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인터파크 초기화면
인터파크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은 1996년 6월 문을 연 '인터파크'다. 같은 해 롯데백화점에서 '롯데닷컴', 97년에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쇼핑몰 '신세계'가 문을 열었지만 오프라인 매장 없이 시작한 업체는 인터파크가 유일했다.
개장 당시에는 코리아나 화장품, 도미노피자, 풀무원 등 10여 개 업체만이 입점해 한정된 품목들을 취급했다.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전자상거래의 개념이 뚜렷하지 않았다. '집이 본사 근처인데 왜 빨리 배송되지 않느냐'고 성화인 고객도 있었고, 금액을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아 무통장 입금이 결제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가 점차 늘면서 인터파크는 1999년에 흑자로 전환했고 코스닥에도 등록됐다. 인터파크의 성공에서 가능성을 본 사람들이 너도나도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고, 곧 온라인 거래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서점 약진 뒤엔 동네 서점의 눈물이인터넷 쇼핑은 시공간 제약 없이 편리하게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물건을 실제로 만져볼 수 없고, 배송비가 들며, 물건을 배달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초기 인터넷 쇼핑은 이런 문제들이 크게 장애가 되지 않는 몇몇 품목을 중심으로 발전했는데 주로 책과 전자제품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혜택을 받은 품목은 책이었다. 지금은 '예스24(yes24)'가 된 '다빈치'가 1998년에 등장하면서 온라인 서점 시대가 열렸다. 국내에서 한 해 4만 종이 넘는 도서가 출간되는데, 아무리 큰 서점이라도 책을 진열해서 파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온라인 서점은 아무리 많은 수의 책이라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인터넷에 진열할 수 있고, 대량 구매를 통해 저렴하게 책을 입고할 수 있다.
책은 어디서 사더라도 품질이 균일하기 때문에 쇼핑의 불확실성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양한 책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배달까지 해주는 온라인 서점의 인기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알라딘, 인터넷 교보문고 등 국내 온라인 서점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면서 무료배송과 당일 발송까지 보편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