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21일 열린 '제1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현재 정부도 나서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적극적으로 선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가도 지방자치단체도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고 덕목으로 삼고 있다. 당장 올해 1월에 열린 정부의 제1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도 2010년 25만 명의 고용창출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서울시도 올해 예산의 60%를 상반기에 집중하여 집행하면 물경 21만6570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뒤질세라 지난해 말 화성에 유치한 바이오밸리로 6500명, 그리고 연초 역시 화성에 테마파크를 조성하여 총 10만 명의 고용창출을 이루어낸다고 야단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의 일자리 문제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현재와 같은 산업유치와 재정조기집행 등의 노력으로 풀릴 수 있는 문제인가? 실제적으로 오늘날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이미 노동절약적인 특징으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당장 10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지난 10년간 고용창출 능력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30년 전과 비교하면 사분의 일에 그친다. 엄청난 부가가치 상의 증대가 있었지만 단위당 고용능력은 떨어지는, 말 그대로의 '고용없는 성장'이란 특성이 고착화된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단위 생산량당 고용자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들므로 생산량 자체가 현저히 늘어나 총고용량이 높아지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민간 부문에서 자생적으로 확보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경기에 따라 매우 불안정한 여지를 노출시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공공부문의 일자리창출 여력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이 설득력을 가진 지 오래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행정인력의 전체 고용인구 상의 비중이 낮고, 나아가 보건, 복지 등 공적 서비스 성격이 강한 분야의 고용력도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공공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정책대안의 유효한 카드인 셈이다.
'복지와 고용의 선순환' 노력하면 가능하다 '지역사회 안에 고용과 복지, 학습을 연계시켜주는 공공인력이 배치되어 활동하고, 초중고교에 절대 부족한 교사가 늘어나며, 학교 안에도 사회복지사, 상담전문가, 심리치료사들이 배치되어 학생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체계가 갖추어진다. 지역방문간호사가 가가호호 방문하여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주기적으로 체크해주며,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볼 여건이 되지 못할 경우 그 가정에 가정복지사가 파견되어 아이의 양육과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해 준다. 또한 노인과 장애인의 수발을 위해서 요양서비스 및 수발서비스가 제공된다.'이런 모습들은 우리 사회를 사람이 살만한 사회로 만드는 효과를 분출하는 동시에 고용의 기회를 공공부문에서 안정적으로 제공해주는 '고용의 안전판' 역할을 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복지선진국가에서 엿볼 수 있는 '복지와 고용의 선순환'의 일환이다.
이제 우리는 지방자치단체의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후보들은 자신이 지역사회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최적임자라고 자처할 것이고 현란한 수치를 경쟁적으로 내세우며 그럴듯하게 포장된 전략들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사회 안에서 공공서비스의 확대를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지역사회 내의 고용기회를 늘려나가는 일에 얼마나 치밀한 아이디어와 실행의지가 있느냐가 판단의 관건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실행의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보다도 구체적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를 과감하게 창출하는 것이다.
즉, 일하는 빈곤층을 포함하여 지역주민 전체에게 도움이 되는 공공서비스직종을 적극 개발하여 실현하는 것이다. 지자체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이른바 공립 보육시설을 대폭 확충하여 전문적인 보육교사를 배치하고 육아의 부담에서 일하는 빈곤층부터 전면적으로 해방시켜 주는 일은 대표적인 예이다. 일하는 가정이나 부모의 지병 또는 가출 등으로 가족생활이 영위되기 어려울 때 가정복지사가 파견되어 가정생활이 영위되도록 돕는 일은 일과 가정이 양립되도록 지역주민을 돕는 전형적인 일이다.
