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상승, 기후 탓만?

4대강 사업과 농산물 가격 상승

등록 2010.04.10 15:17수정 2010.04.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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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지난 4월 9일 "金배추 한 포기 5천원 육박"기사를 내보내며 채소류 생산자물가 지수가 한 달 전보다 15.1% 올랐다고 보도했다.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기후 악화를 지목했다.

<연합뉴스>는 같은 기사에서 3월까지 계속된 한파 탓에 농산물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산지 가격이 많이 올랐다 했고 <한국경제>는 3월 22일 기사에서 배추 생산량이 지난겨울 폭설과 한파로 인해 지난해보다 9% 줄었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3월 30일 기사에서 "일조량 부족도 이쯤 되면 천재지변"이라는 기사에서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가의 피해와 이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물가 상승을 연결시켰다.   

물론 모든 채소류 작물의 성장에는 일조량이 중요하다. 올해 봄 햇빛은 실제로 부족했다. 하지만 배추, 상추와 같은 엽채류는 토마토, 수박, 참외와 같은 과채류보다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은 모든 채소류 가격 상승의 원인을 기후 탓으로만 돌리고 있었다. 어딘가 석연치 않다.

4대강 유역에 속하지 않은 농가에서는 작년 말, 일조량이 부족하기 전부터, 배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4대강 때문에 많은 농지가 묶여 봄철 배추 생산량이 부족할 거라는 소문이었다. 전북 완주 지역에서 발 빠른 도매장사들은 올해 1월, 600만원에 1200평 봄배추를 밭떼기로 선계약 하였다. 평년의 배추 가격이 좋다고 할 때보다 높은 가격이었다. 최근까지 도매장사들은 700만원, 800만원 그 이상을 부르며 팔지 않은 배추밭을 찾았다.

농산물 가격 상승에는 4대강 사업도 영향을 미쳤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농지는 줄어들었다. 현재 4대강 사업지로 지정된 곳은 경작이 금지된 상태이다. 한겨레 3월 18일 기사에 따르면 4대강 사업에 따라 여의도의 21배인 6197만㎡의 농지가 줄어들었다. 4대강 유역은 토질이 좋아 시설채소 재배가 많이 이루어지던 곳이다. <한국농어민신문> 2009년 12월 17일 기사에서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시설채소 면적은 20%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농산물 가격 상승은 일조량이 부족하기도 전에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은 이미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농지가 묶여 실제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중간 유통상인들의 기대 심리로 인해 한 번 더 올랐다. 그리고 여기에 기후까지 한 몫을 더해 결국 최종 소비자 물가가 큰폭으로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대다수 신문은 이 사실을 외면한 채 기후 탓만 했다.

물론 이외에 여러가지 원인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내린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농지가 줄었다는 절대적인 사실을, 외면한 채 농산물 가격 상승을 말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는 환경이나 몇몇 농가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겪게 될 것이다. 연쇄적인 반응으로 시장 및 여러 경로를 통해 모두에게 미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피해는 채소류 가격 상승을 기후 탓으로만 돌리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묻히기 쉽다.
#채소가격상승 #농산물가격상승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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