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거부 정서로 힘들었다"

[인터뷰] 한나라당 이창희 진주시장 당선인... "대기업 유치 위해 총력"

등록 2010.06.14 13:01수정 2010.06.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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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장 선거에 당선한 한나라당 이창희(58) 당선인은 "한나라당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 내지 거부 정서가 어느 정도 있었고, 그것으로 인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한나라당 후보 공천과정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먼저 강갑중 전 경남도의원을 후보로 공천했다가 교체했다. 강 전 도의원은 상복을 입고 3보1배를 벌이며 '항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창희 진주시장 당선인. ⓒ 윤성효


또 그는 정영석 현 시장과 겨루었다. 정 시장은 '공무원의 선거 개입' 사건이 터지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후보 등록 직전 번복하고 출마했다.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정 시장이 출마하면서 진주시장 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었다.

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이창희 후보가 34.43%를 얻어 민주노동당 하정후 후보(17.41%)와 무소속 김권수(8.12%) 정영석(30.98%) 김재천(9.04%)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산청 출신인 이창희 당선인은 국회 행정자치위, 건설교통위, 농림해양수산위 전문위원을 거쳐 경남발전연구원장과 경남도 정무부지사, (재)21세기이순신연구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지난 12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공천 및 선거과정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진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만들기를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진주 광미사거리 유세 때 '현대 관련 기업을 진주에 유치하겠다'고 발언했는데, 이에 대해 이창희 당선인은 "유세 당시 많은 사람들이 들었다. 어떤 경우든지 간에 새로운 기업을 만들거나 공장을 이전할 때 진주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한 말로 해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정몽준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그 발언은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의 이전(일괄)을 놓고 전북 전주와 겨루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한나라당 전북지사 후보였던 정운천 전 장관이 토지주택공사 본사를 전주로 이전하기로 이명박 대통령과 교감을 가졌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이창희 당선인은 반박했다.

정운천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그는 "개인 생각이다. 대통령과 교감을 했다는데 불확실한 것"이라며 "교감을 했다는 주장은 일방적인 해석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창희 진주시장 당선인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한나라당 이창희 진주시장 당선인. ⓒ 윤성효


- 소감은?
"힘들게 당선되기는 했지만 기쁘기는 하다. 지지했던 분들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진주 경제 살리기가 최우선이다. 다른 것보다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경남지역 어느 선거보다 진주시장 선거가 한나라당 후보 공천 과정부터 치열했던 것 같은데?
"경쟁했던 분들도 만나서 소회를 털어놓고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할 것이다. 우선 선거 끝난 뒤 모든 후보와 전화 통화는 다 했다. 그분들이 했던 공약 중에서 좋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이 있으면 충분히 검토해서 이행하도록 하겠다. 가령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 등이다."

-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반대 정서도 있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한나라당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 내지 거부 정서가 어느 정도 있었다고 본다. 그것으로 인해 힘들었다. 그러나 선거운동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한나라당 거부에 대해 직접 거론하는 사람은 없었다. 일반적인 분위기가 그랬던 것 같다.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에 뛰어든 지난 3월초만 해도 그런 정서가 별로 없었지만 선거 종반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은 유세 과정 때 표정 등에서 느낄 수 있었다. 또 공천 논란 등에 대한 언론보도가 계속 있고 해서 그랬던 것 같다."

- 당선 요인은?
"한나라당 거부 정서가 어느 정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해준 것은 진주경제 살리기 때문이라 본다. 후보의 경력을 보고 경제를 살릴 수 있겠다고 유권자들이 판단했다고 본다.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온 궤적이 다른 후보보다 경제 살리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고 보았던 것 같다."

- 대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데, 실현 가능성은?
"이미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선거 뒤 엊그제 서울 가서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나고 왔다. 대기업 유치가 시장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 해외기업 유치도 마찬가지다. 진주시청에 경제팀을 새로 꾸릴 것이다. 필요하면 외부 인사도 영입할 것이다. 대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진주 출신의 두 국회의원과 지역 출신으로 경제계에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정보를 받고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진주 혁신도시 건설 현장. ⓒ 윤성효


- 대기업 유치를 위해 이미 접촉하고 있다면 공개할 수 있나?
"아직 구체적으로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중이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경제 살리기부터 바로 시작해야 한다. 경제를 살려야 일자리 창출도 된다. 대기업 유치를 위한 접촉은 한번으로 안 된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그쪽도 타당성 검토를 해봐야 한다."

- 정몽준 전 대표가 '현대' 관련 기업을 진주에 가져 오겠다고 했다는데 사실인지?
"진주 광미사거리에서 유세하면서 그런 발언을 했다. 제가 건의하기도 했다. 정몽준 전 대표가 대표로 있어야 하는데 바뀌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유세 당시 많은 사람들이 들었다. 어떤 경우든지 간에 새로운 기업을 만들거나 공장을 이전할 때 진주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 정몽준 전 대표의 그같은 발언은 표를 의식하고 했던 게 아닌지?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한 말로 해석하고 싶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의 혁신도시 이전을 놓고 진주와 전북 전주가 경쟁하고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는지?
"반드시 진주로 일괄이전 해야 한다. 후반기 국회 상임위 구성을 보니, 최구식 의원(진주갑)은 국토해양위의 한나라당 간사가 되었고, 기업들의 발전 지원을 담당하는 지식경제위에 김재경 의원(진주을)이 배정되었다. 두 의원과 힘을 합쳐 꼭 관철되도록 하겠다."

