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원전 작업 거절하면 입장 곤란해질 것"

<마이니치신문>, 후쿠시마 원전 복구 작업 참여하는 하청업체 30대 직원 인터뷰

등록 2011.03.21 18:35수정 2011.03.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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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14일 촬영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위성사진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14일 촬영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위성사진 ⓒ ISIS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14일 촬영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위성사진 ⓒ ISIS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복구 작업에는 운영사인 도쿄전력 직원뿐만 아니라, 원자로 제조업체 등 하청업체 직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현재 도쿄전력과 자회사인 도쿄공업 외에도 원자로 제조업체인 도시바, 히타치 등 관련된 회사 직원들이 후쿠시마 원전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전원 복구 작업 중 송전에 4사, 변전에 5사, 배전에 3사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

 

<마이니치신문>은 21일 "일부 해외 언론에서는 이들을 '후쿠시마 50'이라 부르며 영웅시하는 보도를 하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수많은 인원이 교대로 작업하고 있다"며, 복구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라는 하청업체의 30대 직원을 인터뷰한 기사를 내보냈다.

 

인터뷰에서 이 남성은 "도쿄전력에서 1차, 2차로 나눠 (하청)업체에 작업 인원을 요청했다, 나도 준비가 되는 대로 현장으로 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전 작업 인원들은 방사선에 계속 노출돼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엄격한 관리 하에 교대로 작업하고 있다, 영웅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며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복구 작업을 앞둔 심정은 어떨까? 이 남성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연히 불안하다. 몹시 높은 (수치의) 방사선 속에서 작업하고 있고, 현장에서 어떻게 될 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또다시 폭발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방사선량이 증가할 수도 있다. (복구 작업 참여를) 거절할 수도 있었다. 가족들도 거절하기를 원했다.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고 다들 그러했으리라 본다."

 

그러면 왜 거절하지 않고 원전 복구 현장으로 가기로 한 것일까? 인터뷰에서 이 남성은 "원전에서 일했던 직업인으로서 자존심보다도 상황이 안정된 후의 일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은데 복구 작업을 거절하면 입장이 곤란해질 것이기 때문에, 회사 지시에 따라 복구 작업을 하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밝혔다는 것.

 

<마이니치신문>은 지진 발생 직후엔 약 800명이었다가 15일 4호기 폭발 후 50명까지 줄었던 작업 인원이 그 후 300~500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 가장 시급한 작업은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전원 복구 작업인데,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 작업을 실제로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사람은 약 70명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피폭을 우려해 20명 정도가 교대로 작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명은 손전등 하나이고, 방호복과 마스크, 고무장갑에 몸을 맡기고 작업한다. 시간과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는 도쿄전력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원자로 건물 내부의 조명이 모두 꺼진 상태라고 도쿄전력을 인용해 보도했다. 19일 오후 2시 3443마이크로시버트이던 3호기 주변의 방사선량은 방수 작업 후인 20일 오전 3시 40분에 2758마이크로시버트로 낮아지긴 했지만, 이 역시 여전히 높은 수치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작업 인원 중 20일 오전 5시까지 제한치인 100밀리시버트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은 7명이며, 이 때문에 도쿄전력에서 교대 요원을 계속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작업 인원들의 생명줄에 해당하는 것이 원자력발전소 부지 중앙에 있는 '면진중요동'이라고 보도했다. 진도 7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된 면진중요동은 작년 7월에 완공됐으며, 내부에는 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긴급대책실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마이니치신문>은 작업 인원들이 방호복을 입고 현장에 가서 작업을 하며, 작업을 마치고 면진중요동으로 돌아올 때는 방호복을 전부 벗어 폐기한다며 방호복이 대량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2011.03.21 18:35ⓒ 2011 OhmyNews
#일본대지진 #원자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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