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 노동자들, 박 대통령 만나려는 까닭은?

청와대 답변 기다리며 1박 2일 청와대 앞 노숙 문화제 열어

등록 2013.05.25 15:27수정 2013.05.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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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1박 2일 기자회견 중인 쌍용차 범대위 쌍용차 범대위가 충운동 주민센터 앞 기자회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잇다.
청와대 앞 1박 2일 기자회견 중인 쌍용차 범대위쌍용차 범대위가 충운동 주민센터 앞 기자회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잇다.이명옥

 채증을 하며 막아서는 경찰
채증을 하며 막아서는 경찰이명옥

지난 24일 오후 7시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서 있는 범대위 앞을 막아선 수십 명의 경찰들.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경찰이 물러가 줄 것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묵묵부답이었다. 권영국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방해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경찰이 물러가길 바랐지만 무조건 가로막은 경찰 차 때문에 기자회견은 불가능했다. 

쌍용차 범대위는 횡단보도를 건너려 했고, 경찰은 그 길을 다시 막아섰다. 주저앉은 범대위 앞에 경찰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몸싸움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권영국 변호사의 권고에도 경찰은 물러서지 않았다. 김정우 지부장이 차선으로 나가지 않겠다며 동시에 물러서자고 경찰에게 제안하니, 그제야 겨우 물러섰다. 1시간여 실랑이 끝에 기자회견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청와대 1박 2일 노숙 투쟁 기자회견
청와대 1박 2일 노숙 투쟁 기자회견이명옥

지금껏 상황은 쌍용차 범국민 대책위와 시민단체가 24일부터 25일까지 청운동 파출소 앞에서 진행한 '국정조사촉구 및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는 청와대 앞 1박 2일 노숙투쟁 현장 모습이다. 불법회계 조작으로 부당해고를 당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5년째 '함께 살자'며 평택, 대한문 앞, 철탑 등에서 국정조사 실시와 원직 복직을 놓고 투쟁했다.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과 권영국 변호사는 지난 16일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한 실무자 회의를 제안하는 서한을 전달했으며 25일까지 답변을 요청했지만, 청와대는 답변이 없는 상태다. 사회를 맡은 차 고동민씨는 "우리는 이슬을 맞으면서 밤을 새우더라도 답변을 듣기 위해 24식 심야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박 2일 노숙 투쟁중인 쌍차 범대위
1박 2일 노숙 투쟁중인 쌍차 범대위이명옥

쌍용자동차는 2009년 5월 22일 회계조작을 통해 함께 살자며 옥쇄 파업을 벌였던 노동자를 포함 2636명을 해고했고 아직도 1000여 명이 노동자가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 했다. 옥쇄파업을 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라는 사실은 주홍글씨가 되어 일자리와 사회로부터 해고노동자들을 소외시켰다. 해고자들은 생활고와 사회의 무관심으로 24명이 목숨을 끊거나 돌연사로 죽음을 맞았다.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었다.

2012년 4월 5일 22번째 희생자 이윤형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대한문 앞에 차려졌고 경찰은 번번이 분향소를 침탈해 부수고 쌍용차 해고자와 시민을 무차별하게 연행했다. 지난 4월 4일 새벽, 중구청 직원들과 경찰은 기습 침탈로 분향소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화단을 급조해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천막도 없이 노숙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우 지부장은 "이미 많은 시민이 쌍용차 회계조작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조사 실시 약속을 알고 있다. 우리는 단식, 한겨울 철탑 투쟁 171 등 거리에서 5년째를 맞고 있다.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부당하게 쫓겨난 우리의 일터와 평범한 일상을 되돌려 달라는 것이다. 이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 때까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이 쌍용차 범대위를 사방에서 지키고 있다.
경찰이 쌍용차 범대위를 사방에서 지키고 있다.이명옥

권영국 변호사는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섬길 의무와 노동자들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 정몽주에게 직접 빵을 집어주며 노고를 치하한 대통령이다. 그러나 대법원이 불법이라고 판결한 사내하청 문제나 비정규직 문제는 관심이 없다. 대통령은 회사와 노동자 사이에서 공평하고 공명해야 한다. 4년 넘게 끌어온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국정조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 아니냐. 정리해고 문제를 이번에 완전히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먼저 이야기를 들어 달라는 것이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의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외치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이 화단 뒤에 막아서서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있다.
경찰이 화단 뒤에 막아서서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있다.이명옥

쌍용차 고동민씨는 "이번 1박 2일 청와대 앞 노숙 투쟁은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한 시작일 뿐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대선 때 약속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해고 노동자들이 원직 복직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복직된 쌍용차 무급휴직자들에게 사측은 매달 130만 원가량의 손해배상 가압류를 하고 있다. 이는 쌍용차 국정조사 요구에 대한 사회적 확산을 무마하기 위한 눈가림 복직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쌍용차 청와대 앞 1박 2일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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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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