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이다! 한판 놀자!

묘도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한마당행사

등록 2010.03.01 17:08수정 2010.03.0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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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수시 묘도 창촌마을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한마당 모습

여수시 묘도 창촌마을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한마당 모습 ⓒ 오문수

여수시 묘도 창촌마을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한마당 모습 ⓒ 오문수

 

정월 대보름을 맞이해 사단법인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주최하고 묘도청년회가 주관한 달집태우기 한마당행사(2.28)가 묘도 창촌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주민 300여명과 여수시 관계자 다수가 참가했다.

 

묘도는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동에 있는 면적 9.47㎢에 13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조그만 섬이다. 묘도는 생긴 모습이 고양이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섬에는 임진왜란이 한창인 선조 31년(1598) 충무공과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이 순천 신성포 왜교성에 진을 친 소서행장의 퇴로를 막기 위해 쌓았다는 묘도산성과 진도독이 머물렀다는 도독마을이 있다. 행사가 열린 창촌은 묘도 입구로 옛날 창고가 있어 마을 이름을 창촌이라고 불렀다.

 

a   달집태우기 행사에 앞선 농악놀이 한마당

달집태우기 행사에 앞선 농악놀이 한마당 ⓒ 오문수

달집태우기 행사에 앞선 농악놀이 한마당 ⓒ 오문수
a  연날리기

연날리기 ⓒ 오문수

연날리기 ⓒ 오문수
a  마을 어른들의 윷놀이

마을 어른들의 윷놀이 ⓒ 오문수

마을 어른들의 윷놀이 ⓒ 오문수

농업과 수산업이 주였던 조그만 섬인 묘도 초등학교는 한창때 학년별로 2학급을 편성했으나 중학교는 폐교되고 15명의 초등학생만 남아 분교가 됐다. 해마다 정월대보름행사를 진행해왔던 여수지역사회연구소 관계자는 묘도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의미 있는 세시풍속 행사를 많은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장소에서 진행해왔으나 장소선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접근성은 비교적 낮지만 여수국가산단 일대의 아름다운 야경과 꾸준하게 지역 자체적으로 정월대보름 행사를 진행해왔던 묘도를 선정했습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창촌 달집태우기에는 풍물패 대동한마당, 연날리기, 달집태우기와 쥐불놀이가 있었다. 달집태우기는 우리 고유의 풍속으로 달집을 태우면서 한 해의 모든 액운을 태우고, 달에게 절을 하며 풍년과 마을의 번영 등의 소원을 비는 행사다.

 

동장인 이정희씨는 "매년 하는 행사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여수엑스포 성공기원 달집태우기 행사입니다. 오늘이 여수엑스포 D-800일 되는 날입니다"라고 말했다. 통장인 김종연씨도 "액운을 떨치고 소원성취 하시기를 바랍니다"며 행사의 의의를 말했다.

 

묘도는 여수엑스포가 열리는 2012년이면 더 이상 섬이 아니다. 현재 여수산단에서 묘도를 거쳐 광양제철인근도로로 이어지는 이순신대교 공사(1945m)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든 동네노인들한테 물었다.

 

"다리를 연결해서 좋으시겠어요? 땅값도 많이 올라갔겠네요?"

"좋기는 개뿔. 대로변은 다 올랐지. 허지만 돈 되는 땅 2/3는 외지인들이 사부렀고 그들이 투기한 땅은 또 팔고 또 팔고해서 계속 올라가요. 그 사람들만 좋은 일 났지."

 

a  묘도로 가는 도선배. 바로 옆에는 묘도를 거쳐 광양으로 이어지는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묘도로 가는 도선배. 바로 옆에는 묘도를 거쳐 광양으로 이어지는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 오문수

묘도로 가는 도선배. 바로 옆에는 묘도를 거쳐 광양으로 이어지는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 오문수
a  2012년에 완공될 이순신대교. 바다가 끝나는 지점에 소서행장이 진을 치고 있었던 왜교성이 있다. 오른쪽 약간 보이는 섬이 묘도로 이순신장군과 명나라 진린이 소서행장의 퇴로를 막고 싸웠던 전쟁터이다.

2012년에 완공될 이순신대교. 바다가 끝나는 지점에 소서행장이 진을 치고 있었던 왜교성이 있다. 오른쪽 약간 보이는 섬이 묘도로 이순신장군과 명나라 진린이 소서행장의 퇴로를 막고 싸웠던 전쟁터이다. ⓒ 오문수

2012년에 완공될 이순신대교. 바다가 끝나는 지점에 소서행장이 진을 치고 있었던 왜교성이 있다. 오른쪽 약간 보이는 섬이 묘도로 이순신장군과 명나라 진린이 소서행장의 퇴로를 막고 싸웠던 전쟁터이다. ⓒ 오문수

a  윷놀이와 민속놀이에 참가한 주민들의 막걸리 안주로 쓸 먹거리 준비에 바쁘다

윷놀이와 민속놀이에 참가한 주민들의 막걸리 안주로 쓸 먹거리 준비에 바쁘다 ⓒ 오문수

윷놀이와 민속놀이에 참가한 주민들의 막걸리 안주로 쓸 먹거리 준비에 바쁘다 ⓒ 오문수

a  땅에서는 달집태우기. 하늘에서는 불꽃놀이가 한창이다

땅에서는 달집태우기. 하늘에서는 불꽃놀이가 한창이다 ⓒ 오문수

땅에서는 달집태우기. 하늘에서는 불꽃놀이가 한창이다 ⓒ 오문수

박수소리와 함께 시작한 달집태우기에 세워놓은 대나무가 뻥뻥 터지며 요란한 소리를 낸다. 조금 후 대기하고 있던 불꽃놀이의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뒤덮고 건너편에 반짝반짝 빛나는 여수공단의 야경에 술에 취한 한 노인이 춤을 추며 "묘도가 살기 좋은 곳이여, 묘도로 살러와요"하며 혀꼬부라진 소리를 한다.

 

그 노인의 소리가 소원인지 빈정거림인지가 아리송하다.

덧붙이는 글 희망제작소와 여수신문에도 송고합니다
#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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