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을 하는 이순원씨.
유혜준
길은 이따금 바다를 멀리 하고 싶다는 듯이 바다에서 멀어지다가 다시 바다 가까이로 이어진다. 한 시간 남짓 걸어서 '아미고 카페'에 도착했다.
이 카페, 쥔장이 바우길 카페 회원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정기 걷기모임에 참석하느라 문을 열지 않는단다. 이날 쥔장이 특별히 바우길 걷기에 나선 회원들에게 허브차를 대접했다.
쥔장 사과꽃님은 바우길을 걷다가 언제든지 들르면 허브차를 대접하겠단다. 물론 공짜로. '주문진 가는 길'을 걷는다면 굳이 '아미코 카페'에 들러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추운 겨울이라면 매서운 바닷바람에 언 몸을 녹이러 이 카페 들르는 것도 좋겠다. 푸근하고 넉넉한 표정의 카페 쥔장이 반갑게 맞이해줄 테니까.
이날, 이곳에서 소설가 이순원씨의 즉석 글 낭독회가 열렸다. 이순원씨는 지금까지 산문집을 한 권도 출간하지 않았는데 바우길 덕분에 조만간 산문집을 출간한 예정이라고 한다. 바우길을 만들면서 그가 겪거나 느꼈던 다양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이순원씨는 그 책의 서문에 들어갈 내용의 일부를 함께 걸은 사람들을 위해 낭독했다.
눈 덮인 소나무 숲길을 지나 길은 다시 바다로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곳이 '카페 보헤미안'. 이 곳 엄청나게 유명한 커피 명인이 운영하는 곳이란다. 돌아오는 길에 들러 커피를 마실까, 했지만 결국 들르지 못하고 돌아왔다.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나는 그냥 돌아왔지만 이 길을 걷는 분들은 꼭 들러서 쥔장이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맛보시라. 한 번 맛 본 사람들은 그 맛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주문진 가는 길은 여유 부리며 유유자적 걸어야 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