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후 신경민 사무실에선11일 오후 6시 15분, 서울 영등포을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가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선거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최육상
4·11총선 결과, 서울 영등포구 갑과 을 선거구에서는 민주통합당 김영주 후보와 신경민 후보가 각각 당선했다.
영등포갑 선거구에서는 17대 비례대표를 지낸 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에게 998표 차이로 아깝게 패했던 민주당 김영주 후보가 KBS 앵커 출신의 새누리당 박선규를 후보를 7000여 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영등포을 선거구에서는 MBC 앵커를 그만둔 뒤 민주당 대변인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신경민 후보가 이 지역에서 3선을 역임한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를 4500여 표 차이로 눌렀다.
영등포갑 선거에는 9만941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곳의 유권자들은 민주당 김영주 후보에게 5만2232표(52.9%), 새누리당 박선규 후보에게 4만5161표(45.7%)를 던졌다. 정통민주당 여세현 후보는 1407표(1.4%)에 그쳤다.
MBC 신경민 웃고, KBS 박선규 울다영등포을 선거에는 8만7098명이 투표에 참여해, 민주당 신경민 후보에게 4만5458표(52.6%),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에게 4만950표(47.4%)를 각각 얻었다.
영등포구는 국회의사당과 MBC, KBS 등을 품고 있는 '을' 선거구와, 민주당 당사와 영등포전통시장, 영등포역 등을 안고 있는 '갑' 선거구로 나뉘어 있다. 공교롭게도 MBC 출신의 신경민 후보는 MBC가 자리한 '을' 선거구에서 웃은 반면, KBS 출신의 박선규 후보는 KBS를 벗어난 '갑' 선거구에서 눈물을 흘렸다.
영등포구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당 한명숙 대표가 각각 대림역과 신길역을 찾아 아침 인사를 하며 선거운동을 시작한 곳이다.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탓에 어느 지역보다 상징성이 컸기 때문이다.
갑과 을에 출마한 새누리당과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운동 방식은 대조적이었다. 갑 선거구의 경우, 새누리당 박선규 후보는 언론 홍보에 적극적이었지만 민주통합당 김영주 후보는 후보 간 비교 취재 자체를 거부했다. 지난 8년 간 영등포갑 지역에서 일을 해 온 김영주 후보 측은 선거가 임박해 막 영등포갑에 들어온 박선규 후보를 굳이 띄워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을 선거구의 경우는 반대 상황이었다. 이 곳에서 내리 3선을 역임한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 측은 언론 노출을 아예 거부하다시피 했다. 선거운동 사무실의 관계자조차 권영세 후보의 일정과 동선을 아예 "모른다"고 말 할 정도였다. 그에 비해 신경민 후보 측은 동행취재 요청 등 언론 보도에 적극적이었다.
'언론배제 전략'은 선거구를 취재를 어렵게 했다. 보도의 형평성에서 어느 한 쪽 후보의 주장만을 옮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 갑에서는 언론배제 전략을 쓴 김영주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을에서는 역시 같은 전략을 사용한 권영세 후보는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