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관계, 따뜻한 차와 여유로운 시간 그리고 대화

[서평] <천개의 공감>으로 우리 마음 치료하기

등록 2010.03.22 17:17수정 2010.03.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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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아침 출근길과 등교 길, 그리고 대중교통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 회사/학교에서 만나는 동료 및 친구들, 번화가 중심지를 걸을 때 지나치는 많은 사람들, 취미 활동 동아리 사람들, 가족, 연인 등 셀 수 없이 많은 사람과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바깥에서 보면 서로 많은 사람들 사이에 놓여 있어 우리는 외로운 감정을 느낄 이유가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중교통에서 만나는 사람, 길거리에서 지나치는 사람들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다. 회사/학교에서 만나는 동료들 또한 바쁜 일상 때문에 업무와 학업과 관련된 얘기만 나누고 있다. 심지어 가족과 연인 또한 의무와 필요에 따라 관계를 맺고 있는 아주 쿨(cool)한 관계이다. 정작 고민과 일상에 대해 얘기를 진득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우리들의 관계 속에 흔치않다.

 

<천개의 공감>으로 우리 마음 치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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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공감-김형경>[한겨레 출판사] ⓒ 한겨레 출판사

<천개의 공감-김형경>[한겨레 출판사] ⓒ 한겨레 출판사

 

소설가이자 심리 치유 에세이 작가인 김형경씨는 <천개의 공감>을 통해 현대인들이 느끼는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얘기 하고 있다.

 

책은 자기 알기, 가족 관계, 성과 사랑, 관계 맺기 등 총 네 가지 주제로 상담자들의 질문을 통해 작가가 상담하는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처음 책을 볼 때는 4가지 주제 모두 독립적이고 별개의 문제를 가지고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모든 파트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자신을 잘 알지 못 할 수록 본인의 자아와 타인과의 관계 맺음이 서툴어진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 친구, 가족과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타인에게 돌리는 사람은, 자신의 문제나 분노에 대해서는 어떤 성찰도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방치 된 자신의 문제와 분노는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 있어 매번 방해가 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자신을 알지 못하면 타인과의 관계 맺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갈등이 생길 때 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대처법은 대부분 즉각적인 화를 내거나 회피하는 것이다. 또한 공적인 관계 속에 갈등이 생겨났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얘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이 공동체에 이로울 것이라는 자신만의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공적 관계의 문제는 풀지 않고 해결 안 된 공적 관계의 문제를 사적 관계로 회피 하려고 하는 태도도 문제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의 갈등에 대해 정면 승부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회사에서 상사와의 문제가 생기면 상사와 풀지 못하고 애인에게 화를 내는 경우나, 학교 친구들과의 갈등이 생기면 갈등을 푸는 대신 그들과 절교를 선언하는 경우, 연애를 통해 그 연인을 지배하려는 것 등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사례들이다.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고 나를 알기 위해 노력하기

 

작가는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해 우울해 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해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우리 자신밖에 없습니다."

 

이 말 한 마디만 들으면 '나 보고 어쩌라는 거야'라는 반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친절하게 자신을 바꾸기 위한 방법을 제시 한다.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우울함, 분노, 혼란 등의 감정들을 스스로 느껴야 한다'는 것. 일단 감정이 밀려 올때마다 그 감정을 억지로 승화 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느낀 후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된 나의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저자는 '우울함, 분노, 혼란스러운 나 자신의 자아를 진정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긍정적이고 웃고 있는 모습 뿐 만 아니라 부정적이고 화를 내고 있는 모습 또한 나의 자아로 인정하고 스스로 두 가지 모습 모두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끊임없이 행하다 보면 진정 나 자신의 자아와 마주 앉아 스스로의 우울함, 분노, 혼란스러움 감정의 정화를 느낄 수 있을 것 이다.

 

공적 관계 속 타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솔직함이 필요하다.

 

"타인의 싫은 점은 자신의 내면입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우리의 스승이고 자산입니다."

 

앞서 얘기 한 대로 공적인 관계 속에 타인과 갈등이 생겼을 경우 대게 우리는 회피를 한다. 저자는 이것은 '자기 자신의 내면을 정면으로 보지 못하는 것' 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타인과의 대화 속에 가식과 거짓말이 넘처 흐르면서 서로의 관계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유아기적 문제 등의 이론적 설명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만, 결국 그 모든 것들은 서로간의 소통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대방에게 자기 자신의 얘기를 정확히 하지 못해 오해가 생기고, 그것이 쌓여 가식적인 모습만 서로 보이다 보니 그 오해를 해소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말대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나의 자산이고 스승인데 왜 그렇게 우리는 그들과 매번 싸우기만 하는 걸까? 결국 필요한 것은 따뜻한 차 한잔과 서로가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가짐 그리고 서로의 얘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는 열려 있는 마음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3.22 17:17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천 개의 공감 - 김형경 심리 치유 에세이

김형경 지음,
한겨레출판, 2006


#천개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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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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