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에 커피는 절대 금물? 누가 그래!"

이동엽 포항 우리들병원 원장의 '허리'를 대하는 자세

등록 2012.09.12 10:05수정 2012.09.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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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음 중 허리디스크에 가장 좋은 운동은?
① 달리기 ② 요가 ③ 수영 ④ 빨리 걷기

허리디스크 하면 수술, 허리디스크 하면 떠오르는 선입견이다. 허나 그 못지 않게 병원을 제때 찾지 않게 만드는 선입견이 또 있다. 바로 의사에 관한 것이다. 인간미가 없는, 속시원하게 무슨 이야기라도 좀 나누고 싶지만, 시간과 환자에 너무 쫓기는, 또는 돈만 밝히는 그들.

이런 선입견을 깨는 '척추의사'의 블로그가 있다. 포항우리들병원의 이동엽 원장이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http://blog.naver.com/nsdrlee), 그야말로 허리 이야기가 잔뜩 담겨 있다. 믿을 만한가. 척추 관련 논문을 수십 편 발표한 업적을 인정받아 2010년부터 3년 연속 세계인명사전(WWW)에 등재됐다고 한다. 더 마음을 끄는 것은 그의 소탈한 '자기 소개'다.

그의 블로그, 아버지 허리 수술한 이야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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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엽 포항우리들병원 원장 ⓒ blog.naver.com/nsdrlee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수료했다. 뇌수술 하는 의사들이 너무 멋져 보여서 주변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경외과 전공의에 지원, 당당하게 합격했으나 3D 업종인 신경외과에서 인생의 쓴맛을 진하게 경험한다.

군의관 복무를 마친 후 응급수술이 적은 척추 분야로 선회,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척추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이후 청담우리들병원 부과장, 서울우리들병원 과장, 청담우리들병원 과장, 연구실장을 거쳐 현재 포항우리들병원 병원장으로 재직중이다. 한때 대학교수를 꿈꿔 과감하게 지원했으나 실력이 모자라 결국 낙방했다."

그 다음 문장이 더 걸작이다. "척추 수술을 잘 하는 명의들이 한국에 너무 많아서, 본인 한 명 정도는 향후 척추 질환 예방 분야로 선회하여도 한국 의학계 발전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다른 글에서는 경영 마케팅 도서 '천 원 짜리 콜라를 만원에 파는 방법'을 읽은 소감을 이렇게 밝힌다.


제품 지향적 사고 - 허리디스크 치료 (비수술치료, 시술, 수술)
시장 지향적 사고 - 허리디스크 예방,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기 (건강한 척추)

허리디스크에 가장 좋은 운동은?

이처럼 그의 블로그에는 의사 하면 떠오르는 선입견을 깨는 글이 부지기수다. 자신의 아버지를 '어떻게' 수술했다는 글은, 사실 의사로서 쉽게 내놓기 어려운 이야기다. 새로 산 구두를 알아보지 못하는 직원들을 보며 병원장으로 외로움을 털어놓는가 하면, 환자 가족과의 불신, 또 그로 인한 충돌도 담담히 적고 있다.

물론 이렇게 '말랑말랑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허리 건강과 관련하여 알아두면 좋을 정보도 빼곡하다. 이 원장은 허리디스크에 가장 좋은 운동으로 경보나 파워 워킹 등 빨리 걷기를 추천한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처음에는 하루에 30∼40분 정도, 단 "하루에 몰아서 서 너 시간 하고 이삼일 쉬고 이런 식"은 허리디스크가 더 나빠질 수 있으므로 '금물'이란다.

'허리디스크에 요가가 괜찮을까요'란 질문에는 "허리디스크 진단 후에는 요가나 스트레칭은 가급적 가볍게 하라"고 권유한다. 가벼운 요가 동작은 큰 문제가 안 되지만, 허리를 비틀거나 꺾는 동작은 오히려 허리디스크에 심한 스트레스를 주고, 운이 나쁘면 갑작스런 파열로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영의 경우는 오히려 '강경'하다. 그는 "수영을 적극 권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허리디스크 탈출증 진단 직후 수영을 새로 배우는 건 피해야 한다. 허리디스크 진단 후 한 달간은 운동을 안 하는 편이 낫다"고 적고 있다. "허리에 스트레스를 비교적 적게 주는 운동은 맞지만, 영법에 따라 오히려 허리에 더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 매우 조심해서 해야 하는 운동"이란 것이 그 이유다.

미용과 비만 관리에 쓰는 관심 단 1/10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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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엽 포항우리들병원 원장 블로그 ⓒ blog.naver.com/nsdrlee


"저는 허리디스크 수술하신 분들에게도 커피는 적당량 마셔도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허리디스크가 생겨서 담배도 못 피우고, 술도 못 마시는데, 커피까지 못 마시게 하면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삽니까 ^^ ??? 걱정하지 마시고 커피는 마시도록 하세요...단, 비만은 허리디스크의 적입니다. 가급적 아메리카노나 드립 커피를 마시고 설탕과 우유를 섞지 않고 마시는 게 건강에 좋습니다."

