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MBC 신경민 웃고 KBS 박선규 울다

[서울 영등포구 갑·을] 김영주(갑)와 신경민(을) 각각 당선

등록 2012.04.12 18:08수정 2012.04.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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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후 신경민 사무실에선 11일 오후 6시 15분, 서울 영등포을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가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선거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15분 후 신경민 사무실에선11일 오후 6시 15분, 서울 영등포을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가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선거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최육상

4·11총선 결과, 서울 영등포구 갑과 을 선거구에서는 민주통합당 김영주 후보와 신경민 후보가 각각 당선했다.

영등포갑 선거구에서는 17대 비례대표를 지낸 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에게 998표 차이로 아깝게 패했던 민주당 김영주 후보가 KBS 앵커 출신의 새누리당 박선규를 후보를 7000여 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영등포을 선거구에서는 MBC 앵커를 그만둔 뒤 민주당 대변인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신경민 후보가 이 지역에서 3선을 역임한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를 4500여 표 차이로 눌렀다.

영등포갑 선거에는 9만941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곳의 유권자들은 민주당 김영주 후보에게 5만2232표(52.9%), 새누리당 박선규 후보에게 4만5161표(45.7%)를 던졌다. 정통민주당 여세현 후보는 1407표(1.4%)에 그쳤다.

MBC 신경민 웃고, KBS 박선규 울다

영등포을 선거에는 8만7098명이 투표에 참여해, 민주당 신경민 후보에게 4만5458표(52.6%),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에게 4만950표(47.4%)를 각각 얻었다. 

영등포구는 국회의사당과 MBC, KBS 등을 품고 있는 '을' 선거구와, 민주당 당사와 영등포전통시장, 영등포역 등을 안고 있는 '갑' 선거구로 나뉘어 있다. 공교롭게도 MBC 출신의 신경민 후보는 MBC가 자리한 '을' 선거구에서 웃은 반면, KBS 출신의 박선규 후보는 KBS를 벗어난 '갑' 선거구에서 눈물을 흘렸다.


영등포구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당 한명숙 대표가 각각 대림역과 신길역을 찾아 아침 인사를 하며 선거운동을 시작한 곳이다.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탓에 어느 지역보다 상징성이 컸기 때문이다.

갑과 을에 출마한 새누리당과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운동 방식은 대조적이었다. 갑 선거구의 경우, 새누리당 박선규 후보는 언론 홍보에 적극적이었지만 민주통합당 김영주 후보는 후보 간 비교 취재 자체를 거부했다. 지난 8년 간 영등포갑 지역에서 일을 해 온 김영주 후보 측은 선거가 임박해 막 영등포갑에 들어온 박선규 후보를 굳이 띄워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을 선거구의 경우는 반대 상황이었다. 이 곳에서 내리 3선을 역임한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 측은 언론 노출을 아예 거부하다시피 했다. 선거운동 사무실의 관계자조차 권영세 후보의 일정과 동선을 아예 "모른다"고 말 할 정도였다. 그에 비해 신경민 후보 측은 동행취재 요청 등 언론 보도에 적극적이었다.

'언론배제 전략'은 선거구를 취재를 어렵게 했다. 보도의 형평성에서 어느 한 쪽 후보의 주장만을 옮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 갑에서는 언론배제 전략을 쓴 김영주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을에서는 역시 같은 전략을 사용한 권영세 후보는 낙선했다.

 영등포갑에 출마한 김영주 후보가 박지워 전 원내대표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영등포갑에 출마한 김영주 후보가 박지워 전 원내대표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김영주 당선자 홈페이지

김영주, "12월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힘을 보태겠다"

김영주 당선자는 12일 오후 기자와 통화에서 "어깨가 무겁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당선자는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게 차지하는 것을 보니 정말 어깨가 무겁고 힘들다"며 "그래도 민주당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100석 넘게 지지해 줬다. 내 몫을 책임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이어 "언론과 방송이 MB정권에 장악된 상황에서 '막말 파동', '말장난 선거'가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국회에 들어가면 MB 정권의 실정과 MB 측근 비리 등 그동안 숨겨져 있던 문제들을 파헤치겠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자는 "19대 국회에서는 경제민주화 등 경제 분야에 전념할 것"이라며 "준공업지역으로 발전이 묶이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12년 독재에 있던 영등포의 숙제를 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 당선자는 끝으로 "민심을 잘 살펴서 12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신경민, "MB 잘못 바로 잡으라는 국민 명령 따를 것"

지난 11일 오후 6시 10분께 보도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권영세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개표를 기다리던 신경민 당선자는 "그동안 여론조사를 보면 10번 중 4번은 제가 이기는 것으로 나와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애인의 마음과 투표함은 열어봐야 안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신경민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뒤 "제 지역구인 영등포구 을에는 국회와 공영방송이 있다"며 "'국회는 자격이 있는 정치인이 가야 한다'는 국민의 명령과 '방송이 국민을 위할 수 있는 체제와 구조를 갖추라'는 국민의 명령을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신 당선자는 이어 "영등포을 주민들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구 내에 국회를 가지고 있다"며 "주민들은 원칙과 품위, 소신과 합리성을 함께 지닌 정치인을 가질 자격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당선자는 끝으로 "뉴타운과 민생 문제 등 MB정권이 저질러 온 잘못들을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를 것을 약속하겠다"며 당선 소감을 마무리했다.

덧붙이는 글 | 최육상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덧붙이는 글 최육상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김영주 #신경민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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