- 한나라당 전북지사 후보였전 정운천 전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를 전주로 이전하기로 이명박 대통령과 교감을 가졌다고 주장했는데.
"개인 생각이다. 대통령과 교감을 했다는데 불확실한 것이다. 그 사람이 대통령과 무슨 교감을 했는지 모르겠다. 애매모호하다. 교감을 했다는 주장은 일방적인 해석이다. 말이 안 된다. 지난 전북지사 선거 때 상대 후보도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 이명박 정부 들어 진주혁신도시 건설이 지지부진하다.
"진주뿐만 아니라 전국 혁신도시가 다 그렇다. 혁신도시 자체가 지지부진하다. 이 기회에 한마디 하고 싶다. 혁신도시에 대해 진주사람들에게 너무 환상을 심어 놓았다. 혁신도시가 되면 진주가 재벌이라도 되는양 선전해 놓았다. '억수로 잘될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놓았는데, 그런 환상을 깨야 한다. 진주혁신도시에 오는 12개 공공기관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관련되는 기업이 와야 한다. 공공기관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것은 아니다. 관련기업이 오느냐의 문제다. 아무 기업도 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진주혁신도시 건설 현장. ⓒ 윤성효


- 혁신도시의 빠른 건설을 위해 정부에 촉구할 것인지?
"정부에 촉구를 반드시 할 것이다. 중앙정부에도 요구도 해야 하지만 관련기업을 유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 문제에 대해 시민들의 반발이 심한데 어떻게 보는지?
"물은 공공재로 갈라 먹는 게 맞지만, 지금 이야기하는 식으로 남강댐의 담수량을 늘려서 부산에 공급하는 것은 안 된다. 담수량을 늘리면 위험하다. 생존의 문제다. 부산권의 물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진주시민들의 책임이 아니다. 진주사람들이 부산의 식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정부가 알아서 해야 한다."

-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당선인은 한나라당과 정서가 다른데, 어떻게 보는지?
"김 당선인은 남해군수와 행정자치부 장관을 해본 분이기에 국가를 위한다는 데는 생각이 같을 것이다. 진주 발전에 대해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진주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을 위해 적극 도와 줄 것이라 본다. 구체적인 업무에 있어서도 앞으로 파악해 봐야 하겠지만, 현재로는 마찰을 빚는 게 많지 않을 것이라 본다."

- 진주시장직 인수위원회 구성은?
"인수위라고 하니 거창하다. 인수위는 대통령이나 하는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무슨 인수위냐. 우리는 인수위라 하지 않고 '취임 준비위'로 구성할 것이다. 진주시정에 대해 보고 받는 수준으로 할 계획이다. '취임준비위원장'은 김장하 남성문화재단 이사장의 추천을 받아 김수업 경상대 명예교수한테 부탁했다."

- 앞으로 진주시 발전의 그림을 그린다면?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게 경제 살리기다. 대기업을 유치하고, 국가산업단지를 만들고, 재개발단지에 아파트를 짓는 데 집중할 것이다. 진주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를 늘리도록 하겠다. 진주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 진주는 서울보다도 넓은 땅을 갖고 있는데, 진주는 34만명이고 서울은 1000만명이다. 진주는 전체적으로 정비가 잘돼 있고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인 건 맞지만, 잘살기 위해서는 문화만 해서는 안 된다. 산업-문화도시가 되어야 한다."

- 지난해 진주를 산청-사천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어떤 생각인지?
"서부경남 7개 시군이 통폐합되는 게 좋은데, 그것이 힘들다면 우선 산청-사천과 통합부터 해야 한다. 생활권이 같다. 시너지 효과도 크다. 산청은 지리산, 사천은 남해안을 갖고 있다. 3개 시군이 통합하면 산, 강, 바다를 동시에 갖게 된다. 만약에 지난해 자율통합을 했다면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의 일괄 이전도 가능했다고 본다. 사천시와 통합이나 연담개발 이야기도 있는데,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고, 앞으로 잘 설득해 나가겠다."

- 진주는 역대 선거에서 보면 산청을 비롯한 특정 지역 출신들이 결집하는 양상이 나타났고, 이번에도 그랬다고 보인다. 선거에서 지연과 혈연을 없애야 한다고 보는데?
"어느 곳이든 선거에서는 지연, 혈연, 학연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어느 선거나 다 그런 면이 있다. 앞으로 시정을 펼치는 데 있어 '지연' 등을 떨쳐버릴 것이다. 진주시 전체가 화합하고, 발전을 도모하는 방안으로 할 것이다. 진주 전체가 발전해야 한다."
#한나라당 #진주시장 선거 #이창희 당선인 #진주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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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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