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주의 밴 민주당...지금 친노-비노 따질 땐가"

[이털남 254회]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

등록 2013.01.03 16:48수정 2013.01.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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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9일, 18대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 절반의 국민들은 환호했지만, 나머지 절반의 국민들은 말 그대로 할 말을 잃었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 공간 등에서도 패인 분석 이야기 이전에 '힐링' 이야기가 먼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해가 바뀌고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에 국민들의 관심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야권의 미래와 전망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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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 ⓒ 유성호


1월 3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한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정말 지려고 해도 질 수 없었던 지난 총선에서 패한 뒤 총선 패인을 엄정하게 분석하지 못하고 내부 성찰을 하지 못했던 것이 뼈아픈 지점이었다"며 "민주통합당은 국민에게 할 말이 없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우 부대표는 "지금 다섯 분의 노동자가 명을 달리하시고 많은 현장에서 노동자·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 아픔의 깊이를 생각해 볼 때 섣불리 빨리 평가 내리려고 하는 것도 적절치 않을 수 있다"며 "오히려 지금 나름대로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좀 더 거쳐 가면서 평가하는 것이 솔직한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의 시스템에서 철저하게 탈피해서 비대위가 됐든 새로운 지도부가 됐든 그간 민주통합당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폭 넓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

우 부대표는 "이번 대선의 주된 패배 요인은 근거 없는 낙관론"이라며 "여론조사가 계속 불리하게 나왔고 마지막까지 쉽지 않은 선거였음에도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이길 수 있다고 낙관하고,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졌음에도 뒤지는 것은 '숨은 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근거 없는 낙관론이 우리를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우 부대표는 "10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당시 우리를 지지해줬던 그때의 40대가 지금은 50대가 됐는데 그분들이 우리를 많이 지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뼈아픈 사실"이라며 "20~30대·중산층·개혁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요구는 수용하면서도 50대와 정말 불안해하는 빈곤층의 목소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선거 전략에서의 실패가 분명하다는 이야기.

"민주당의 기득권화... 지구당, 선거조직으로만 존재"


우원식 부대표는 "저는 87년 6월 항쟁 끝나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돕는다고 소위 비판적 지지 운동을 하다가 그 선거에서 지고 평민당에 입당했다"며 "그 당시 야당이 정말 현장을 뛰어다니고 집권을 위해서, 야당이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기 위해서 그 어려운 현장들 다 찾아다녔던 것에 비하면 우리가 정말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한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집권 10년 이후 어느 사이에 기득권화 되고 야당으로서의 부지런하고도 공격적인 성향을 많이 잃었다는 것.

우 부대표는 "이를테면 지구당은 선거조직으로서만 존재하고 평소에 지역사회에 깊숙하게 들어가지 못해 선거 국면에서 지역 활동 속에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들의 지지를 획득한다거나 거기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고민들을 중앙으로 보내서 노선을 정하는 데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중앙당 역시 예전에는 일상적인 조직에서 기층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노동위원회·농민위원회 같은 조직들이 굳건하게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위원회마다 상근 당직자도 제대로 배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 부대표는 "우리 안에서 어느 사이엔가 야당 귀족주의가 생기고, 윗목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데에 실패하고,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데에 실패하기 시작한 것이 결국 총선과 대선에서의 패배를 낳았다"며 "일상적으로 기층과 연결되는 조직이 편제되고 끊임없이 접촉하고 만나고 거기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중앙으로 가져와서 국회에서 입법하고 정책화하는 그러한 끊임없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다 끊어졌다"고 말했다.

"친노 때문에 대선 패배?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친노 책임론'에 대해 우 부대표는 "고 노 전 대통령과 정치 노선에 있어서 가장 대립각을 세웠던 분 가운데 하나가 고 김근태 고문인데 그분과 가까웠던 저를 비롯한 이인영 의원이나 이목희 의원 같은 분들이 캠프에 아주 중심적 인물로 있었다"며 "대선에서의 큰 실패를 두고 아직도 '친노' 중심이어서 못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 부대표는 "전 세력이 힘을 합쳐서 싸우고 있는데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내가 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며 "그동안 우리에게 밴 야당 귀족주의와 기득권 속성을 앞으로 어떻게 극복해 갈 것인가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봐야지 지금도 친노-비노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현상 진단을 넘어 앞으로의 과제를 묻는 질문에 우 부대표는 "중앙당 체제를 최소화하고 전문화해서 소위 말하는 기층, 불안하고 어려움이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그 사람들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체제로 바꿔야 한다"며 "지역 위원회도 어려움에 처해있는 많은 사람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그런 생활 정치의 현장으로 변모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 부대표는 "그렇게 바뀌면 국회의원들도 거기에 맞춰서 변모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인적 쇄신은 친노-비노라는 식의 세력 다툼형이 아니라 이러한 체질 변화에 맞추지 못하는 사람들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털남 #민주통합당 #대선 #우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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