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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 가파도 들녘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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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 돌담 가파도 돌담 ⓒ 김강임
'낮은 섬' 가파도(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의 가을은 돌담 위에 피어 있는 몇 포기 강아지풀이 전부다. 울긋불긋 물들이는 설악산 가을에 비하면 아주 심심하지만, 돌무더기에 뿌리 내린 강아지풀은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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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 들녘 가파도 고구마밭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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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 들녘 가파도 들녘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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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 들녘 수평선 가파도 들녘 수평선 ⓒ 김강임
안식의 섬 가파도는 초록 물감을 엎질러 놓은 콩밭과 고구마밭이 전부다. 오르막길도 없고 내리막길도 없는 척박한 땅에 알곡이 익어가는 가녀린 넝쿨. 대도시의 네온사인보다 더 밝은 초록 들녘은 가파도만의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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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지 가파도 묘지 ⓒ 김강임
휴식의 섬 가파도는 산담도 없는 작은 묘지 위에 핀 보라색 야생화가 전부다. 빨간 장미보다, 하얀 백합보다 더 향기있는 야생화는 묘지 주인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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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 콩 가파도 콩 ⓒ 김강임
산책의 섬 가파도는 엉키고 성키며 피어나는 작두콩 꽃이 전부다. 돌담을 기어올라 하늘을 치솟는 가파도의 작두콩 꽃은 나그네의 마음을 몽땅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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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 소라 소라껍질 ⓒ 김강임
심심한 섬 가파도는 길거리에 버려는 소라껍질이 전부다. 그 소라껍질이 바다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심심한 길거리를 장식한 소라껍질이야말로 명동거리에 걸려 있는 진주 목걸이보다, 노란 황금목걸이보다도 더 아름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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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가 가파도폐가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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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 길 가파도 길 ⓒ 김강임
가파도에 가면 상동 마을에 쓰러져 가는 폐가에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 그 폐가에서 마라도를 벗 삼아 한라산을 바라보며 심심한 길을 걸으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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