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새해에는 이렇게 바꾸어 볼까요

[우리 말에 마음쓰기 826] 누리집 꾸미기 길잡이 (1) 오마이뉴스 1

등록 2009.12.28 19:39수정 2009.12.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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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 꾸미기 길잡이'란?
인터넷으로 찾아 읽는 신문인 오마이뉴스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종이신문과 마찬가지로 사람들한테 여러 가지 이야기를 '글'로 알리고 나눕니다. 누리신문이요 누리집인 오마이뉴스에는 게시판이 하나하나 이루어져 있고, 게시판 이름부터 기사 이름과 기사 줄거리까지 모두 '글'입니다. 이러한 글을 어떻게 갈무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들한테 '좋은 글을 좋은 생각'이 되도록 퍼뜨릴 수 있고, 줄거리는 좋다고 할 글이지만, '그리 좋다 할 수 없는 글'로 퍼뜨릴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여러 '공공' 기관이나 매체 누리집에서는 어떠한 '글'로 게시판을 짜고 게시판 이름을 붙이고 있는가를 살피면서, 우리 스스로 좀더 싱그럽고 알차게 우리 말글을 가다듬을 수 있음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오마이뉴스부터 하나씩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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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름판 ⓒ 오마이뉴스

1. Ohmynews
: 적어도 한글로 '오마이뉴스'라고 적을 수 없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니, 알파벳으로도 적고 한글로도 적을 수 없었을까 헤아려 봅니다. 한글을 위에 적든 아래에 적든, 회사이름이든 신문이름이든 책이름이든 기관이름이든, 우리는 옳고 바르게 적어야 하지 않을까 되뇌어 봅니다.

정부에서 마련한 국어기본법을 따르더라도 알파벳으로 기관이름이나 학교이름이나 신문이름을 앞세워 크게 적는 일은 우리 터전에서 바르지 않습니다. 이름을 영어로 지었더라도 '한글로 함께 적어 주는' 일은 우리가 이 땅에서 우리 이웃을 아끼고 사랑하는 삶을 꾸린다고 할 때에는 밑바탕에서 지켜 줄 매무새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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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이름 ⓒ 오마이뉴스

2. 오마이광장, 오마이플라자
게시판을 살펴보면 한쪽에는 '오마이광장'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오마이플라자'가 있습니다. 게시판 성격이 달라 다른 이름을 붙였다고는 하지만, 곰곰이 살펴보면, '광장'을 영어로 적어서 '플라자'입니다. 더욱이 'Ohmyschool'은 아예 알파벳으로만 적어 놓습니다. 그러나 '오마이광장'과 '오마이플라자'는 한글로 적어 놓습니다.

알파벳으로 적는 일이 올바르고 올바르지 않고를 떠나, 신문 매체 스스로 게시판에 붙이는 이름을 한결같은 흐름으로 맞춰 놓아야 하지 않느냐 싶습니다. 다만, 한결같은 흐름으로 맞출 때에는 알파벳으로 적을 때보다 한글로 적을 때가 낫겠지요. 그리고, 같은 뜻으로 '광장'과 '플라자'를 나누어 놓기보다는, 한쪽은 '오마이광장'이라 했다면, 다른 한쪽은 '오마이마당'이라 하거나 '오마이쉼터'라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마이광장'은 '오마이알림터'로 게시판 이름을 붙일 때가 한결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마이플라자'는 '오마이광고마당'이나 '오마이너른마당'으로 이름을 붙여 볼 수 있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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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꼴 빛깔 입히는 무늬판. ⓒ 오마이뉴스

3. 글꼴 빛깔 입히기
오마이뉴스에서 기사쓰기를 하면서 글꼴을 두껍게 하거나 다른 빛깔을 입힐 때에는, 알파벳 'B'를 누르거나 '검정-레드-네이비-골드'를 누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글쓰기를 할 때에 사람들이 많이 쓰는 아래한글 풀그림을 살펴보면 한글로 '가'로 굵기나 밑줄이나 기울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글꼴 빛깔 입히기는 '김정-빨강-파랑-노랑'으로 되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굳이 '레드-네이비-골드' 같은 영어를 써야 할 까닭은 따로 없다고 느낍니다. 더구나, '블루'도 아닌 '네이비'라는 낱말까지 써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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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컷뉴스'란 무엇일까요? ⓒ 오마이뉴스

4. 언컷뉴스
두 단으로 나뉘어 있는 첫 화면 셋째 자리 아래쪽을 보면, 'Ohmyschool' 밑에 '언컷뉴스'가 있습니다. 이 칸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저로서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아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얼 말하는가 궁금해서 이곳으로 들어가 보면 '보도자료'라고만 이름이 붙어 있고, 맨밑에는 "오마이뉴스의 보도자료는 뉴스와이어에서 제공합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컷뉴스 = 보도자료'인 셈입니다.


