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천정배 의원 "헌재 결정, 있을 수 없는 일"

지난 30일, 익산 방문한 자리에서 강연 통해 밝혀

등록 2009.11.02 12:12수정 2009.11.0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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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의원 강연 ⓒ 오명관

▲ 천정배의원 강연 ⓒ 오명관

천정배 의원(민주당)이 지난 30일 오후 4시에 전북제일고에서 열린 명사초청강연회에서 "헌재 결정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국회 미디어법 처리과정에서의 대리투표 등 논란에 대해 헌재는 위법성이 있다고 밝혀 당연히 무효가 되어야 하는데 3명은 이러한 논리였지만 6명은 유효하다고 말해 말도 안되는 결정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천 의원은 익산의 전북제일고를 찾아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활 속의 정치'라는 주제로, 익산 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에서는 '민주당, 쇄신과 통합으로 확실하게 재창당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잇달아 강연을 했다.

 

전북제일고에서 강연을 가진 천 의원은 자라면서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법무장관 시절에 인권을 중시하는 일로 보수단체로부터 공격도 당했지만 인권만은 꼭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무리할 쯤에 학생 3명으로부터 질문을 받으며 답변하기도 했다.

 

한 여학생은 "법무장관 시절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천 의원은 "인권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라면서 "범죄수사할 때 인권을 중시하고 교도소같은 곳에서도 인권국을 만들어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했던 것 등이 기억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전쟁은 북한의 통일 전쟁' 등의 발언을 한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검찰총장에게 지시한 일이 있었는데 이 또한 인권을 중시하는 마음에서 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로 인해 결국 옷을 벗게 된 당시 검찰총장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당시에 보수언론이나 단체로부터 큰 공격을 당하기도 했고 나머지는 인터넷으로 통해 알아보면 될 것이다"라는 말로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기도 했다.

 

두 번째 학생은 "미디어법이 헌재로부터 위법성은 인정되나 유효하다는 재판관의 판결이 있었는데 고등학생으로서 솔직히 정치에 관심도 없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천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말한 뒤, "국회에서 미디어법 처리과정에서 일어난 대리투표 등이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헌재가 밝혀 잘한 것이지만 미디어법은 유효하다는 판결은 말도 안되는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 학생은 "소수의 인권과 다수의 이익 중 갈등하는 상황에서 의원님은 어떻게 할 것인지"라고 질문했고 천 의원은 학생의 질문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소수의 인권이냐? 다수의 이익이냐?라는 문제에 부딪치면 사실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시대적 상황에 맞는 결정으로 소수의 인권과 다수의 이익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천 의원은 강연에 앞서 미리 배포한 강연요지에서 "단언컨대, 언론악법은 무효이며 헌법재판소는 이를 증명했다"고 이번 헌재 판결을 평가하면서 "또한 헌재는 국민의 힘으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의 역사에 대한 반역,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국민과 함께 투쟁해야할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한 천 의원은 민주당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쇄신과 통합노력을 보여주어야 하며, '확실하게' 재창당해야 함을 힘주어 강조하며 민주당 쇄신론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쇄신과 통합으로 확실하게 재창당해야 한다(강연 요지)

      - 10.28 재보선과 헌재판결 이후 민주당의 과제 -

 

10월 29일은 한국헌법사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날이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언론악법에 대한 무효확인청구소송에서 기각판결을 내렸다. 7월 22일 국회에서 벌어졌던 재투표, 대리투표에 대해서 모두 위법하고, 야당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사실에 대해서도 위법하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위법한 절차를 거쳐 의결된 법률이 무효라는 당연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해괴망측한 형식논리에 빠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한 헌법재판소의 이번 판결은 이 사회의 소위 '지도층'인사들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초등학생도 납득하지 못할 판결에 모든 국민이 허탈감에 빠져있다.

 

단언컨대, 언론악법은 무효이다. 재투표, 대리투표가 인정된다면 소수야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절대다수여당인 한나라당의 의총결과가 곧 '법'인 것이다. 재투표, 대리투표가 합법이라면 야당의원인 나는 더 이상 국회에서 할 일이 없다. 나는 이런 확신을 가지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헌법재판소는 두 가지 측면에서 나의 확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한나라당이 백주대낮에 자행한 재투표, 대리투표가 위법이라는 점, 그리고 국민들의 힘으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의 역사에 대한 반역,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헌법재판소의 수치스러운 판결이 있기 하루 전,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대해 냉혹한 심판을 내렸다. 수도권을 비롯한 세 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전직 당대표가 진땀을 흘리며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민심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제 공은 민주당에게 넘어왔다. 국민들은 민주당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맞서 수권정당으로서 비전과 능력을 보여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스스로 변화하고 민생민주평화세력을 총집결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도록 명령하고 있다.

 

아직도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이는 국민들이 민주당이 잘해서 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미워서, 이명박 대통령이 미워서 표를 주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일이 계속되고 민주당이 작은 승리에 도취되어 안주한다면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만성적으로 지속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쇄신을 하고 민생민주평화세력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 기득권을 버리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민주당이 확실하게 '재창당'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와 비전,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렴하기 위해 국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국민과의 소통이 일상화된 시스템으로 당을 개혁해야 한다.

 

국민들로부터 이를 검증받는 첫 번째 시험대가 바로 내년 지방선거다. 불과 8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는 이번 재․보궐선거를 통해 선거에 임박해서 통합과 연대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무망한 일인지 경험했다. 민주당이 먼저 지방선거후보자의 절반 이상을 외부인사로 채우겠다는 의지로 통합을 주도하지 않는다면 8개월이라는 시간도 허무하게 지나갈 수 있다.

 

우리가 기댈 곳은 헌법재판소도 아니고 한나라당도 아니다. 오직 국민과 민주평화개혁세력과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한다. 그것만이 살 길이다.

덧붙이는 글 | -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다음뷰, 판도라TV
- 전북제일고와 폴리텍 익산캠퍼스 강연회는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에서 주최한 것으로 제일고와 폴리텍 익산캠퍼스와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2009.11.02 12:12ⓒ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다음뷰, 판도라TV
- 전북제일고와 폴리텍 익산캠퍼스 강연회는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에서 주최한 것으로 제일고와 폴리텍 익산캠퍼스와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천정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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