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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겉그림 〈바이러스 대청소〉 ⓒ 비전코리아

▲ 책겉그림 〈바이러스 대청소〉 ⓒ 비전코리아

예전까지만 해도 항생제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겼다. 하지만 2002년 프랑스 의료보험 당국은 항생제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항생제는 모든 감염을 치료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남용할 경우 악성 내성으로 발전할 수 있고, 무분별하게 복용하면 인체에 유용한 박테리아를 죽여 장 내 세균의 균형까지 깨트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항생제 남용은 슈퍼박테리아를 양산할 수 있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5천명 이상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됐다고 한다. 모두가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만큼 항생제는 박테리아성 감염에만 효과가 있을 뿐, 감기나 계절성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은 치료도 못하고, 예방도 못 하는 것이다.

프레데릭 살드만·플아수아 브리케르의 <바이러스 대청소>는 진화하는 바이러스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른바 사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에서부터 신종인플루엔자, 조류독감 등 유행성 전염병이라 불리는 질병들과 바퀴벌레와 진드기를 통해서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 아울러 끝날 줄 모르고 지금까지도 유행하고 있고 그 처방전도 따로 개발되지 않고 있는 에이즈 감염에 대한 소개와 그 예방법들을 알려준다.

"조류에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주로 가금류에 많은 해를 입힌다.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 약병원성 비병원성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고병원성은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리스트 A등급으로, 한국에서는 제 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감염은 조류의 분비물을 직접 접촉할 때 주로 일어나며 비말·물, 사람의 발, 사료차, 기구, 장비, 알 겉면에 묻은 분변 등에 의해서도 전파된다."(53쪽)

이상과 같은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은 어떻게 예방할까? 무엇보다 기본 원칙을 지키도록 종용한다. 이른바 집에 들어가면서 손을 씻는 게 최우선책으로 할 일이고, 집안 공기는 수시로 환기시켜야 하고, 외출할 때에는 필히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동물로부터도 철저히 차단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알려준다. 물론 악수하면서 인사하던 습관도 그때만큼은 허리를 굽히는 것으로 대신할 것을 주문한다.

"조류독감은 소금에 매우 약한 반면 냉동 과정에서는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의하자. 육류의 경우 소금을 첨가하여 완전히 익혀 섭취해야 한다. 기존 상식과는 달리 조류독감이 유행한다고 해서 계란 섭취를 안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조류독감에 걸린 가금류는 알을 낳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가금류가 잠복기에 있을 때 알을 낳았다면 난황이나 껍질이 위험할 수 있지만 충분히 익힌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모두 제거된다. 신종인플루엔자 A의 경우 돼지독감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감염될 위험은 전혀 없다."(174쪽)

2006년에는 전 세계인들이 조류독감으로 공포에 휩싸였고, 2009년에는 돼지독감으로 홍역을 치렀다. 2010년에는 신종플루로, 그리고 2011년에는 슈퍼박테리아가 공포에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슈퍼박테리아는 바이러스와는 무관하게 면역력을 길러야 예방할 수 있는 것이요, 다른 독감과 신종플루는 모두 바이러스성 감염 경로에 따른 질병들임을 구분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바이러스 감염과 항생제 치료는 무관하기에,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은 철저히 금해야 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