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만안뉴타운 반대 김헌 위원장 1차 공판

"잘못된 정책이라더니 반대 주민 고발... 어이없어"

등록 2011.09.23 12:23수정 2011.09.2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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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헌 이사장

김헌 이사장 ⓒ 이민선

김헌 이사장 ⓒ 이민선

안양 만안 뉴타운 반대 운동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헌 (사)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모임 이사장과 주민 2명에 대한 1차 공판(사건번호 2011년 형제4468호)이 21일 오전 11시30분,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원 302호 법정에서 열렸다.

 

검찰은 "김헌 이사장 등이 지난 2010년 12월 20일 안양시의회 제2차 정례회의와 같은 해 12월 30일 안양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진행을 방해했고, 12월 31일 열린 안양시 종무식과 2011년 1월 25일 열린 주민 공청회를 방해했다"고 기소 사유를 밝혔다.

 

이어, 재판장이 김 이사장 측 전영식 변호사(법무법인 시민)에게 변론하라고 했지만 변호인은 "다음 기일에 하겠다"고 대답, 변론을 늦췄다. 다음 공판일은 10월 22일이다.

 

공판이 열린 302호 법정은 공판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참석한 주민들로 꽉 찼다. 이날 구 만안 뉴타운 지구 주민과 경기도 뉴타운 지역 주민 약 70명이 공판장을 찾았다. 김 이사장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뉴타운 개발의 부당함'과 본인과 주민들을 고발한 안양시에 대한 서운함을 담은 연설문을 법정 앞 로비에서 낭독했다. 연설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부당한 행정행위를 한 안양시에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불가항력적인 행위로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고발한 것은 안양시입니다. 안양시장은 뉴타운은 잘못된 정책이라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잘못된 정책을 반대한 주민들을 고발했고 그래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입니다. 어이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경기도를 상대로 2008년부터 만안뉴타운지구지정 취소 소송을 했습니다. 올해 뉴타운 취소와 함께 원인무효로 합의에 의해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그런데 어이없는 일이 또 발생했습니다. 안양시와 경기도가 그동안 지불한 소송비용을 물어내라고 합니다.

 

재개발 문제는 지역 정치인들이 주민의 편에 서서 옳고 그름을  논의해 주어야 합니다. 현 개발정책이 주민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지금에도 우리지역 정치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이 자리에 주민을 보호해 주어야 할 정치인은 한사람도 안 보입니다. 주민들에 관심이 없는 지역 정치인들을 다음 선거에는 꼭 집으로 보내드립시다. 여러분의 참여와 관심만이 내 생존권과 재산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김헌 이사장 등은 '만안뉴타운 반대 추진위원회'를 결성, 뉴타운 개발을 막기 위한 각종 활동을 전개했다. 지난 2010년 12월 20일, 뉴타운 추진 절차 중 하나인 시의회 의견청취가 이루어지려 하자 뉴타운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시의회 본회의장을 점거, 이를 저지했다. 이어, 2011년 1월 25일에는 뉴타운 지구지정 마지막 절차인 '주민 공청회'를 실력 저지했다.

 

그러자 안양시는 공청회가 무산된 다음날인 26일, 공무집행방해와 기물파손 혐의로 뉴타운 반대 주민들을 고발했고 경찰은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김헌 위원장은 지난 1월 26, 28일 이틀 동안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고 설 연휴가 끝난 지난 2월 7일에는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했다. 또 반추위 활동가 이아무개씨도 설 연휴 전에 소환 조사를 받았고 연휴가 끝난 7일 집을 압수수색 당했다. 그 외에도 많은 주민들이 조사를 받았다.

 

만안 뉴타운 개발은 지난 4월 6일부로 재정비 촉진 지구지정 효력이 자동상실되면서 취소됐다. 뉴타운 개발이 취소됐다.

 

안양 '만안 뉴타운 반대추진위원회(이하 반추위)'는 '(사)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주민모임(이하 마을가꾸기 모임)'으로 개명하고 지난 7월 22일 만안구청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날 김헌 위원장은 주민들 추천, 동의를 받아 '마을 가꾸기 모임' 이사장에 선출됐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뉴타운 #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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