방곡곡 교회마다 뜨거워져야 한다. 교회가 갈 길을 잃어버린 이 나라 현실을 외면하면 본연의 책임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김 신부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 관련해 시중에 떠도는 말 하나를 소개했다. "대통령이 제일 잘 하는 게 우는 거하고 시장에서 어묵하고 떡볶이 사먹는 건데 이런 일은 초등학생이 더 잘 한다는 거다. 왜 대통령이 아이들이랑 경쟁하나? 대통령답게 처신하셔야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참 괴롭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는 사람들 곁을 지키면서 끝까지 기도하는 거다. 문제는 대통령보다 국민들의 자세다. 국민들이 이렇게 방관하면 정부는 하던 일에 더 신명을 낼 것"이라고 국민의 보다 큰 관심을 촉구했다.
#용산참사 #정운찬 용산 방문 #문규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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