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섬 하의도에 청년들이 북적, 무슨 일?

오는 21~22일 '2010 청년 김대중 캠프' 열려

등록 2010.08.10 16:44수정 2010.08.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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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3월 26일 창립대회와 함께 출범한 (사)행동하는 양심은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평화의 섬 하의도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혜와 열정을 모으고자 '2010 청년 김대중 캠프'를 개설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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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2010 청년 김대중 캠프’가 열리는 하의도 초등학교 전경. 김대중 대통령이 다녔던 모교입니다. ⓒ 조종안


한종만 사무처장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젊은이들이 한데 모여 '하의도 섬소년 김대중의 꿈'을 이야기하고, 그의 생애와 정신을 배우고 토론하며 우의를 다지고자 봄부터 계획해왔다"고 전했습니다.


한 처장은 행사 명칭을 '젊은 그대, 평화를 이야기하자!'로 정했다며, 김대중 정신을 따르고자 하는 청년세대 200여 명이 하의도를 방문하여 김 전 대통령 생가와 모교를 견학하고, 밤에는 주민과의 어울림 마당도 1, 2, 3부로 나뉘어 열리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식사도 하의도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로 하의도 부녀회가 준비하기로 했다네요. 한 처장은 면사무소와 하의도 초등학교, 주민의 지원이 없었으면 2010 청년 김대중 캠프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하의도 주민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미리 둘러보는 하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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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태생지임을 알리는 돌비석. 음각으로 새겨진 예서체 글씨가 정적을 모두 용서한 후광 김대중의 넓은 가슴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 조종안



유인도 9개, 무인도 49개로 이루어진 하의도는 논, 밭, 임야, 염전, 등으로 구분됩니다. 인구는 2045명(남 1044명, 여1001명)이고, 1067가구 중 937가구는 농업, 108가구는 어업에 종사하고 있어 아늑한 농촌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지난 6월 '2010 청년 김대중 캠프' 사전답사팀을 따라 하의도에 다녀왔는데요. 21일 열리는 캠프에 참가하시는 분은 물론, 하의도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당시 촬영해놓은 사진과 책자를 통해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경상도 대구 사람들이 돈을 거두어 복원한 김대중 대통령 생가와 소년 김대중이 한학을 배우러 다녔던 '덕봉강당', '하의초등학교' 등은 여러 차례 보도되었기에 생략하고, '하의도 상엿소리'와 '하의 3도 농민운동', '소금 전시관', 3km의 해안도로가 개설되면서 알려진 '큰 바위 얼굴'에 얽힌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 '하의도 생애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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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도 돌비석 옆에 세워진 하의도 상엿소리 노래비. 작품의 큰 형태는 기도하는 손과 섬을 나타내고 있고, 하반부 3개의 기둥은 하늘, 땅, 사람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 조종안


하의도 선착장에 내리면 깔끔하게 단장된 농협건물 앞에 서 있는 '하의도 생애소리'(상엿소리) 노래비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신안군의 해양 민속문화를 후세에 길이 전승하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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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도 주민들이 망자를 태운 상여가 장지로 향하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섬 하의도 책자에서) ⓒ 조종안


하의도 상엿소리는 섬 지방 특유의 민속문화인 만가(輓歌)의 일종이며, 상례 의식에서 상여를 운반할 때 부르는 노래입니다. 망자의 명복을 빌면서 산 사람에게는 액이 들지 말고, 복만 들기를 기원하는데요. 이별의 슬픔과 영원한 삶에 대한 소망도 담겨 있지요.

지역에 따라 '상두가', '상부소리'라고도 하는데, 하의도 주민들은 '생애소리'로 불렀다고 합니다. 고향동네 어른들을 따라 '생이 나가는 소리'라며 친구들과 상여 행렬을 쫓아다녔던 코흘리개 시절이 떠올라 잠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상여는 여럿이 호흡과 발을 잘 맞춰야 하므로 일종의 '노동요'이기도 한데요. 하의도 상엿소리에는 망자가 집을 떠날 때, 가파른 산길을 오르고 내릴 때, 개천이나 다리를 건널 때, 장지에 도착할 때 등 상황에 따라 다르게 불렸던 섬마을 주민들의 독특한 가락과 사설이 묻어납니다. 

# '하의 3도 농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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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 3도 농민운동 기념관 개관식 테이프 커팅 장면(2009년 4월23일), 빼앗긴 ‘농토’를 되찾기 위해 3백년이 넘는 세월을 투쟁해온 하의 3도민의 항쟁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기념관입니다. ⓒ 조종안



섬 전체가 논밭으로 가득 차 있어 섬처럼 느껴지지 않는 섬 하의도, 상태도와 하태도를 합해 '하의 3도'라 부르는데요. 불과 40여 년 전까지도 수백 년 동안 얽히고설킨 토지문제로 말미암아 결코 평화롭지 못했습니다.

예로부터 농사를 주업으로 살아왔던 하의도민에게 토지는 삶의 원천이었고, 자부심이었고, 생명이었는데요. 피와 눈물로 얼룩진 통한의 역사를 불굴의 의지로 극복한 하의 3도 농지탈환운동의 역사는 조선 시대로 올라갑니다. 

