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광고한 대기업 왜 노동자는 거리로 내모나"

10억 임금 못 받은 울산건설기계노조 사태 논란 확산

등록 2009.11.10 14:25수정 2009.11.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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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석유화학 공단내에 있는 대기업 에스오일이 발주한 공사 하청업체가 "12억 공사를 5억에 발주받아 임금을 주지 못한다"고 해 10개월간 일한 건설기계노동자들이 10억 원의 임금을 못받고 있다는 기사(<오마이뉴스> 11월 7일자 '울산건설기계노조 "10억 임금 체불, 비자금 조성용 아닌가?"')와 관련, 이들 노동자들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곳 현장에서 일해온 50여 대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속한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는10일 오전 10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땀흘려 일하고도 돈 받을 것을 우선 걱정해야 하는 건설현장의 현실이 너무나 분노스럽다"고 분개했다.

 

이들은 "(발주처인)에스오일의 적극적인 협상의지가 없을 경우 울산시민에게 우리의 억울한 사연과 요구를 알리고, 울산지역 3천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에스오일 불매운동 전개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불매운동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기계노조는 "50여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에스오일 42인치 원유관공사현장에서 뼈빠지게 일을 했는데도 발주현장 건설사들의 터무니없는 공사비 장난으로 수억 원의 체불을 당해 거리로 내몰렸다"고 개요를 설명했다.

 

이어 "불법다단계 하도급 비리와 공사비 부풀리기 등 수많은 건설비리를 폭로하고 제도적 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이렇게 대기업 발주현장에서 또다시 집단체불이 발생했다"며 "지난 추석전부터 에스오일 본사 등에 체불문제에 대한 해결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노조는 "하도급업체는 5억원 공사에 12억이 들어가서 줄돈이 없다고만 하고 에스오일과 (원청사인) 현대기업 건설사는 '왜 7억이라는 공사적자가 나도록 가만히 두고만 보고 있었는지' 이유를 말해주지 않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7억이나 적자가 나도록 왜 하도급건설사는 현대기업과 에스오일에 공사금액을 올려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며 "현대기업 원청소장은 '앞전 소장들이 벌려 놓은 일이다'고 변명만 늘어 놓으며 납득할 만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그 일차적 원인을 발주처인 에스오일에 돌렸다. 이들은 "상식적으로 이번 문제가 부도나 일순간의 건설사 자금사정으로 인한 체불이 아님에도 에스오일에서 수수방관한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더군다나 '계약관계 상 우리와 무관하며, 건설업체의 관리부실 문제다'고 치부하는 발뺌에 치가 떨린다"고 했다.

 

이어 "건설산업기본법에는 하도급사가 건설기계임대료를 제때 지급하지 않을 때는 직불의무규정을 두고 있어 철저히 관리감독할 수 있다는 요구를 했음에도 에스오일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동안 파악한 의혹을 제기했다. 즉 "이번 사태 원인은 에스오일의 무자비한 공사비 감액에 따른 건설사의 출혈경쟁과 그에 다른 저가입찰, 원청사 낙찰을 놓고 에스오일내 간부들간의 알력싸움에 따른 적자폭 확대 등의 말이 나온다"며 "이유가 어찌됐든 에스오일이 이번 체불문제의 도의적 책임은 절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에스오일에 대해 "수십여 억원을 들여 유명연예인을 동원한 광고로 대기업의 이미지홍보에 열을 올리기 전에,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맞게 길거리로 내몰린 위기의 체불노동자 문제를 직접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울산건설기계노조 장현수 사무국장은 "기자회견 이후 에스오일의 적극적인 협상의지가 없으면 실상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울산에 있는 굴삭기, 덤프트럭 등 3천여 명의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에스오일 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한 후 전국 기계노동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1.10 14:25ⓒ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건설기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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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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