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통합 2년 6개월 만에 청사 위치 '또 전쟁'

여론조사 결과, 현 임시청사 리모델링에 무게... 마산지역 의원 등 반발

등록 2013.01.23 17:31수정 2013.01.23 17:31
0
원고료로 응원
통합 '창원시' 청사 위치를 놓고 2년 6개월 만에 또 '전쟁'이다. 창원시가 시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옛 마산·진해지역 창원시의원들이 반발하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마산지역 의원들은 박완수 창원시장의 사퇴도 주장하고 있다.

창원시는 2010년 7월 옛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했다. 통합 당시 '통합준비위'는 명칭을 '창원시'로 하면서 시청사 위치의 1순위로 '마산·진해 중 택일'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옛 창원시청사를 임시로 통합청사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a  임시 통합창원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는 옛 창원시청사.

임시 통합창원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는 옛 창원시청사. ⓒ 윤성효


청사 위치 문제는 계속 논란거리가 되었다. 지난 21일 창원시가 시민 6000명을 대상으로 통합청사 입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새 청사 건립이 필요하지 않다는 여론이 높았다. '새 청사 건립이 필요하지 않다'가 53.8%, '필요하다'가 38.1%로 나타난 것이다.

'필요하다'는 의견은 옛 마산이 52.1%로 높게 나온 반면, 옛 창원은 26.7%, 옛 진해는 35.6%로 낮았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자들은 '기존 청사 활용'(67.3%)과 '많은 신축 비용'(22.6%), '지역간 갈등'(6.3%) 등의 이유를 들었다.

새 청사를 건립할 경우, 1순위 후보지인 '마산종합운동장과 진해 옛 육군대학 터'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여론은 41.3%였는데, 2순위 후보지인 '창원 39사단 터'까지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여론은 49.8%로 더 높게 나왔다.

1순위 후보지 가운데는 마산종합운동장 55.5%, 진해 옛 육군대학 터 31.6%라고 응답했다. 2순위까지 포함할 경우 39사단 터 37.3%, 마산종합운동장 34.6%, 육군대학 터 24.2% 등으로 나왔다.

통합 시청사 문제의 가장 합리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 '현재 임시 청사 활용'은 40.6%, '기존 청사나 분산 활용'은 23.0%, '시민 여론 성숙시까지 보류'는 14.9%, '경남도청 이전 등 외부여건 변화 고려 후 결정'은 14.6% 등으로 응답했다.


마산지역 시의원 "박완수 시장은 사퇴하라" 주장

옛 마산지역 창원시의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마산지역 의원들은 22일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박완수 시장은 사퇴하라"거나 "시장은 통준위 의결사항을 지켜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여론조사는 청사 건립 후보지 1, 2순위에 대한 의미와 통합 정신의 가치를 묻는 질문을 빼고 단순히 지을지 말지, 어느 위치가 좋을지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 지나지 않는다"며 "때에 따라 변하는 여론으로 중차대한 사안을 결정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통합준비위 1순위, 2순위는 순서에 대한 의미가 명백하고 유치원생도 아는 상식이다. 창원지역 의원들이 이런 상식을 무시하고 있어 결국 파행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여론조사 결과는 청사 위치를 정하는 여러 고민사항 중 하나의 참고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마산지역 의원들은 이날 임시회 본회의가 열린 창원시의회 의사당에 어깨띠를 두르고 들어가 파행을 빚기도 했다.

마산지역 의원들은 24일 오후 열리는 임시회 때 '청사 위치를 1순위 가운데 결정'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낼 예정이다. 이 결의문에 대해 진해지역 의원들이 동의한다면 가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창원시의원의 지역 분포를 보면, 옛 창원지역은 21명, 마산지역은 21명, 진해지역은 13명이다.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은 "여론조사가 통합 청사 문제의 올바른 해법이 아니기에 중단하라고 했는데, 창원시가 기어이 발표했다. 창원시가 순수한지 의도가 있는지 모르지만, 임시 청사를 리모델링해서 쓰자는 쪽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당히 갈등이 증폭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시장 사퇴까지 나오고 주민소환 추진 이야기도 나온다. 여론조사는 하지 않았던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통합 창원시 #창원시의회 #박완수 창원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4. 4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5. 5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