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민주당원들이 박원순 돕겠나?"

야권 단일후보 확정되자 "민주당은 불임정당" 조롱

등록 2011.10.03 21:45수정 2011.10.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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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되면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정당 후보 대 시민 후보의 대결로 압축됐고, 이에 한나라당은 '민주당원 좌절감 극대화' 전략을 구사하고 나섰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측은 애초부터 박원순 변호사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전제하고 선거전략을 짜왔다. 나 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중요 역할을 맡고 있는 한 서울지역 국회의원은 야권 단일화 후보 확정 직전 "박영선 의원이 상승세를 타서 설마 하긴 했는데, 처음부터 박원순 변호사로 단일화 된다고 예상해왔고 그렇게 대비해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캠프 내에서도 의견들이 엇갈리긴 했지만 '박원순은 지금보다 지지율을 깎아먹을 가능성이 크지만, 박영선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며 "그런 입장에서 보면 박원순으로 야권단일화 되는 게 우리에겐 더 해 볼만 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돌풍'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온 것처럼 박원순은 당파색이 옅은 중간계층을 투표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위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박원순 변호사의 개인적 약점이 꽤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한 검증을 본격화 할 것"이라며 "한강 수중보 철거와 같은 현실성 없는 정책들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해 나가면 박 후보에 대한 중간계층의 지지 또한 공고하게 유지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경선을 통해 후보 단일화는 했지만 민주당의 조직력이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 의원은 "이번 단일화에서 '정당의 위기'를 체감한 민주당 당협위원장들과 골수 당원들이 자기 당 소속이 아닌 박 후보를 위해 헌신적으로 나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좌절감 극대화 전략? 한나라당 "민주당은 후보도 못 내는 '불임정당'"


후보 자리를 시민 후보에 뺏긴 좌절감 때문에 민주당원들이 박원순 후보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 한나라당은 이 점을 적극 부각해 민주당원들의 '박원순 돕기'에 재를 뿌리는 전략을 택했다. 이 점은 이날 야권단일화 후보 확정 직후 나온 한나라당의 공식 논평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 첫머리에서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도 못 내는 '불임정당'이란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제1야당 이면서도 서울시장 후보도 못 낼 만큼 정당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을 보면, 차라리 간판을 내리는 게 낫다"고 마구 조롱했다.

김 대변인은 또 박원순 후보를 '야권 단일화 후보'라는 명칭 대신 '무소속 박원순 후보'라고 호칭하면서 "검증이 안 된 후보가 갑자기 나타나 일시적인 거품이나 반짝 인기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당 후보'대 '시민 후보'의 대결양상을 부각시키고, 이번 단일화에 대한 민주당원들의 좌절감을 극대화 해 박 후보에 대한 민주당원들의 지지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한편 후보단일화 경선 직후 민주당은 "야권 단일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박원순 후보를 당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했고, 민주노동당은 "야권 단일화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박원순 #단일화 #한나라당 #좌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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