그는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다 골다공증이 생기는 것이 아니며, 골다공증 그 자체로는 허리통증과 관련이 없고, 또 골다공증이 생긴다고 허리디스크가 더 빨리 나빠지는 것도 아니며, 커피 또는 카페인 성분이 허리디스크에 나쁘다는 연구결과를 아직 보지 못했다"며 "틀린 이야기"라고 못박는다.

허리디스크에 커피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 '그의 시장지향적 사고'로는 피하기 어려운 주제였던 모양이다. 이처럼 이 원장은 허리디스크 '자체'만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도 일반인이 궁금해 할 만한 주제를 두루 다루고 있다. 골다공증을 주제로 '여성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그 한 예.

그는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 시대를 맞이하고 싶으시다면, 지금부터 골다공증에 관심을 가지시라"며 "지금 미용과 비만 관리에 쓰는 시간 또는 관심의 1/10만 골다공증에 투자하면 절대 후회 안 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루를 살더라도 고통 없이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말이다.

"환자 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료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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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소개한 이동엽 원장 캐리커처 ⓒ blog.naver.com/nsdrlee

이 원장은 10일 전화통화에서 "진료를 하다 보니 허리디스크 수술 이런 것보다는 허리디스크에 좋은 운동, 예방 방법, 좋은 음식 등이 환자분들이 실제 원하는 정보란 걸 알게 됐다"고 블로그 활동에 나선 이유를 설명하면서 "나름대로 글을 써올리지만 여전히 중구난방이다. 요즘은 한 번 쓰다 엎고, 다시 쓰다 엎고 있다"며 웃었다.

현행 척추 진료에 대한 문제의식 또한 여전했다. 그는 "지금 척추 병원이 굉장히 많이 생겼지만, '사후약방문'식 진료에 대한 개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방이나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병원 수입 등 때문에 현실적으로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척추병원 가면 수술한다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병원 오기 무서워 이미 다른 곳에 돈을 다 쓸 만큼 쓰고 오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수술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분들이 훨씬 많을 것이기에, 환자분들이 원하는 쪽으로 주안점을 둔다 하더라도 병원 수입이 많이 줄거나 그럴 것 같지 않다"는 말로 예방 및 관리로도 얼마든지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는 허리디스크가 제일 무섭다"

-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허리디스크가 무섭다고 블로그에 썼습니다. 마치 날벼락 맞듯, 평소 허리 건강을 자신하던 분들이 어느날 갑자기 허리디스크 파열로 앰블런스에 실려 내원한다면서요. 심지어 의사도 허리디스크로 수술 받는 경우가 있다고 했는데요.
"허리디스크, 다 신호가 있습니다. 세수하는데 숙이기 힘들다든가, 기침하면 허리가 울린다든가, 이런 증상이 반복되다 결국 갑자기 터지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수술하러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건강검진 받는 것처럼, 그때 와서 확인만 했더라도,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경우가 적지 않아요. 정기적인 검진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런 증상이 왔을 때만은, 내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마시고 병원에 오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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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엽 원장 수술 모습 ⓒ blog.naver.com/nsdrlee


Q. 이사하면서 무리한 후에 오른쪽 엉덩이에 심한 통증이 생겼습니다. 통증이 심해서 밤에 잠도 잘 못 자겠어요. 가까운 정형외과에 갔더니 근육통이라고 합니다. 약도 먹고 물리치료도 했는데 통증이 전혀 좋아지지 않아요 T.T

A. 갑자기 엉덩이에 잠을 자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낀다면...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근육통 vs 허리디스크. 근육통으로 인한 통증의 경우, 엉덩이의 아픈 부위를 엄지손가락으로 꾸욱 세게 누르면 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의 경우, 엉덩이의 아픈 부위를 세게 눌러도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임상 경험에 의하면, 심한 엉덩이 통증을 호소할 때 허리디스크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허리디스크가 탈출 또는 파열되어 신경을 누르는데, 이 신경은 엉덩이를 지나 다리로 내려갑니다. 따라서 허리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급성으로 엉덩이 통증, 또는 엉덩이와 다리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허리디스크가 통증의 원인인데, 엉덩이 근육이나 천장 관절이 통증의 원인이라며 엉덩이에 통증 치료를 받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골반 교정을 하고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타 병원에서 엉덩이, 골반 MRI를 찍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극심한 엉덩이 통증이 갑자기 생겨서 잠도 못 잘 정도로 아프다. 이러면 허리디스크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골반 MRI를 찍을 것이 아니라 허리 MRI를 찍어봐야 한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nsdrlee>

#허리디스크 #디스크 #이동엽 #우리들병원 #골다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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