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서울시 교육위원·서울교대 교수).
권우성
- 정부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의 하나로 자율형사립고의 확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형사립고의 확대는 교육 격차와 차별을 확대하고 계급 재생산 구조를 강화하기 때문에 반대한다.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공교육 강화의 핵심은 교사들이다. 교사들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충분히 보장하여 학교가 교육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 두발자유와 체벌 금지 등이 담긴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고 있다. 학생인권 향상을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찬성하고 높이 평가하나 제정이 목적이 아니라 실제 운영이 중요하다. 학생인권의 문제는 인성교육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당선된다면 서울교육청에서도 필수적인 내용으로 제정할 생각이다. 학생들의 인격적·주체적 판단능력을 존중하고 자치적으로 판단·결정하는 방향으로 가면 될 것이다."
- 정부는 경쟁과 수월성을 이야기하면서 일제고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제고사에 대한 견해와 학력 신장 방안을 밝혀 달라. "학력신장의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점수만이 아니라 인성도 학력에 포함된다. 학력의 개념을 협소한 지적 능력만이 아닌 전인적인 소양, 민주시민으로의 태도나 품성, 적성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학력으로 확장하여 학교성적만이 아닌 다양한 가치와 품성, 태도를 기르게 하겠다.
특히, 초등학교의 일제평가를 없애고 학교별 평가로 대체하겠다. 학생 각자가 지닌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공립형 대안학교를 세우겠다. 현재 학교시설이 남아도는 곳이 많으니, 공립형 대안학교를 세워서 운영하는데 예산도 그리 많이 들지 않을 것이다. 서울의 각 지역에 인문학적 소양을 위주로 교육하는 학교, 예체능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 탐구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 등을 설립하려고 한다."
설립취지대로 운영 안 되는 외고·국제고, 폐지
- 왜 서울교육감 출마를 결심하게 됐나?"1차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이명박 정부의 교육을 바꿔야 하는데, 이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 나서서 실천적으로 해야 하는데 내가 적임자다. 교육을 잘 알고 그러면서 교육 관료처럼 매몰돼 있지 않은 내가 적합하다."
박명기(1958년) |
대구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사범대 및 동대학원 졸업 미국 노스캐롤리나 주립대학교 대학원 졸업(교육학박사) 서울 금옥여중·목일중 교사 제3대 서울시 교육위원(부의장) 제4대 서울시 교육위원 제4대 전국교육위원협의회 교육자치특별위원회 위원장 제5대 전국교육위원협의회 교육재정특별위원회 위원장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이사 위례시민연대공동대표 서울교대 교수(현) 제5대 서울시 교육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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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앞세우는 정책은 무엇인가.
"서울시교육청 부패 구조를 완전히 끊으려고 한다. 일부 교장들은 나를 두려워 하고 있다. 내가 교육감 되면 확 물갈이 할 거라고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정말 물갈이 할 생각이다. 물론 무작정 사람 바꾸기 식으로는 안 한다. 서울 교육의 부패 구조를 없앨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명박식 경쟁교육' 기조를 바꾸겠다. 외고, 자립형사립고, 국제고 등 수월성 중심의 학교들을 엄밀히 조사해 설립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폐지할 것은 폐지하겠다."
- 사학 비리를 고발한 교사가 파면됐다. 내부고발 활성화와 내부고발자(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 방안이 있는가? "우리 교육청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감사시스템이 전혀 역할을 못한다. 감사관실에 있는 사무관이 전혀 엉뚱한 일을 해서 얼마 전 중징계 받지 않았나? 감사담당관이 다른 부서로 순환하는 구조에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감사의 엄정함이 있을 수 없다. 조금 있다 자리 옮기면 자신도 감사 받을 텐데 누가 제대로 감사하겠나. 감사관실이 엄정하게 감사하는 곳이 아니라 사학과 유착하는 부서였다. 감사관은 외부 공모를 하고, 추천과 희망 받아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승진까지도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
추대위 특정 후보 추대, 공정성 문제 있다- 학교 폭력의 원인과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학교 폭력이나 따돌림(왕따)의 바탕은 학력중심의 지나친 경쟁교육에 있다고 본다. 공정택 전 교육감이나 이명박 정부가 무차별적 경쟁을 통한 수월성 교육을 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인성이나 폭력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한 것이다. 일부 소수 승리자와 절대 다수 패배자를 양산하는 구조는 안 된다. 잘못된 교육철학과 정책이 지금까지 지속돼 왔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더욱 강화되면서 드러난 것이다. 해결책도 교육의 기본 철학과 방법을 바꾸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소질을 계발하고 가능성을 찾는 학교로 바뀌어야 한다."
- 교육위원으로 3기에 걸쳐 12년을 일했다. 성과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성과는 여러 가지라 다 말하기 그런데…. 1차적으로 교육행정과 학교현장의 민주화와 합리화 도모하는 데 기여했다. 학교 비리, 사립학교 비리의 구조적 문제 지적했다. 상문고, 인권학원 등의 문제 해결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학교시설물안전에관한조례'를 만들어 통과시켰다. 학생과 담임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학급운영비 제도를 1999년에 제안하고 2000년부터 서울은 제도화됐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걸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