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새누리당 깃발'· TK '무소속 반란'... 현실화 될까

[지역언론 별곡 369] 4·11 총선 D-10, 달아오른 영호남 선거의제 톺아보기

등록 2012.04.01 16:46수정 2012.04.0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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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거리마다 선거운동 열기로 뜨겁다. 한 표를 호소하며 후보마다 목청을 돋우며 두 손을 연신 힘차게 치켜드는가하면, 운동원들은 선거 로고송에 맞춰 열심히 율동하는 모습들이 다시 등장했다. 지역언론에 투영된 4·11 총선 분위기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10일 남겨둔 시점을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각 지역 신문들의 선거보도가 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전이 열기를 더하면서 혼탁·과열 조짐이 일고 있다. 갈수록 요란하다. 특히 영호남 지역이 심상치 않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지역 언론들도 부정적 측면과 과열 양상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가 하면, 경마식 여론조사 보도, 흥미위주 보도, 지역감정 자극 등이 판박이처럼 다시 등장하고 있다. 선거초반부터 지역주의 선거보도가 자주 눈에 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맞은 첫 주말과 휴일 영호남 지역 언론들의 선거의제를 톺아보았다.

 

[광주전라] "이정현·정운천, 새누리당 깃발 꽂을 수 있을까?"...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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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가 3월 27일자 1면에 내보낸 여론조사결과 보도.(인터넷신문 캡쳐) ⓒ 광주일보

<광주일보>가 3월 27일자 1면에 내보낸 여론조사결과 보도.(인터넷신문 캡쳐) ⓒ 광주일보

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과연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전주 완산을에 출사표를 던진  같은 당 정운천 후보가 초미의 관심 대상이다.

 

이정현 후보는 지난 최근 <광주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34.5%의 지지율로 야권 단일후보인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30.8%)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운천 후보도 <전북일보> 등 지역 일간지들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31.2%의 지지율로 33.5%를 얻은 이상직 통합민주당 후보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일보>는 27일 1면 머릿기사 '서구을 새누리 이정현 후보 34.5% 1위'란 제목의 기사에서 "광주지역 4·11 총선 판세는 민주통합당 후보들의 독주 속에 서구가 이변의 지역으로 급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서구을은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도가 야권연대 후보를 앞서면서 27년 만에 지역구도를 깨는 기적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사는 "<광주일보>와 KBC 광주방송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실시한 광주지역 4·11 총선 여론조사결과, 서구을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34.5%의 지지율을 얻어 야권연대 후보인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30.8%)를 3.7%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비록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광주일보>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이 1위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여론조사결과가 총선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새누리당은 광주·전남에서 27년 만에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출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기사는 더욱 흥분했다. "새누리당(당시 민정당)은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지난 1985년 12대 총선 결과 광주에서 고귀남·이영일 의원이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지역구 의원을 내지 못했다"고 의미까지 미리 부여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공천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47.0%가 '잘했다', 39.9%는 '잘못했다'고 각각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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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3월 28일자 1면. ⓒ 새전북신문

<새전북신문> 3월 28일자 1면. ⓒ 새전북신문

한편 3월 28일자 <전북일보>와 <새전북신문>이 동시에 여론조사결과를 보도해 시선을 끌었다. <전북일보>는 전북지역 11개 선거구의 여론조사결과를, <새전북신문>은 전주 완산을과 남원순창 두 지역의 여론조사결과를 이날 1면에 내보냈다. 두 신문의 여론조사결과 보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전북신문>의 전주완산을 여론조사결과 보도다. 이 신문은 1면 머릿기사 제목을 '민주텃밭 비상…정운천 당선권'으로 뽑았다.

 

이 신문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주완산을은 민주통합당 이상직 후보가 31.1%, 새누리당 정운천후보가 30.5%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이른바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정운천 당선권'이라고 제목을 뽑아 어리둥절하게 했다. 제목이 정도를 벗어났다는 따가운 눈총을 사기도 했다.

 

<전북일보>도 이날 1면에 '전주완산을·정읍, 오차범위내 '접전''이란 제목의 머릿기사에서 "4월 11일 실시되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가상대결 여론조사결과 전주 완산 을은 민주당 이상직 후보가 33.5%의 지지를 얻어, 31.2%의 지지를 얻은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를 오차범위내인 2.3%p 앞서며 접전양상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또 "정읍은 11개 선거구 가운데 유일하게 무소속 유성엽 후보가 39.7%의 지지를 얻어 34.1%를 얻은 민주당 장기철 후보를 오차범위내인 5.6%p 앞섰다"고 보도해 다른 시군지역과 다름을 여론조사결과로 대신했다.

 

[부산경남] 박근혜, 5일 만에 또 부산 방문...이번엔 누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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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의 총선관련 보도.(인터넷신문 캡쳐) ⓒ 국제신문

<국제신문>의 총선관련 보도.(인터넷신문 캡쳐) ⓒ 국제신문

PK 지역은 4·11 총선 초반부터 여야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낙동강 벨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방전이 갈수록 치열하다. 사상구에선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로 출마한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앞세워 연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대선 전초전임을 실감케 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은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부정적 내용이 주로 언론에 화제 거리로 다뤄지고 있다. 손 후보의 '전세금 3000만원 선거 뽀개기'가 거짓말로 드러나자 이에 대한 해명이 말에 말을 낳고 있다. 또 손 후보는 지난 13일 박근혜 위원장과 함께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차 위로 몸을 내밀어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역시 선거법 위반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사하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까지 논문표절 논란에 휩싸여 새누리당은 이곳에서 곤혹스런 선거전을 치르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언론들은 1일 또 다시 부산지원에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 행보에 관심을 곤두세우고 있다. 벌써 네 번째 방문이다.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번 총선에서 PK를 적극 공략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국제신문>의 지난 31일 1면 머릿기사 제목에서 분위기가 잘 감지됐다. ''낙동강 전선' 화끈하게 붙는다'는 제목아래 기사는 박 위원장의 1일 부산지역 방문소식을 무게 있게 다뤘다.

