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반기문 총장 영어발음이 잘못됐다고?

이근철 강사가 전하는 우리 아이 영어교육 해법

등록 2013.08.17 17:21수정 2013.08.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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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태교로 조기 영어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많다. 대부분의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도 영어교육을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영어를 가르쳐야 영어를 잘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조기 영어교육이 대세가 되고 말았다. 아이들의 영어교육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이러한 고민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강의에 부모들의 시선이 쏠렸다.

KBS2FM 라디오 <이근철의 굿모닝팝스>를 진행하고 이근철 영어문화연구소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스타강사다. 그는 영어 조기교육을 받지 않아도, 유학을 다녀오지도 않아도 충분히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장본인이다.

이근철 대표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룸 401호에서 육아맘을 대상으로 <베이비뉴스>(대표이사 최규삼)가 진행한 '제65회 맘스클래스'에서 '잘못 알고 있는 우리 아이 영어교육'이라는 주제로 강단에 섰다.

이 강사는 육아맘들에게 "모든 언어의 출발점은 즐겁게 배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어에 대한 즐거움이 있어야 영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개그맨, 가수, 영화배우, 디자이너 등의 영어 스승이기도 한 이 강사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전한 영어교육 해법을 차곡차곡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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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맘스클래스에서 이근철 영어강사가 '잘못 알고 있는 우리아이 영어교육'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이기태


반복적으로 자연스럽게 배워라 

이 강사는 "개인적으로는 조기영어교육을 찬성하지 않는다, 저는 외국에서 산 적도, 흔한 영어학원 한 번 다닌 적 없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지금 이렇게 영어강사가 됐을까? 영어를 자연스럽고 즐겁게 배웠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강사는 영어를 비롯한 언어는 반복적으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가 처음 '워터(water)'라는 단어를 배우기 위해선 엄마의 몇 천 번, 몇 만 번의 반복학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옆집 아이와 비교하고 발음을 지적하며 조바심을 갖게 된다면 영어교육은 잘못된 길로 가게 된다.


이 강사는 "영어를 글자로만 인식하면 재미가 없어진다, 소리와 영상이 함께 연결될 때 그 단어의 의미와 생각이 만들어진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액션(action)'이란 단어를 외울 때 그냥 글자로만 외우면 쉽게 인식되지 않는다. 'action'을 말하면서 손으로 마치 행동을 취하는 동작을 함께 하면 머릿속에 더 정확하게 집어넣을 수 있다.

이 강사는 "고등학교 때 짝이 절 싫어했다, 동작을 하면서 영어를 외우니 정신사납다는 것"이라며 "감정은 동작에서 나오고, 감정은 학습의 열쇠다, 영어는 동작과 함께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식 발음만 고집하지 마라  

이 강사는 "반기문 사무총장과 가수 싸이가 영어하는 걸 들어봤는가? 굉장히 토속적이고 부드럽다, 이 두 사람의 발음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이 이해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그럼에도 한국 사람만이 이 둘의 발음을 타박한다"고 지적했다.

세상에는 미국, 영국, 한국, 프랑스, 인도, 중국 등 다양한 영어 발음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미국식 발음이 정답인양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영어를 배우면서 다양한 발음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한데도 말이다. 

이 강사는 "우리나라는 하나의 정답을 놓고 열심히 사는 정답문화다, 하지만 하나의 정답만을 갖고 있으면 불안하고 앞이 캄캄해진다, 이제는 나 나름대로의 정답도 필요하다"며 "영어 발음에는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가 담겨 있다, 정답이 여러 개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영어를 더욱 즐겁게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강사는 "미국발음을 시키려고 애를 잡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 원하는 발음을 찾아갈 수 있다"며 "이근철이 남과 다르기 때문에 잘하는 게 아니라 틀리는 게 당연하고 실수가 당연함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 즐거워서 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쉬운 단어를 알면 행복해진다

이 강사는 "아이가 음식을 잘 먹는다고 터질 때까지 먹이면 소화를 못 시킨다, 소화를 자주, 즐겁게 시킬 수 있도록 조금씩 많이 먹여야 아이도 건강하다"면서 "많이 먹으면 '어떻게든 남아있겠지', 하지만 설사로 다 배설된다. 그저 트라우마만 남을 뿐인데 이는 영어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다른 아이들과 자신의 아이를 비교하며 더 많고 더 어려운 영어 단어를 외우도록 학습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적절하지 않다. 시기에 맞춰 습득할 수 있는 단어를 가르치고, 쉬운 단어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 이 강사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를 'have a nice day!'라고만 알고 있는데, 이것말고 'stay happy'를 사용해보라. 쉬운 단어를 많이 알면 영어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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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맘스클래스에서 이근철 영어강사가 '잘못 알고 있는 우리아이 영어교육'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이기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게 해라  

이 강사는 아이들에게 놀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강사는 "스티븐 잡스는 'stay hungry, stay foolish'라고 했다. 많이 안다고 똑똑한 게 아니다. 남이 하지 못한 경험, 힘들 것 같은데 해낸 그 경험들이 아이들에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강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외계인동굴이라는 곳을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동굴에 들어간 것이 전부가 아니라 두려운 걸 해낸 경험이었다. 그런 경험들이 현재의 이근철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자극하는 모든 것들이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과 캠핑도 가고 손잡고 공원에도 놀러가라. 아이들이 뛰어 논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0번 중 3번만 성공해도 즐거워하라  

이 강사는 "아이가 10번 중에 3번 성공하면 즐거워하라"고 조언했다. 이 강사는 2할 4푼 4리의 타율을 기록하는 야구선수 추신수를 언급하며 "3할 정도 된다면 10번 타석에 들어가서 3번을 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보면 10번 중 7번을 실패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10번 중 7번 실패하는 게 아니라 3번 성공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 강사는 "아인슈타인은 난독증이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잘한다 하면서 조금씩 일으켜줘, 천재가 됐다. 우리 아이가 뒤쳐진다는 불안감만 줄여라.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그 시간에 뛰어놀게 하면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며 "그 경쟁력을 어떻게 만들지 엄마, 아이가 함께 즐겨라. 영어학원을 안 간다고 손해 보지 않는다. 아이가 10번 중에 3번만 잘해도 '넌 영웅'이라고 말하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육아전문지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영어교육 해법 #이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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