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은행털이 어르신 무사 귀환하다"

등록 2009.11.02 11:48수정 2009.11.0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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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어떻게 오르셨을까요? 사다리도 없는데 어떻게 옥상까지 오르셨을까요?

어떻게 오르셨을까요? 사다리도 없는데 어떻게 옥상까지 오르셨을까요? ⓒ 박병춘


a 은행줍기 차분하게 낙엽 속에 있는 은행을 줍고 계십니다.

은행줍기 차분하게 낙엽 속에 있는 은행을 줍고 계십니다. ⓒ 박병춘


a 옥상에서 은행 줍는 어르신 어떻게 올라가셨을까요?

옥상에서 은행 줍는 어르신 어떻게 올라가셨을까요? ⓒ 박병춘


11월 첫날 오후, 건물 옥상에 올라 이곳저곳을 조망하는데, 한 어르신께서 반대쪽 창고 건물 옥상에서 은행을 줍고 계십니다. 가끔은 손에 닿는 나뭇가지를 흔들어 은행을 털기도 하시네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낙엽이 빚어낸 가을 풍경 속에 어르신의 은행 줍는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습니다.

그런데 건물 주변에 사다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저 옥상에 어떻게 올라가셨을까요? 저는 사진을 찍으며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다 줍고 나면 분명히 온 길 되짚어 내려가실 테니까요.

어르신께선 한참 동안 은행잎을 걷어내며 은행을 줍고는 비닐 봉지에 담았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나뭇가지도 흔들어 은행을 터시고, 옥상 은행을 남김없이 주웠다 싶었는지 퇴로를 찾아 내려오십니다.

길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습니다. 옥상에서 곧바로 산자락과 통하는 길이었습니다. 언제 저 길을 봐두셨을까요? 살며시 발걸음을 옮기니 이내 옥상에서 산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곤 상당히 가파른 언덕을 조심스레 내려와서 무사 귀환합니다. 휴우! 잘 하셨습니다.

a "어허! 많기도 하다" "여긴 내가 해마다 오는 명당 자리여~"

"어허! 많기도 하다" "여긴 내가 해마다 오는 명당 자리여~" ⓒ 박병춘


a "이제 그만 가 봐야지" "내년에 또 보자구"

"이제 그만 가 봐야지" "내년에 또 보자구" ⓒ 박병춘


a 길 "내가 만들면 길이라니까"

"내가 만들면 길이라니까" ⓒ 박병춘


a 길 "미끄러지지 않게"

"미끄러지지 않게" ⓒ 박병춘


a 길 "내 마누라가 좋아할 거야."

"내 마누라가 좋아할 거야." ⓒ 박병춘


a 길 "역시 고통이 있어야 보람도 있는 거여."

"역시 고통이 있어야 보람도 있는 거여." ⓒ 박병춘


a 길 "길이 험하긴 험하구먼!"

"길이 험하긴 험하구먼!" ⓒ 박병춘


a 길 "고진감래여~"

"고진감래여~" ⓒ 박병춘


a 길 "어허!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아야 할 텐데...."

"어허!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아야 할 텐데...." ⓒ 박병춘


'은행털이'라는 제목에 혹하여 이 글을 읽으셨나요? 혹시라도 '낚였다'고 느끼시는 분 계시면 너그럽게 봐 주십시오. 가을이면 은행나무를 터는데, 그때마다 동음이의어 은행이라도 털고 싶은 욕망을 갖곤 하잖아요? 가을인가 했더니 겨울입니다. 모두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은행 #은행나무 #은행털이 #은행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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