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시민기자
김병현
- 전화로도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목소리와 실제 나이가 다른 듯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 그런 소리 많이 듣나요? ^^;;;"목소리가 낮고 굵은 편이라 그러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화는 될 수 있으면 산뜻하게 받으려고 노력하는데, 혼자만의 착각이었나 봐요. ㅡㅡ;"
- <오마이뉴스>에는 어떻게 처음 글을 쓰게 된 것인지요?"<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기 전에는 종이 신문에 칼럼을 썼어요. 그러다가 한 번은 종종 기고하던 일간지 측에서 '미안하지만 싣기가 곤란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모피아(재무부 출신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재정경제부)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 편집자말)'에 관한 비판 논조의 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해당 신문사가 이해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속 한 구석이 답답했죠. 후로 한동안 기고나 투고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개방형 감사관제의 부조리성에 대해 내가 아예 기사를 한 번 써보자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제 딴에는 자료 수집에 꽤나 공을 들였어요. 그렇게 첫 기사를 송고했고요. 하지만 지금 읽어보면 이건 무슨 보도 기사도 아니고, 주장도 아니고. 아, 정말 낯 뜨거워요."
"독서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자산... 고발성 책들이 좋아요"- 주로 책 기사를 쓰시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 하나의 글이 완성되는지? 한 편집기자는 너무 어려운 책만 읽는 거 아니냐는 농담도 하시던데."저는 '책 편식'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어요. 독서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물려주신 자산이라, 그때 뭘 알았겠어요. 그냥 딱히 가리지 않고 읽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서평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제 성향이 뚜렷이 보이더라고요. 사회과학분야에 치우쳐 있다는 것을요. 원래부터 은연 중에 그런 건지, 크면서 생긴 건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골고루 읽으려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발성 책들이 좋아요. 성향과 분야를 막론하고요. 저자들이 책을 쓰며 느꼈을 번민과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지거든요. 그럴 때면 정말이지 책에 푹 젖는다고 할까요. 중간에 놓을 수가 없어요. 책은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두 권 정도는 읽는 것 같습니다. 물론 책의 성격이나 여가 시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 기사 쓸 때 가장 어려운 게 있다면. 서평 쓰기에도 나름 요령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게 있나요?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는 책들이 있습니다. 꼭 긍정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비판이나 부정적인 느낌도 포함해서요. 이런 책들은 서평도 풍부해지고, 금방 완성되는 편입니다. 반면에 읽는 내내 별 다른 감흥도 없고,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딱히 남는 게 없는 책도 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모두 다 제 능력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그런 책들은 서평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그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니까요. 그런 상태에서 무슨 평을 하겠어요.
요령은 따로 없어요. 다만 전에 기사에도 적었지만, 저자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하죠. 읽는 동안만큼은 친구가 된다는 생각으로요. 속으로 맞장구도 쳐주고, 내 의견도 정리해보고, 생각이 다른 부분도 지적해보고요. 그렇게 비록 일방적이지만, 대화를 하면서 가진 글감으로 기사를 작성합니다."
- 가장 재밌게 읽은 책 혹은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을 꼽는다면?"아, 이런 질문은 답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고민되네요. 근데 이미 고전이나 베스트셀러에 대한 추천 도서 목록은 저보다 더 전문적인 기관이나 개인에게서 쏟아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전 지극히 개인적인 추천을 할게요. 지금도 잊지 못해요.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제 본격적인 독서의 시작이 되어준 책입니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모든 시리즈!"
- 서평기사 쓸 때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기사를 통해 한 사람이라도 더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쓰고 있습니다. 출판 산업이 많이 힘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역시 책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잖아요. 종이책이나 동네책방도 그렇고요. 제가 좀 촌스러운 건지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찾았던 동네책방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립습니다."
"서평 기사 쓰지만, 생나무 기사부터 '너,아니'까지 골고루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