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공원 일대 지도. 12월 30일 저녁에 이 부근을 걸었다.
유혜준
경춘선 복선 전철이 개통하기 며칠 전, 마지막으로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열차를 타고 춘천에 갔다. 열차가 운행을 하든 전철이 운행을 하든, 춘천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느낌은 충분히 달라진다. 그래서 경춘선 열차가 사라지기 전에 열차를 타보고 싶었던 것이다.
경춘선 전철이 개통된다는 말에 아는 이가 말했다. 이제, 술은 다 마셨군. 열차 안에서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같이 여행 가는 일행과 술을 마시면서 여행의 흥을 돋울 수 있지만 전철 안에서 술을 마셨다가는 승객들의 따가운 눈초리 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거였다.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할 수도 있단다. 오호, 그거 설득력 있는 견해로군, 했다.
경춘선 열차를 마지막으로 탄 날, 춘천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인 닭갈비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