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긴 문이라도 잠긴듯 느껴지지 않는 정겨운 문

[포토에세이] 군산 경안동 철길마을의 문(門)

등록 2013.09.27 13:35수정 2013.09.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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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문(門) 가을꽃 참취가 피어나 문과 어우러져 있다. 도심에서 만나는 문들은 획일적이다. 그러나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의 문들은 같은 문이 하나도 없다. 안과 밖을 막는 것이 문이 아니라, 안과 밖의 연결해 주는 것이 문이 아닐까?

문(門) 가을꽃 참취가 피어나 문과 어우러져 있다. 도심에서 만나는 문들은 획일적이다. 그러나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의 문들은 같은 문이 하나도 없다. 안과 밖을 막는 것이 문이 아니라, 안과 밖의 연결해 주는 것이 문이 아닐까? ⓒ 김민수


a 문(門) 그곳에서 만난 문은 견고하지는 않다. 견고하지 않지만, 오히려 정감이 넘힌다. 그 문은 차단된 문이 아니라 소통하는 문처럼 느껴진다.

문(門) 그곳에서 만난 문은 견고하지는 않다. 견고하지 않지만, 오히려 정감이 넘힌다. 그 문은 차단된 문이 아니라 소통하는 문처럼 느껴진다. ⓒ 김민수


a 문(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문, 누군가 그 문을 드나들었을 터이고, 문 안에는 그 사람의 세월이 녹아들어 있을 터이다.

문(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문, 누군가 그 문을 드나들었을 터이고, 문 안에는 그 사람의 세월이 녹아들어 있을 터이다. ⓒ 김민수


a 문(門) 오래되어 삭아들기 직전인 문, 자연의 빛이 그림자를 만들어 문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문(門) 오래되어 삭아들기 직전인 문, 자연의 빛이 그림자를 만들어 문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 김민수


a 문(門) 철길마을의 문은 획일적이지 않다. 재활용한 문들이 대부분이고, 그 나름의 소박한 색깔들이 철길과 잘 어울린다.

문(門) 철길마을의 문은 획일적이지 않다. 재활용한 문들이 대부분이고, 그 나름의 소박한 색깔들이 철길과 잘 어울린다. ⓒ 김민수


a 문(門) 어느 집에서 사용했던 문일까? 대문으로 사용하기에는 허술한 문같지만, 대문과 방문이 따로 있을만큼 철길마을의 집들은 크지 않다.

문(門) 어느 집에서 사용했던 문일까? 대문으로 사용하기에는 허술한 문같지만, 대문과 방문이 따로 있을만큼 철길마을의 집들은 크지 않다. ⓒ 김민수


a 문(門) 저 문 안에는 어떤 물건들이 놓여있을까?

문(門) 저 문 안에는 어떤 물건들이 놓여있을까? ⓒ 김민수


a 문(門) 아주 오래 사용되지 않은듯한 문, 문 앞에 자란 식물이 지금은 자주 사용되지 않는 문임을 알려준다.

문(門) 아주 오래 사용되지 않은듯한 문, 문 앞에 자란 식물이 지금은 자주 사용되지 않는 문임을 알려준다. ⓒ 김민수


a 문(門) 벽은 현대식이고 문은 과거의 문이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 그 조화가 내밀하다.

문(門) 벽은 현대식이고 문은 과거의 문이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 그 조화가 내밀하다. ⓒ 김민수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은 옛 군산역에서 페이퍼코리아회사까지 원자재와 제품을 실어나르기 위해 만들어졌다. 페이퍼코리이선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구간은 약 2.5km이며, 1944년 4월 4일 개통되었다. 이후 2008년6월말까지 화물열차가 다였던 곳이나,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철길 곁으로는 '기차길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하는 노랫말이 절로 떠오를 만한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 작은 집들마다의 문은 획일적이지 않다. 도시에서 혹은 아파트 촌에서 만난 획일적인 문에 익숙해진 눈인 터라, 집집마다 다른 문들을 보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허술하고, 제각기 재활용품을 이용해서 만든 문들과 오래된 문들, 추위도 막지 못할 것 같고 소음도 막지 못할 것 같은 문들이 견고하게 닫힌 도시의 문들보다 더 정겹게 다가온다.

문이란, 안과 밖을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 안과 밖을 연결해주는 공간이다. 그러나 도시의 문은 세상으로부터 견고하게 고립시킨다. 경암동 철길마을의 문은 견고하지 않다. 그리하여 안과 밖이 소통하는 문으로 느껴진다.

불통의 시대를 살아간다. 이 불통의 시대에 안과 밖의 경계는 있으나 소통하고 있는 소박한 문들이 입을 모아 소통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경암동 #철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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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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