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구석의 한기를 이기려 모닥불을 쬐는 상인들
김종길
아무리 남도라 한들 시장 구석의 한기조차 이겨낼 수는 없었는지 상인들은 잠시 짬을 내어 모닥불로 모여든다. 시장골목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가게는 한산하고 이미 문 닫은 가게도 두서넛 보인다.
자, 이쯤 되면 벌교의 명물, 꼬막이 나실 때다. 찬바람이 불면 참꼬막은 벌교의 겨울철 대표 음식. 청정 갯벌에서 나는 참꼬막을 최고로 치는데, 특히 겨울의 참꼬막은 살도 차고 그 맛이 쫀득하기가 명품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꼬막은 흔히 개꼬막으로 불리는 새꼬막과 참꼬막, 피꼬막이 있다. 피꼬막은 크기가 워낙 커서 단번에 알 수 있지만, 새꼬막과 참꼬막은 유심히 봐야 구별할 수 있다. 요즈음 벌교에서도 참꼬막 보기는 어렵단다. 시장에서도 열 꾸러미가 새꼬막이라면 참꼬막은 겨우 한 꾸러미 있을 정도로 귀했다. 가격을 물어보니 kg당 1만5천 원에 판다고 했다.
우리가 흔히 반찬으로 먹는 꼬막은 새꼬막, 특히 양념해서 먹는 것은 전부 새꼬막이다. 벌교의 꼬막식당들에서도 꼬막정식을 주문하면 삶은 꼬막만 참꼬막이고 양념꼬막, 꼬막무침, 꼬막전 등에는 거의 새꼬막을 쓴다. 가격이 비싸니 어쩔 수 없다. 양심적인 식당에선 미리 새꼬막이라고 말해주기도 한다.
참꼬막은 고급 종이라 제삿상에 올라가서 '제사꼬막'으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