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네팔

거리풍경도 주민 생활도 어제와 오늘이 다른 느낌

등록 2011.12.23 08:15수정 2011.12.2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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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공산당 당사 네팔 권력의 중심인 네팔 공산당 당사다. 지금 당대표는 왕정을 물리친 주역인 전 대통령인 쁘라챤드라다. 그는 네팔 공산당의 서열 1위로 알려지고 있다. ⓒ 김형효


긴 여정의 여행은 끝났다.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많은 축복을 만난 기분이었다. 기자는 네팔에 남고 일행은 한국으로 돌아갔다. 각자가 쌓아야할 탑을 쌓듯이 하루하루가 축복이 되기를 바라본다.

기자는 이미 기사에서 알린 것처럼 지난 15일 결혼식을 마치고 네팔에 정착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수많은 난제들을 과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풀어가야 하는 일상처럼 안고 있음을 안다. 최근 들어 부처님 말씀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삶은 고행이다. 그러나 난 어느새 삶을 즐기고 고행을 즐기는 사람이 된 느낌이다. 이미 낯선 걸음을 옮겨 딛는 순간 그런 결심이 선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가는 길이지만, 나도 모르는 길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또 다른 내 자신의 안과 밖에 힘이 되어 나를 그렇게 작동하고 추동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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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거리 풍경 네팔 겅거부 주변의 모든 노점이 휴업 중이다. 이날은 네팔번다로 지방에 한 정당 지도자가 사망한 이유로 해당 정당 지지자들이 대대적인 시위를 주도해서 모든 거리가 봉쇄되었다. ⓒ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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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폴로 호텔 앞 네팔 시내 중심인 꺼멀포카리에 있는 마르코폴로 호텔의 철문이 잠겼다. 호텔 앞 삼거리에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해 짐을 나르거나 길을 가고 있다. ⓒ 김형효


삶을 수수께끼라 말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누구의 말이었을까? 나는 참 다양한 선인들의 잠언 같고, 시 같고, 지혜로 정렬된 느낌들의 말씀들을 많이 되새기고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축복이다. 그래서 스스로 행복해해도 좋을 듯하다. 네팔은 엄청나다는 표현을 써도 좋을 만큼 급하게 변하고 있다. 이미 몇 차례 그런 느낌을 가져도 좋은 글을 쓰기도 했다. 가장 눈에 띠는 변화는 거리 풍경이다. 세월이 한참을 흘러도 변할 것 같지 않던 오래된 집들이 며칠 사이에 헐리고 있다. 좁은 도로에 수많은 차량이 질주하고 있었다.

지금 네팔은 한 달 전 네팔과도 다르고 일주일 전 네팔과도 다른 표정을 하고 있다. 다행스런 사실은 지켜야할 것들은 지켜지는 느낌이다. 그것은 오래된 건물 속에 숨겨진 보석같이 감춰져 있던 사원과 기도 공간들이다. 나와는 무관한 종교적 행위가 실천되고 있던 자리다. 그 공간들은 오래도록 네팔인들의 삶을 지배해온 삶의 전부였던 종교적 제의가 실현되던 곳이다. 나는 그들이 종교에서 해방된다해도 지나온 역사를 기억하듯 그 소중한 공간들을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하는 어린 아이처럼 소중히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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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꺼멀 포카리 카트만두에서 가장 큰 제과점이 있던 자리가 헐렸다. 사진 왼쪽 건물이다. 네팔번다라 불리는 시위날 한산한 거리를 지키는 교통경찰의 모습이 쓸쓸하다. 길 양편에 헐리는 건물은 도로로 편입된다. ⓒ 김형효


마을에서 사라져버린 한국의 당산나무나 성황당이 그립다. 아니 내가 자라던 마을에는 그런 것도 없었다. 내가 태어난 마을은 신촌이란 마을 이름처럼 모든 것이 일제에 의해 개조된 이후의 마을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기억할 성황당도 당산나무도 없었을 것이다. 몇 사람의 한국 사람을 만났다. 지금 네팔의 지도자는 마오바디의 2인자였던 바브람 버터라이(Bhaburam Bhadtari)다. 그는 쁘라찬드라(Prachandra)와 함께 네팔 왕정을 물리치고 네팔 혁명의 승리자가 된 사람이다. 그들은 2008년 권력을 손아귀에 쥐고도 서로 권좌에 앉지 않으려고 했었다.  

당시 기자는 네팔 공산주의자의 한 사람으로부터 네팔공산주의자들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타리를 확보했다. 그들의 혁명을 정당화하는 내용이었지만, 다큐멘타리에는 많은 사람들의 주검이 목격되었다. 주로 공산주의자들의 희생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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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도자 김정일 위원장 죽음을 알리는 네팔 영자지 남한보다 일찍 네팔과 수교한 북한 지도자의 죽음은 네팔에 주요 언론에서도 주요 뉴스로 다루어졌다. 리퍼블리카라는 영자 신문과 카트만두 포스트다. ⓒ 김형효


지금 네팔 권력은 대통령을 역임한 네팔공산당 대표 쁘라찬드라(Prachandra)와 실권을 쥔 총리 바브람 버터라이(Bhaburam Bhadtari)가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네팔의 권력의 중심을 장악한 것이다. 그들은 혁명과정에서 사용한 무기를 세 군데 무기고 중 두 군데에서 아직도 정부군에 반납하지 않은 상태이다. 네팔의 평화유지를 위해 파견된 유엔평화위원회도 지난주 모두 철수했다.  

네팔의 지도자는 인도에서 만들어졌다며 현 총리 바브람 버터라이(Bhaburam Bhadtari)는 물론 그동안의 지도자를 희화한 네팔인들이다. 하지만, 지금 빠른 안정을 찾는 느낌이다. 그것을 강력한 권력의 부상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더욱 불안한 상황을 예고하는 전조로 보는 사람도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네팔 카트만두 #정치 지도자 #네팔공산당 #김형효 #바브람버터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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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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