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우울해 같이 여행가자."
이 한마디로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음... 요즘 체험여행이 유명하던데... 어디 갈까? 혹시 모르니 가까운 경남으로 가자."
체험여행을 할 수 있으며 가까운 곳. 대화를 나누다가 김해 한옥체험관에서 숙박을 하며 한옥에서 하루를 보내면서 1박2일의 김해여행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내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그녀의 목소리가 멀어져간 후 머릿속으로 한 줄기의 빛이 지나갔습니다.
그녀는 항상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소홀해지면 나에게 전화를 합니다. 그리곤 말하죠.
"보고 싶다고... 나 좀 위로해주라고..."
하지만 마지막 말은 항상 이렇게 끝납니다.
"너 같은 친구가 있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이라고..."
과연 그녀는 내가 여행가자고 한다면 같이 떠날까요?
한옥체험관으로 가는 길에 교양도 쌓을 겸 클레이아크 미술관에 들려 미술전시회를 감상합니다.
"아... 여기 참 예쁘다."
"이 미술관이 클레이아크 미술관인데, 여기서 클레이아크란 이름이 흙과 건축의 상호 관계적 협력을 의미하는 합성어래."
"정말? 그럼 이 타일 같은 것도 다 흙으로 만들어진 거야?"
"그건 잘 모르겠는데, 하지만 분명한 것 전시회도 흙과 건축에 관계된 것을 많이 해. 이번에 열리는 2010년 특별전시회 건축도자, 경계에서도 그럴걸."
"우와~공부 좀 했는데..."
클레이아크 미술관을 둘러본 후 한옥체험관의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아직 시간이 좀 있는데 김수로 왕릉 한번 가보자. 안내책자에서 보니깐 근처에 김수로 왕릉이 있던데 맞지?"
"응. 맞아. 5분 정도 거리 내에 있어. 그럼 한번 가볼까? 나도 말만 들었지 가보지 못했거든..."
잘 정돈되고 깨끗한 왕릉. 김수로 왕릉의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료개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너무 없고 한적했죠.
"그 사람....... 그 사람도 여기 와봤을까? 명색에 자기의 시조할아버지인데...아마 와봤겠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는 나쁜 남자입니다. 자신의 여자를 저토록 외롭게 만드는 그는 나쁜 남자입니다.'
슬퍼하는 그녀를 달래며 한옥체험관에 들어갔습니다. 한식당 감지방에 들어가서 반수라 코스를 주문해 밥을 먹은 후 주말상설체험 프로그램 중 무엇을 할까 정하고 있었죠. 이것저것 해보자며 말하다 어느새 새곤 새곤 잠든 그녀... 이불을 덮어준 채 방을 나왔습니다.
마루에 물끄러미 앉아서 보는 한옥체험관은 고요했습니다. 한옥이라는 이름에 더 차분함과 고요한 마음을 느끼며 조용히 사색에 잠기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녀와 또 힘들 때면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한참이나 뜸들이다 내게 모든 걸 쏟아내죠.
그러다가 못나게 또 애써 그녀의 변명을 하면서...."
벨이 울리고 그녀는 언제 잠이 들었냐는 듯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사람인가 봅니다. 30분이 흘렀을까요? 그녀가 나와서 저에게 이야기 합니다.
"미안해...그가 지금 보고 싶데, 나중에 연락할게. 정말 미안.."
단 이 한마디를 남긴 채 그녀는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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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있다 나도 차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가슴 속에서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차를 몰았습니다. 어느덧 차는 봉하마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제 가슴은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곳이라면 가슴으로 눈물을 삼키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것을...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동창원 ic를 타고 1박 2일로 떠나는 김해여행 코스를 배경으로 만든 스토리텔링입니다. 픽션임을 감안해 주세요. 제 블로그와 국제신문에도 기재된 내용입니다.
2010.09.26 17:36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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