하의도 토지의 불운은 조선 선조 때 개간된 땅 20여 걸을 선조의 딸 정명공주(풍산홍씨가에 혼인)에게 하사하며 시작됩니다. 훗날 홍씨가는 토지를 장악하고 도세(賭稅)를 거두어가면서, 결국에는 홍씨가의 소유가 됩니다. 

대한제국 시절 하의도민들은 대표를 뽑아 1909년 경성지방법원에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을 제기, 3년 동안의 재판 끝에 승소하였습니다. 그러나 브로커들의 손을 거쳐 일본인에게 매각됩니다. 하지만, 하의도민들은 도세 납부를 거부하였고, 각종 소송과 농민조합 통을 통해 저항하였습니다. 

해방 후에도 새로운 갈등을 겪는데요. 미 군정과 하의도민들이 충돌한, 한국 농민운동사상 최대 비극 중 하나인 '하의도 7·7농민항쟁사건입니다. 1956년에야 비로소 이루어지기 시작한 농지상환조치와 농지소유권 이전등기 과정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통한의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 '소금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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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체험장. 김대중 대통령 생가 앞에 있으며, 안으로 들어가면 수려한 해양경관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평화의 섬 하의도 책자에서) ⓒ 조종안


신안군은 우리나라 제일의 소금 생산지이자 청정 소금의 고장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염물 정화와 미네랄 공급원 역할을 하는 청정갯벌 면적이 전국의 14%를 점유하고 있으며, 오염되지 않은 바닷물, 간만의 차이가 큰 지리적 특성 및 건기, 우기가 뚜렷한 기상여건은 천일염 생산에 천혜의 조건이라고 합니다. 

박상명 하의면 부면장은 소금전시관(수용인원 25~35명)에 대해 "해방이 되던 1945년을 전후로 천일염 생산방식이 도입되면서 그 명맥이 사라진, 신안지역의 전통 소금 생산방식인 화염(火鹽)을 복원, 재현하여 산교육장으로 제공하기 위해 건립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염은 바닷물을 끓여 얻어진 소금을 말합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바닷물을 농축시켜 농도를 높인 후 가마에서 끓여 소금의 결정체를 만듭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해안에서는 기원전 500여 년 전부터 인공적으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얻었으며, 중국은 기원전 100여 년 전부터 바닷물을 도기나 철판에 담아 소금을 생산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일찍부터 화염제법으로 소금을 얻었는데, 봄, 가을철 비가 잘 내리지 않는 시기를 택해서 염막(벗터)을 설치하고 큰 가마에 농축된 바닷물을 넣고 끓여서 소금을 만들었습니다. 천일염 제법이 소개된 1907년 이후에도 전통적인 소금 법이 유지되었으나 해방 이후 화염제조 방식은 사라지게 되지요. 

# '큰 바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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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도 방문객은 누구나 들른다는 ‘큰 바위 얼굴’. 왼쪽은 2009년 4월23일. 오른쪽은 2010년 6월25일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마 부분이 확연히 다르더군요. ⓒ 조종안



하의도 해안도로는 뛰어난 경관과 천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데요. 하의도 해안선을 따라가다 어은 2구 앞에서 신도 쪽을 바라보면 인접한 무인도에 우뚝 솟은 코, 움푹 팬 눈, 머리카락이 달린 이마 등이 갖춰진 틀림없는 얼굴형상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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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위 얼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하는 김대중 대통령 내외(2009년 4월23일). 비가 내려서 그런지 김 전 대통령 몸이 무겁게 보였습니다. ⓒ 조종안


사람의 옆얼굴처럼 생긴 바위(대섬)는 '큰 바위 얼굴'로 불렸고, 하의도 주민들은 '때가 되면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의 상징으로 여겨왔다고 하는데요. 김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고향을 방문했던 2009년 4월 23일 이후에 눈썹 부위가 떨어져 나갔다고 합니다.   

2010 청년 김대중 캠프


◆ 일시 : 2010. 8. 21(토) ~ 22(일). (1박 2일)
◆ 장소 :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도 일대
◆ 참가비 : 일반 : 15만원, 대학생 및 청소년 : 10만원, 지역참가자 : 10만원
※ 참가비 납부 : 신한은행 110-304-187390 한종만
※ 문의 : 행동하는 양심 사무처 070-8230-3367
※ 참가신청 접수 : 팩스 02-733-0615, 메일 info@theDemocracy.kr
작년 4월과 지난 6월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보면 윤곽이 달라져 있음을 금방 확인할 수 있는데요. 하의면 박상명 부면장은 "수백 년 동안 떨어지지 않았던 큰바위 얼굴이 갑작스럽게 변하니까 주민들도 심상치 않은 일이 있을 것임을 짐작하고 있었다"며 1년 전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자 하의도 주민들이 비통함에 빠졌던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와 한겨레필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와 한겨레필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행동하는 양심 #2010 청년 김대중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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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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