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길 인생 30년, 두 장인의 혼불을 읽다

[포토] 단청과 목조각의 미학전, '단각의 어울림'

등록 2011.11.06 17:21수정 2011.11.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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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제
무제이정민

"자기 직업에 대한 정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거나 그려낸 모든 것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혼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분신으로 생각했다. 즉, 이들이 창조한 것은 예술작품이 아니라 혼불 그 자체다." (인천불교총연합회장 일초스님의 축사 중에서)

지난 4일 오후 4시.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있는 한중문화원이 두 장인의 숨결로 장엄한 장관을 연출했다. '단각의 어울림'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회에서 단청의 미학과 목조각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두 장인은 무형문화재22호 목조각장 이방호씨와 무형문화재14호인 단청장 정성길씨.


이들은 평생을 오직 목조각과 단청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서 살아온 전통문화 작품의 장인 그 자체였다. 

 용안도
용안도이정민

 작품 -  석가모니불
작품 - 석가모니불이정민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 등 알록달록한 무늬의 고운 실루엣을 드러낸 단청은 관객들로 하여금 깊은 감동의 전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주로 불교미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목조각 작품들은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질만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선사했다.

전시회를 기획한 혜명단청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단각의 어울림 전시회는 우리의 과거·현재·미래가 함께하는 의미로 기획됐으며, 잊혀져가는 전통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마련됐다.

 강화 전등사 추녀 나부상
강화 전등사 추녀 나부상이정민

 작품 - 여산신
작품 - 여산신이정민

"단각의 어울림은 불교문화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단청과 조각이 어울림을 말합니다. 전통을 계승하고 현대적으로 새롭게 발전시키는 작업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정신을 집중하고 작품에 임할 수밖에 없다는 정성길 관장은 전시회의 의미를 소박하게 전해주면서 "기능적·예술적·실용적으로나 우수하고 역사적으로 오래된 단청의 아름다움이 널리 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작품 - 해상용왕
작품 - 해상용왕이정민

 무제
무제이정민

이어 지장보살·대세지보살·남순동자·해상용왕·아미타삼존불·천수관음보살 등 주로 불상 목조각 작품을 전시한 이방호 목조각장은 중요무형문화재108호인 전기만 선생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 불교계의 불상과 불화 등을 전승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불상은 조선시대에 전해 내려오는 방식을 많이 따르고 있습니다. 어딘가 모르게 순박하고 누구든 품어 안을 수 있는 친근함과 온화함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방호 목조각장)


 반가사유상
반가사유상 이정민

작품 하나도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으며 관람했던 한 시민은 두 장인이 살아온 인생역정이 작품 자체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며 "조상들의 지혜로움이 그대로 담겨있는 것이 곧 단청 이고 목조각이었다.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는 현 세대들에게 변하지 말아야 할 소중한 민족혼과 장인정신을 전해주는 것 같아 고마울 따름"이라고 소회를 전해 주었다.
#단각의 어울림 #한중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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