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문화예술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득보다 실"

경남민예총 지적... 문화콘테츠진흥원, 문화재단, 영상위원회 대상

등록 2013.02.22 20:26수정 2013.02.2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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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당이 따로 없다. 논리적 설명이나 합당한 과정 따위는 팽개친 모양새다. 요령을 흔들어대며 빙의라도 한듯, 아니 스스로 신이라도 된듯 제멋대로다. 조자룡이 헌 칼 쓰듯 막무가내요, 불도저로 방해물을 밀어붙이듯 저돌적이다. 영혼의 울림도 없고, 차가운 이성도 없고, 맥락 없는 요령부득의 상황만 있을 뿐이다. 점령군의 모습 그대로다. 쫓아내고 차지하고 억지로 끼워 맞추느라 여전히 피를 뿌리고 있다.

… 시대가 바뀌었다. 점령군처럼, 제왕처럼 말 한마디에 다 이루어지고 밀어붙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도민들의 뜻을 더 넓고 더 깊게 헤아려 두고두고 많은 도민들에게 칭송을 듣는 도백으로 거듭나시기를 거듭 바란다."

경남도가 문화예술 관련 출자·출연기관 통폐합을 추진하자 경남민예총(회장 고승하)이 이같이 지적했다. 경남민예총은 22일 "경남도 문화예술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문제많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a  경남도청 현관 앞에는 "당당한 경남시대"라는 구호가 붙어 있다.

경남도청 현관 앞에는 "당당한 경남시대"라는 구호가 붙어 있다. ⓒ 윤성효


경남도는 (재)경남문화재단, (재)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사)경남영상위원회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예산 절감과 업무 중복 등의 비효율성 개선 등의 이유를 들고 있으며, 3곳을 합해 경남문화진흥원(가칭)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경남문화진흥원은 위원장 1명에 기획관리, 문화정책, 문화사업, 콘텐츠, 문화교육, 영상사업부 등 5개 부서를 둔다는 것. 경남도는 3개 기관의 기본운영경비가 18억 원인데 통폐합하면 6억 원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김두관 전 지사 때 임명됐던 기관장들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경남민예총은 "문화예술 관련 출자·출연기관의 조직 개편은 전문성을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고, 전임 지사 때 임명된 기관장의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며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해 통폐합이 필요하다면 해당 기관뿐 아니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충분한 토의를 거쳐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와 같은 일방적 행정 처리는 더 큰 후유증을 낳고 분열을 가속화시킬 뿐임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문화예술 관련 출자·출연기관의 조직 개편은 전문성을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비슷하다는 것은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고, 그 분야의 전문적이고 풍부한 자원이 있다는 의미다"며 "당장 부채와 예산 절감이 시급하다는 점을 들어 통폐합이라는 무리수를 둠으로써 장기적으로 미래의 신성장동력이라 불리는 문화예술과 콘텐츠 분야의 발전을 그르치는 우를 범하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매번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수장이 바뀌어야 한다면 기관 운영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능력 있는 기관장이라도 제대로 된 문화예술 행정을 펼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통폐합 후 직원들의 재채용 문제를 들어 압박을 가하며 기관장의 위신을 깎고 모욕감을 주었다는 것은 용납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경남민예총은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해 통폐합이 필요하다면 해당 기관뿐 아니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충분한 토의를 거쳐 이루어져야 한다"며 "각 기관별로 비용 절감을 위한 대책을 숙의하고 방만한 운영을 바로잡으면 될 일이다. 위궤양이 있으면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하면 된다. 그만한 문제로 위장을 몽땅 들어낸다면 그건 의사가 아니라 살인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이 문제인지, 치료를 언제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 될 일이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보호자와 가족들에게도 알려서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런 과정을 제멋대로 생략해 버린다면 의료과실로 법정에 서야 하고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 독불장군은 없다. 불통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더욱 훌륭한 도지사로 추앙받기를 충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창원민예총(대표 김유철)은 오는 27일 오후 7시 창원축구센터 관리동 2층 세미나실에서 "경남문화행정을 걱정하는 토크콘서트"를 연다.

윤치원 경남문화정책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고승하 경남민예총 회장, 강성훈 경남도의원, 김갑수, 민주당 창원의창위원장, 김보성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 하효선 ACC프로젝트 대표가 참여해 토론한다.
#경상남도 #홍준표 #출자출연기관 #경남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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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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