그러면, 오마이뉴스에서는 굳이 '언컷뉴스' 같은 말을 쓸 까닭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컷뉴스'를 눌러서 들어가 보면 오로지 '보도자료'라고만 되어 있는데, 첫 화면에 보여지는 이름으로 '언컷뉴스'를 달아 놓는다면 스스로 앞뒤가 어긋나는 노릇이 아닐까요. 또한, '언컷뉴스'라는 이름보다는 '보도자료'라는 이름을 붙일 때에 더 잘 알아볼 수 있다고 느낍니다. 오마이뉴스에서 굳이 '언컷뉴스'라는 이름을 남달리 쓰고 싶다면, '언컷뉴스'를 누른 다음에도 화면에 '언컷뉴스'라는 말만 떠야 앞뒤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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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컷뉴스'를 누르고 들어오면, 이렇게 '보도자료'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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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첫 화면에는 'Re:댓글뉴스'로 되어 있는데, 기사읽기를 해 보면, 왼쪽에는 'Re:'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5. Re:댓글뉴스
"댓글도 뉴스다"라는 이름으로 '댓글뉴스'를 마련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입니다. 누리신문에 오르내리는 글에 사람들이 달아 놓는 글 몇 줄이 새롭고 놀라운 힘을 내기도 함을 읽어내면서 뿌리내리고 있는 꼭지인데, 댓글뉴스 자리를 알리는 칸을 보면, 첫 화면 오른쪽에서는 'Re:댓글뉴스'로 적어 놓고, 왼쪽에 자리를 마련한 기사목록에서는 'Re:'라고만 적어 놓습니다. 글자수 때문에 이렇게 했을까요? 아무래도 글자수가 문제가 된다고 할 텐데, 글자수를 맞추려 한다면, 기사목록에서는 'Re:댓글'이라고 적어 놓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아예 '댓글뉴스'처럼 한글로만 기사목록에 붙일 수 있어요. 또는, '댓글뉴스:Re'처럼 한글과 알파벳 자리를 바꾸어 보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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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와 'new' ⓒ 오마이뉴스

6. '알립니다'와 'NEW'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내 방>으로 들어가 보면, 한쪽에 '알립니다' 자리가 있어, 오마이광장과 기자광장에 올라온 새 글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른 누리집을 살피면 이러한 자리를 놓고 흔히 '공지사항'이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오마이뉴스에서는 '알립니다'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이 대목이 참 반갑고 좋습니다. 그런데, '알립니다' 자리 밑에 그려 넣은 무늬에는 알파벳으로 'NEW'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곳이 "알리는 최신 게시물"을 올리는 자리라 한다면 "최신 게시물"이라는 말뜻 그대로 '새글'이라고 적어 놓으면 더 좋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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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라는 말을 쓴다 하더라도 '리트윗'이라는 말까지 써야 할까 싶습니다. ⓒ 오마이뉴스

7. 리트윗
얼마 앞서부터 '트위터'를 마련해 놓은 오마이뉴스입니다. 누리신문에서 새롭게 펼치고 나누는 이야기가 모이는 자리가 될 텐데, 이와 같은 자리에 붙이는 새로운 이름이 오로지 알파벳으로 지은 영어뿐이라 아쉽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새 매체나 새 자리에 우리 말글로 싱그럽고 좋은 이름을 붙일 수는 없을까요. 온 나라가 '세계화'라는 이름을 앞세워 온통 영어로 생각을 주고받는 물결이요, 이 물결을 벗어나기 힘들다면 어쩌는 수 없는지 모릅니다.

'트위터'라는 이름은 '블로그'나 '인터넷'이라는 말처럼 고쳐쓰기 어렵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뜻있는 사람들과 정부기관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누리집'으로 고쳐쓰자고 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누리사랑방'으로, '까페/클럽'은 '누리모임'으로 고쳐쓰자는 새 생각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새말짓기 흐름을 살핀다면, '인터넷신문'은 '누리신문'이라는 새 이름을 얻을 수 있겠지요. '트위터'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누구보다 오마이뉴스에서 먼저 좋은 새말을 빚어내어 세상에 널리 알리거나 퍼뜨릴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는 그만한 힘이 있으니까요. 다만, 오늘 이 자리에서는 하는 수 없이 '트위터'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다면 이 낱말은 그대로 쓰되, '리트윗'이라는 말까지는 안 쓸 수 있도록 좀더 헤아려야 하지 않느냐 싶습니다. 적어도 "다시 트윗한 기사"로는 적어 줄 수 있으니까요.

(다음에 이어서 다른 게시판, 알림글 이야기를 더 펼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누리집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cafe.naver.com/hbooks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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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 #오마이뉴스 #우리말 #한글 #국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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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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