 

박 위원장 방문은 지난 27일에 이어 5일 만이다. 그래서 인지 기사는 "박 위원장은 이번 방문에서 열세·접전지역으로 분류되는 사하갑·을과 부산진갑·을을 중심으로 유세활동을 하며 처음으로 연설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세히 보도했다. 기사는 또 "박 위원장의 부산 방문에 맞춰 민주통합당 부산시당도 1일 문재인·문성근·김영춘·김정길(부산진을)·이해성(중동구) 후보가 연합해 부산진구 초읍 어린이대공원에서 유세전에 돌입 한다"면서 "낙동강벨트에서 불고 있는 '양문'(문재인·문성근) 바람을 부산 중심부까지 확산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일보>는 '사하을'을 가장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사하을' 소리 없는 최대 격전지 부상'이란 제목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암시했다. "민주통합당 조경태 후보의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부산 사하을이 소리 없이 4월 부산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조짐"이라는 기사는 "최근까지 여론조사로 보면 조 후보가 새누리당 안준태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지만, 여권이 이 지역을 반드시 탈환하겠다며 총공세를 펴고 있어 만만찮은 승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기사 역시 박근혜 위원장의 잇단 부산 방문을 비중 있게 다뤘다. "지난 28일 부산 방문 당시 사하을 지역을 들른 박근혜 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다시 사하을 지역을 들를 예정"이라는 기사는 "그는 이날 유세지원을 하면서 처음으로 연설도 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이처럼 새누리당이 사하을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최근 이 곳의 선거지형 변화들이 '한번 해볼만하다'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새누리당 후보가 법정 선거방송 토론회에 불참키로 한 데 대해 지역 신문들이 이례적으로 사설에서 "유권자를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 비난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부산일보>는 30일 '토론회 불참은 유권자를 무시한 행위다'에서, <국제신문>은 31일 '과태료 내고 방송토론 거부하겠다는 여당 후보'에서 "부산 남구을 새누리당 서용교 후보는 다음 달 6일 예정된 선관위 주관 KBS 토론회 불참 사유서를 제출했다"면서 "야당 무소속 후보들의 인지도를 높여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힌 불참 사유는 더욱 어처구니없다"고 비판했다.

 

[대구경북] "무소속 후보 한번 뭉쳐봐라, 양강구도땐 "아무도 모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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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의 총선관련 보도.(인터넷신문 캡쳐) ⓒ 매일신문

<매일신문>의 총선관련 보도.(인터넷신문 캡쳐) ⓒ 매일신문

새누리당 텃밭인 TK 지역의 4·11 총선 선거구도에 이상기류가 발생했다. 무소속 후보군의 향배에 심상치 않은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PK 지역의 여·야 맞대결 구도와 다른 양상이다. 이 지역은 여·야 공천이 끝나면서 주로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들을 중심으로 무소속 희망연대가 출범, 무소속 후보군의 반전이 이뤄질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남일보>는 31일 1면 머릿기사 "첫 주말 지나면 표심향배 드러난다"에서 무소속 연대에 관심이 증폭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기사는 "대구·경북의 이들 무소속 후보자 상당수는 <영남일보>를 비롯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2위를 굳히고 있다"며 "적게는 15%대에서 많게는 30%에 근접하는 지지율을 얻고 있다. 무소속 후보들은 새누리당 지지세에 비하면 아직 열세지만 선거의 바람과 지역별 전략의 효율성에 따라 역전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판세를 전망했다.

 

기사는 덧붙여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스미스> 이근성 대표의 말은 인용해 "대체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 주에 지지후보자를 최종 선택하는 유권자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무소속 후보자들로서는 반전의 계기를 삼을 수 있는 이번 주말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매일신문>은 31일 사설에서 일당 독점구도를 경계하자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독점 정치 개편 목소리, 유권자가 답할 차례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투표일을 눈앞에 두고 잇따라 지역 정치 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며 "지금의 지역 정치 구조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높은 것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고 전제했다.

 

사설은 이어 "그만큼 지역의 특정 정당 지배 정치 구조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며 "대구경북은 새누리당에 집토끼나 주머니 속 공깃돌 같은 존재였다"고 본심을 드러내 보였다. 그런 뒤 사설은 "20년 넘게 계속된 압도적이고 변함없는 지지가 낳은 후유증은 심각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견제와 균형의 정치 구조를 바라는 간절한 호소에 이제 유권자가 답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이날 1면 머릿기사 '대구 북갑…무소속 후보 "한번 뭉쳐봐라" 양강구도땐 "아무도 모른데이"'에서 또 다시 '낙하산 TK'와 과 '토종 TK' 논쟁을 부추겨 지역주의를 조장했다. 이처럼 전통적인 여야 텃밭 지역에서 새로운 '반란'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해당 지역 신문들의 선거의제에서 묻어나고 있다. 그러나 제목과 기사, 사진들에서 여전히 특정 정당과  특정 인물 위주의 선거보도, 지역주의 조장 보도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자주 목격되고 있다.

2012.04.01 16:46 ⓒ 2012 OhmyNews
#총선 #반란 #무소속 #영호남 선거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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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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