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여기저기 방패막을 찾아다닐까

전화 한 통으로 자신이 진행하던 강좌에서 쫓겨난 후배

등록 2009.11.10 20:12수정 2009.11.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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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모 구청에서 공예관련 체험강좌를 진행하는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신이 해오던 강좌를 다른 사람이 맡게 되었으니 그만 두어달라는 전화를 받았단다. 수강생들로부터 어떤 문제제기를 받은 것도 아니다. 단지, 다른 사람으로 강사를 바꾼다는 것이 이유다. 그런데 그 후배가 더 놀란 것은 그 강사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이전에 자신과 같은 곳에서 배운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분과 새로 오는 강사는 속해 있는 협회하고 연관이 되어 있었다.

 

전화 한 통으로 그동안 진행했던 강의장에서 쫓겨나고 다른 사람, 그것도 잘 아는 사람이 들어와서 진행하니 속이 편할 수가 없다. 그는 이런게 '빽'이구나 하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빽' 없는 자신을 탓했다.

 

크든 작든 한 번쯤 이런 비슷한 일을 경험한 바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미리 미리 이런 꼴을 당하기 전에 '방패막'을 찾아 열심히들 몰려 다닌다. 손 써 줄 수 있는 사람이나, 그런 사람을 알고 있는 사람을 찾는다. 그 쪽에 아는 사람이 없는지 알아봐달라는 전화를 가끔 받기도 한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업무제휴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업제안을 넣은 뒤 기다리지 못하고, 결정은 누가 하며, 실무자의 그 '위'가 누구인지 알려 애쓴다.

 

이런 사람들 심리와 그 갈망을 해결하려 인맥관련 인터넷 서비스들이 온라인을 통해 확대되고, 연결을 지어주고 있다.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간 교류나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의 친목도모가 목적이기는 하지만 어떤 인맥 서비스의 경우, 공개된 프로필을 누가 확인했는지 보기 위해서는 유료회원으로 가입을 하라고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인터넷 서비스나 일정 기간 진행하는 강의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대에게 불편한 관계를 갖게 만들기도 한다.

 

회사의 교육지원으로 리더십 관련 강의에 나갈 기회가 있었다. 10주차 이상의 강의였는데 이 모임에는 회사 대표분들이나 자신이 직접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참여했다. 강의 수강 후에는 친목 모임을 따로 갖기도 했다. 연령대가 비슷한 분들끼리는 또 모이기도 하고, 직접 업무를 교류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았다.

 

그런데 올 초, 이 분들 가운데 한 분이 다른 몇 분에게 자신이 하는 일에 금전적인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이 분이 그 이전에도 자기 일에 참여하도록, 혹은 상대방 회사를 방문하겠다고 하신 적이 있기도 한데 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서로 서먹한 사이가 됐다. 이 일과 관련된 분들은 이후 모임에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1:1의 교류가 아닌, 모임이나 회를 통한 경우에는 자신의 '지나친 행동'의 그 피해가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그리고 전체 모임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지금 당장의 이익을 바라보고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득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돌아보고, 인간적 교류와 신뢰를 쌓는데 더 노력할 때 진정한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런 일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볼 줄 아는 마음의 눈과 자신의 뜻과 다른  것에 대하여 적절하게 거절 할 줄 아는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2009.11.10 20:12ⓒ 2009 OhmyNews
#인맥 #제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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