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민노총 위원장 "대선 독자후보 낼 수도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 강연서 밝혀 "새로운 노동자 정당 시간 갖고 고민할 일..."

등록 2012.08.18 10:43수정 2012.08.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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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관념적인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후보는 안된다. 이번 대선은 노동중심이냐 자본중심이냐의 프레임으로 가야 한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관념적인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후보는 안된다. 이번 대선은 노동중심이냐 자본중심이냐의 프레임으로 가야 한다." ⓒ 이정희



"민주노총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정치세력들과 청치협상을 진행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민주노총 독자후보도 출마하는 투 트랙 전술을 준비할 것이다."

통합진보당과의 결별을 선언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이번 12월 대통령선거에서 독자후보도 고려할 수 있음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17일 저녁 민주노총 충남본부가 주최한 총파업결의대회 강연에서 이같이 언급하였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철회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당권파가 탈당하여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지지할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가능한 모든 세력에 문호를 개방하여 정치협상을 벌이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독자 후보 전술도 구사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강연에서 김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지지철회의 심경과 12월 대선국면에서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혔다.

"마지막 산소 호흡기 쉽사리 뗄 수 없었다… 신당 참여 안한다."

"개인 이든 조직이든 실수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잘못했으면 빨리 반성하고 고치려는 노력이다. 그동안 통합진보당이 나름대로 마지막 심폐소생술을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 우리 손으로 마지막 산소 호흡기를 뗄 수 있었겠나.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 했다. 그러나 그 뒤에 여러 가지 혁신안이 부결되면서 지지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a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2012년 8월 17일 민주노총충남본부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 "통합진보당은 노동자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2012년 8월 17일 민주노총충남본부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 "통합진보당은 노동자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다." ⓒ 이정희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중앙위원회의 지지철회 결정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히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그는,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거론하며 사과하고, 이후 민주노총의 정치 방침과 신당창당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통합진보당의 지지를 호소했던 위원장으로서 이번 사태로 인해서 큰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 신당을 창당하느냐 아니면 통합진보당을 계속 혁신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

"지금 시점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전개했던 노동자 정치세력화(방법론)를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100년 이상 갈 수 있는 정당이나 정치세력을 만드는 토론을 광범위하게 전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통합진보당내의 혁신 재창당 세력이나 신당권파 중심의 신당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명확히 선을 긋고, 독자적인 진보정치 세력화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되는 것 끔찍한 일... 그러나 독자후보 낼 수도"

대선방침에 대한 그의 설명은 장황하고 곤혹스러움이 역력했다. 그만큼 이번 대선 국면에서 민주노총이 선택할 패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총이 지지할 정당이 갑자기 없어져 버렸어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할 것이냐? 그건 절대 아니거든요. 그렇지 않나요? 그러면 아무 원칙도 없이 그냥 야권연대나 해서 밀어주기 할 거냐… 그것도 아닌 것 같고요…"

하면서 김 위원장은 폭넓은 의견수렴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이번 대선에서는 "특정 정치세력과의 정치협상 전술과 독자후보 전술을 모두 염두에 둔 투 트랙 전술 구상"을 밝혔다.

즉, 민주노총의 요구를 명확히 설정하여 이것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세력과 정치협상을 벌이는 한편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참신하고 제대로 된 '민주진보진영 후보'를 추대하는 독자후보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정치협상이 제대로 안될 경우에는 독자후보를 출마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김 위원장은 정치협상 대상자는 "관념적인 경제민주화 구호가 아니라 친 노동 이냐 반노동이냐, 노동중심이냐 자본 중심이냐의 의제을 노동자 관점에서 명확히 제시하는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정치방침은 최종적으로 '새정치특위'를 통해서 다양한 의견을 모아나갈 계획이며 8월 총파업에 집중할 것을 호소하였다.
#민주노총 위원장 #김영훈 #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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