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이재오 "취임 6개월 내 개헌"

'국가대혁신 5대 방안' 내걸고 대선출마 선언... "5년 단임 대통령제 한계 극복해야"

등록 2012.05.10 10:15수정 2012.05.1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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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뒤 부인 추영례씨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뒤 부인 추영례씨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뒤 부인 추영례씨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보강 : 10일 낮 12시 37분]

박근혜 비판 대신 '국가대혁신 5대 비전' 발표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승부수는 '개헌'이었다. 이 의원은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선거주기를 일치시켜 정치일정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6개월 안에 개헌을 마무리하겠다"며 "(개헌이 된다면) 저에게 주어진 18대 대통령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고 3년으로 단축하는 용단을 내리겠다"고도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권력이나 공직자나 대기업이나 사회지도층 부패를 청산할 수 있도록 개헌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제에 해당하는 헌법을 전문부터 끝까지 시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5년 단임 대통령중심제 하의 역대 모든 정권은 부패로 무너졌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 의원은 "두 명의 대통령과 두 명의 대통령 친인척이 감옥에 가고, 한 명의 대통령은 스스로 운명을 달리했다"며 "지금도 예외가 아니다,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절대 권력은 정경유착을 불러오고 결국은 부패와 비리에 연루돼 비극적인 종말을 맞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권력형 부정부패는 개인의 도덕적 자질 이전에 권력구조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대통령과 총리가 행정권력을 적절히 분점하고 책임을 함께 나누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국가의 수반으로서 외교·국방·통일 등을 맡고 내각은 국내 정치가 도맡는 '4년 중임 대통령제'다.

 

"국회의원도 100명 줄이고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a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이 의원은 '4년 중임 대통령제'를 포함, 정치·행정·사회·통일·경제 등 5대 분야를 망라한 '국가대혁신 5대 방안'도 발표했다.

 

행정 구역에 대해선 전국 16개 광역시·도와 228개 기초단체를 다시 100만 명 단위의 50개 내외의 자치시로 개편하는 계획을 내세웠다. 그는 "현재의 광역시·도는 너무 큰 반면 시·군·구 등의 기초단체는 너무 작다, 이런 행정 계층구조와 지방자치체계로는 지역균형발전도, 효율적인 지방행정도 실현하기 어렵다"며 "'중앙정부-광역시도-기초자치단체'로 돼 있는 현행 3단계 행정 게층구조를 '중앙정부-자치시'의 2단계 구조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300명 정원인 국회의원 수도 100명 가량 줄이겠다고 밝혔다. 개편된 행정구역에 따라, 50개 자치시별로 4명 내외의 국회의원이 선출되도록 선거제도를 개편해 국회의원 수를 200명 내외로 줄이는 것이다.

 

국가청렴위원회를 계승한 국가권익위원장을 역임한 이 의원은 부정·부패 문제에 대해선 "특단의 대처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의 친인척, 측근, 고위공직자들의 부패문제를 전담하는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부패비리 사범의 경우에는 사면복권을 금지시키겠다"며 "시민단체와 연계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청렴한 사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통일 정책으론 '남북대표부 설치'를 내세웠다. 이 의원은 "남북 대표부를 설치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앞당기고 남북 군비의 단계적 감축을 추진하겠다"며 "남북 간 자유왕래를 점진적으로 실시해 민족의 동질성이 회복될 수 있는 기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 국민경선제, 시대에 합당한 방법... 당내 문제는 다음에 답하겠다"

 

'국가대혁신 5대 방안' 등 자신의 국가비전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이 의원은 그동안 각을 세워온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이 의원은 "친박 이한구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등 친박 독주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지적에 "당내 문제에 대해선 다음에 언급하겠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 의원이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가난한 대통령, 행복한 국민"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을 의식한 구호인가"라는 질문도 나왔지만 "제 삶이 그러하다는 것"이라며 "(물질적 가난만이 아니라) 권력도 가난한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의원을 비롯, 비박(非朴) 대선주자들이 주장하는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해선 "시대에 합당한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내 반대가 적지 않은데 어떻게 관철할 것인가"란 질문에 "완전 국민경선제를 받지 않는다면 그 때 가서 방법을 제안해보겠다, 그 때도 늦지 않다"고 답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정몽준 의원과의 연대 여부에 대해선 "선거운동부터 하겠다, 두고 보자"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인) 은평에서 지지자가 약 3천 명 정도 되는데, 이들이 전국 각지로 흩어져 선거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이른바, '은평사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지자 300여 명 모여 북새통... "꼴지가 일등하는 것을 보라"

 

a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이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에는 3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JO포럼', '청렴공정포럼', '미나리국민공동체' 등 이 의원의 지지단체와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풍선 등을 들고 '이재오'를 연호했다.

 

"보라, 꼴지가 일등 하는 것", "국민감동 청렴공정 세상", "행복을 요구하는 1등보다 행복을 줄 수 있는 꼴지로", "통일대통령 이재오" 등 각종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기자회견장 주변에 펼쳐졌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손에 들고 있던 풍선을 하늘 위로 날리고 장미꽃 한 송이를 이 의원에게 안겨주며 대선 승리를 기원했다.

 

이 의원은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사진 요청에 응한 뒤에 서울 국립현충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친이계로 꼽히는 의원들도 자리했다. 18대 총선 공천에서 낙천, 불출마한 권택기·진수희·안형환·원희목·최병국 의원과 19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권성동·조해진 의원 등이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현재 새누리당 대선주자 중 야외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이는 이 의원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의 원내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한 의원은 "열린 장소에서 하는 대선 출마 선언이, 열린 대한민국이란 가치에 맞는 것 같지 않냐"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오 #새누리당 #대선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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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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