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대표, 분당 촉발하는 언행 즉각 중단해야"

[인터뷰] 김진석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위원장

등록 2012.08.14 18:32수정 2012.08.1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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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울산시당 김진석 위원장(오른족에서 3번째) 등 당직자들이 14일 강기갑 대표의 분당 발언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당원들이 분당을 막아줄 것을 호소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석철


통합진보당 울산시당 김진석 위원장이 14일 강기갑 대표에게 "탈당, 분당을 촉발시키는 일체의 언행을 즉각 중단하고 조속히 당 운영을 정상화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7월 새 지도부 선출에서 울산지역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그는 "당의 운명은 당원들이 판단하고 선택할 문제지 당 대표에게 당의 사망선고를 내릴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구당권파를 향해서도 "사과와 자숙을 하고, 백의종군 할 것"을 권유했다.

노동운동 메카, 진보일번지 울산도 진보정치 위기 맞아

민주노총이 지난 13일 통합진보당 지지철회를 선언하면서 노동운동의 메카라는 울산에서도 진보정당이 위기를 맞고 있다. 울산은 지난 1987년 노동자 대투쟁과 그에 이어 1995년 민주노총 설립,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총의 지지철회는 곧 많은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지방의원을 배출해 온 울산 진보정치의 위기를 말한다.

이 때문에 김진석 위원장을 포함해 남구, 동구, 북구, 중구, 울주군 지역위원장과 통합진보당 울산공직협대표 등은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당원들에게 탈당을 중단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노동과 진보의 가치를 복원하기 위한 울산 전 당원 선언을 전개한다고 밝힌 후 민주노총의 8월 총파업에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했다. 노동기본권, 민중의 생존권을 위한 투쟁에  실천적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진석 위원장과의 일문 일답


- 시당위원장 당선 후 강기갑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했는데 왜 이제 강 대표를 비토하고 나섰나
"당의 운명문제는 당원들이 판단하고 선택할 문제다. 당 대표에게 당의 사망선고를 내릴 권한을 당원들은 부여하지 않았다. 당 대표가 당의 해산과 신당창당을 선언한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강기갑 대표는 이를 철회하고 분당불가 입장을 천명해 당원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 그동안 강 대표가 울산에 여러번 왔고, 울산시당과 단합되는 것 같았는데
"강 대표는 지난 8월 12일자 성명에서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선입견 없이 의견을 듣겠다고 했고 나도 환영했다. 하지만 강 대표가 곧바로 분열의 방치와 발전적 해소라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한 것은 여전히 당원에게 분당을 강요하는 것이다.

강 대표가 진정으로 당을 사랑하고 진보정당운동을 아낀다면 자신의 의견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최고위원회, 중앙위원회 등 당운영을 정상화해 당원들의 의사를 가감없이 수렴해서 당원의 뜻에 따라야 한다. 당내 민주주의적 절차와 방식을 통해 모든 문제들을 합법적이고 민주적이고 공개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 통합진보당 진보정치 혁신모임 해산 주장은 왜 나왔나
"진보정치 혁신모임은 통합진보당의 존립근거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이들은 공공연히 특정 정치세력 배제와 배척을 주장하면서 당의 분열과 분당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조직이 있으면 당내민주주의도, 당의 단결과 단합도 이루어질 수 없다. 진보정치 혁신모임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인사들이 수시로 언론을 통해 집단탈당과 분당을 주장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도 문제다."

- 울산 당원들도 같은 생각인가
"사실 그동안 울산지역 당원들 사이에서 '강 대표가 당을 깨려고 한다, 분당을 획책하고 있다'는 말이 벌써 부터 나왔다. 물론 강 대표는 이것이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분당과 탈당을 기획하는 진보정치 혁신모임을 방치하고 비호하는 것 자체가 그에 동조하는 것이다. 당을 깨거나 분당을 획책하려는 뜻이 없다면 진보정치 혁신모임을 즉각 해체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 당권파에 필요한 건 반성과 성찰, 사과와 자숙, 백의종군"

- 구 당권파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소위 구당권파는 현재의 사태까지 이르게 된 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과 성찰, 사과와 자숙, 백의종군 해야 한다. 당원들은 분당의 위기에 처한 지금까지도 그동안 당을 책임지고 운영해 온 세력, 사태 악화에 책임 있는 세력이 반성과 사과 한마디 없는 것에 대해 개탄하고 있다. 또한 당의 위기 해소에 가장 희생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강력히 바라고 있다.

구당권파는 이러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 당 운영과정에서 독선과 독점으로 당내 갈등과 대결의 원인을 제공한 점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서는 무거운 사과와 그에 걸맞는 책임있는 조치와 행동을 보여야 한다. 주요 인사들이 백의종군으로 당에 헌신하고, 대결일변도의 태도에서 벗어나 당의 단합과 혁신을 위해 전향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한다."

-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 지지철회를 선언했는데
"통합진보당의 역사는 노동자들의 헌신과 땀으로 이룬 역사이며 노동자들의 긍지이자 정치적 희망이다. 그럼에도 당이 노동자 대중에게 실망을 주고 특히 정파정치와 독단으로 노동자 당원들을 소외시켜 노동중심성이 훼손된 점에 대해 노동운동의 메카라는 울산의 시당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한다. 

그러나 지난 경험이 말해주듯 분당은 노동자 대중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고 민주노조운동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민주노총은 분열과 분당을 단호히 반대하고 노동중심성이 바로 선 진보정당 건설운동에 나서야 한다. 나는 참여계 주도의 분당을 반대하고, 노동주도의 재창당을 통해 진보정당의 정체성과 역사를 지키는 길이라면 적극 지지하고 참여할 것이다."

- 혁신재창당이 이뤄지면 참여할 것인가
"몇 가지 원칙에 기초한 혁신재창당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당이 분당의 위기에 이르러서까지 아무런 대안 없이 서로 날선 공방만 벌이는 것은 무책임하며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몇 가지 원칙은 이렇다. 분당이 아닌 통합, 참여계주도의 개량화가 아닌 노동주도의 진보, 잘라내기가 아닌 진정한 패권과 정파정치의 혁파, 상층의 일방적인 의사가 아닌 당원총의라는 네 가지 원칙이다. 이런 바탕의 혁신재창당이라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당원들에게 당부드리고 싶다. 지금부터 당원들이 분당 탈당을 저지하고 당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 따라서 오늘 당원들에게 분당 탈당 반대 당원선언운동을 제안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진보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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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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