모든 학교에 사회복지사 배치 어떨까 성남시에서처럼 관내 모든 학교에 사회복지사 등을 배치하여 학교 내 선생님들의 학생지도를 돕고 학생들이 처한 학교부적응이나 소외, 빈곤 등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일도 지역사회의 교육분야에서 지자체가 당연히 관심을 갖고 추진할 일이다. 현재 전국 시나 구에 한 개정도만 설치된 노인종합사회복지관이나 장애인종합사회복지관을 대폭 확대하는 일도 필요하다. 노인이나 장애인 인구 3~6만 명 당 1개의 복지관을 둔다는 것은 지극히 형식적이며 혜택의 불평등을 조장한다.
따라서 인구 1만 명 이하로 촘촘하게 복지관들을 배치시켜야 한다. 특히 농어촌의 경우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회복지시설로 인해 복지혜택에서 또 한번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농촌지역의 특성에 맞게 작은 분관의 형태로 지역복지센터를 읍단위에 두고 이동형 복지서비스를 주는 일에도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이런 일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에 걸맞는 행정적, 재정적 수단들을 투입하는 일이야말로 고급스런 시청이나 군청 건물을 짓는 일에 비해 진정 주민을 위해 긴요한 일이지 않겠는가?
이런 기준을 갖고 따져보면, 실효성없는 공공근로사업을 마치 지역주민을 위한 고용정책인양 답습하는 이들보다는 보건과 복지, 교육 등의 전문가와 준전문가를 십분 활용하여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역사회 내에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주는 그 선순환의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있는 이가 누구인지가 판별될 것이다.
더 나아가면, 이러한 사회적 일자리의 창출이 구두선이나 헛공약이 되지 않기 위해서 사회적 기업과 같은 새로운 민간과 공공의 결합양식에 눈뜨고 지역사회 내에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자세도 필요하다. 단순히 정부가 할 일을 사회적 기업이란 적당한 명분을 이용하여 민간에게 넘기며 뒷짐지고 있는 지금의 잘못된 정책관행을 인식하고 이를 바로잡을 의지의 소유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환경 죽이는 사업 대신 사람 살리는 사업에 투자하자

▲녹색 뉴딜이 아니라 녹슨 삽질에 불과한 4대강사업 4대강사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거의 없는 녹슨 삽질에 불과합니다. 전세계 1위의 고급 인력인 한국의 청년 실업자들의 전공을 살릴 수 잇는 미래지향적이고,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 때입니다.
최병성
이렇듯 지역사회 내에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를 위한 지방정부의 재정확보가 관건이다. 물론 현재 이명박정부가 부자감세를 통해 2012년까지 무려 30조 원에 달하는 지방정부 수입 감소를 초래한 마당에 이들 새로운 사업을 위한 재원부족을 호소할 수 있다. 이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지방의 복지재정이 늘어나 더 이상의 재정여력이 없다고 고개를 저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4대강 사업처럼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과 환경을 죽이는 사업에 투자하는 사업에 대해선 이런 볼멘 소리를 내지 않고 있음은 아이러니다. 비록 대다수가 한나라당 소속의 지자체장이라고는 하지만 지방재정 수입을 격감시킨 부자감세에 대해 지역주민을 위해 "아니오"라고 강력하게 저항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는 것도 아이러니이다.
기실 좀 더 자세히 보면 지방재정구조는 아직도 선진적인 구조가 아니다. 여전히 각종 토목사업 및 개발사업으로 채워지는 경제개발사업 비중이 30%를 넘고 있다. 복지부문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지방재정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교육이나 보건 등을 합치면 40%선에 다다른다지만 여전히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는 채 오로지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하나로 대규모의 개발사업이 막무가내로 자행되고 있는 각종 경제개발비를 줄이고 지역주민에게 복지친화적이고 고용친화적인 사업을 전개하도록 용도전환을 선언함으로써 지방재정지출의 혁신적 사고를 관철시키는 것이 필요하고도 가능한 일이다. 결국 지방정부 역할에 대한 철학과 관점의 문제라는 이야기다.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근간으로 하여 지역사회를 거대한 일자리공동체의 클러스터로 만들어낼 수 있는 비젼과 능력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가 가려내야하는 가장 결정적인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태수는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이자,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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