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이가 독사를 물끄러미 쳐바봅니다. 아마 녀석들은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겠지요. "너 뭐여?" "나 독사"
송성영
생후 6개월도 채 안 된 야옹이 녀석의 이름은 '보리'입니다. 아주 어린 새끼고양이 때는 절에서 스님들의 귀여움을 받고 자랐습니다. 조금 크자 절에서 지내기가 마땅치 않아 발포에서 김 공장을 운영하는 김유평 성님 댁에서 얼마간 지냈는데 여름 끝자락에 우리 집으로 입양 왔습니다. 공장에서 지내기가 마땅치 않았던 것입니다.
고양이는 보통 사나흘에서 일주일 정도 묶어 놓고 길을 들인 다음에 풀어 놓아야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보리는 우리 집에 오자마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바로 풀어 놓았는데 적응을 아주 잘했습니다.
녀석은 처음 만나는 새 주인의 무릎 위에 턱하니 올라앉곤 했습니다. 집안에서 자랐던 버릇을 떨쳐내지 못한 모양입니다. 사람 가리지 않고 낯선 방문객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 "야옹 야옹" 거리며 애교를 떨었습니다.
우리는 동물들을 집안에서 키워 본 적이 없습니다. 애지중지 방안에서 품고 지내는 것보다 밖에서 자유롭게 뛰어 노는 것이 동물들에게 더 좋을 것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녀석은 너른 마당, 밭고랑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개구리며 메뚜기, 땅강아지, 도마뱀, 두더지 등을 쫓아 다니며 놀았습니다. 그러다가 녀석에게는 낯설기만 한 독사를 만난 것입니다.
살모사 새끼를 본 고양이 보리,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