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MB정부 고위 관계자 '고기'로 관리

정선태 "고기 받은 사실 없어"... 우제창 “청와대,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에 설 선물”

등록 2011.07.18 17:56수정 2011.07.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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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산저축은행 내부자료. 2010년 고기 발송 명단.

부산저축은행 내부자료. 2010년 고기 발송 명단. ⓒ 우제창 의원실


부산저축은행이 이명박 정부 고위 관계자를 '명절 선물'로 관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18일 "부산저축은행 내부자료에 따르면 2010년 2월 2일자로 표기된 '고기발송 명단'에 부산저축은행 정·관계 로비 창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 로비스트 윤여성씨와 정선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법·제도단장 (현 법제처장),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조은옥 (주) 햄튼 대표이사 등이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우 의원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의 주요 인물 관리는 2011년 설까지 이뤄졌다. 우 의원이 공개한 자료 상단에는 '발송: 부산저축은행 부회장 김양'이라 적혀 있고, 그 아래에는 정선태·조은옥 등 선물을 전달받을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주소가 적혀있다. 또한 로비스트 이철수 역시 2011년 1월에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이는 부산저축은행이 명절용 떡값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고위 공직자들에게 총 3억 원을 돌린 사실과 맞물려 부산저축은행의 전방위적 '로비'의 한 수단으로 '명절 선물'이 이용됐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주목할 점은 발송 명단에 포함된 정선태 법제처장이다. 정 처장은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윤여성씨로부터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의혹이 불거진 당시 정 처장은 "한 기관의 장을 맡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하게 처신한 사실, 부끄러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정 처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고기를 받은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어 부산저축은행 내부자료에 적힌 정 처장의 주소를 확인하자 "주소는 맞지만, 그런 (고기 등을 받은) 사실은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편, 우 의원은 지난 해 청와대가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에게 멸치, 쌀 등의 설 선물을 보낸 사실도 공개했다. 우 의원은 "청와대에서 선물을 보냈다는 것은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특정 청와대 관계자와의 특수한 관계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관리(로비)받아 온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저축은행 #정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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