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료가 '꼴랑' 2000원? 죄송합니다

[최기자의 땀나는편집21] 원고료에 대해

등록 2014.02.17 20:59수정 2014.02.1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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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부로 걸려오는 전화 가운데 가장 '뜨거운' 내용은 뭘까요? 바로 "편집 원칙이 뭐죠?"라는 질문입니다. 창간 10여년 동안 시민기자와 편집기자 사이에서 오간 편집에 대한 원칙을 연재 '땀나는 편집'을 통해 시민기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오늘은 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다짜고짜 뭔 돈이냐고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며칠 전, 기획 논의차 한 시민단체 활동가와 만났을 때였습니다.

"일전에 밀양에서 정대희 기자를 만난 적 있는데요, 그분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인가요?"
"아뇨, 시민기자인데 이번에 밀양에서 한 달 정도 상주하시면서 기사를 쓰고 계세요."
"그럼 <오마이뉴스>에서 실비 정도 지원은 해주나요?"
"예… 많지는 않지만 특별취재비나 원고료 등으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지 않고서는 그분들 생활이 안 되겠지요."

네, 그럴 겁니다. <오마이뉴스> 원고료로만 생활하는 시민기자가 있다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지 않을까 싶은데요. 현 원고료는 잉걸로 채택이 되면 2000원, 버금이면 1만2000원, 으뜸이면 2만4000원, 오름이면 5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는데요. 오름 기사를 매일 써야 월(20일 기준) 100만 원 버는 셈입니다. 그런데 매일 오름 기사를 쓰는 게 쉽지 않죠. 이건 상근기자도 어렵습니다. ^^;;

사실 이 원고료가 적정한가에 대해서는 저희도 의문입니다. 똑같이 오름에 배치되었더라도 원고료가 과하다 싶은 기사도 있고, 들인 공력에 비해 원고료가 한참 못 미친다고 생각되는 기사도 있으니까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오마이뉴스> 원고료지만...   
 시민기자는 기자회원방을 통해 원고료를 신청할 수 있으며 5만 원(사이버머니) 이상 누적된 원고료는 매달 2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지급됩니다. 신청해야 받을 수 있어요!
시민기자는 기자회원방을 통해 원고료를 신청할 수 있으며 5만 원(사이버머니) 이상 누적된 원고료는 매달 2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지급됩니다. 신청해야 받을 수 있어요! SXC

사실 이런 고민은 비일비재합니다. 만화나 만평을 그리는 시민기자가 대표적인데요. 김부일·이우영 기자가 쓰는 '다짜고짜 경제시리즈' 만화 기사가 그런 예입니다. 이 만화는 무려 두 명이 작업에 참여합니다. 원고를 짜는 사람(김부일)과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우영)이 따로거든요.

이처럼 공동으로 기사를 쓰는 분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원고료에는 융통성이 없습니다. 딱 한 명 분의 원고료가 매겨집니다. 그나마 배치가 잘 되어야 수고에 대한 보상이 조금이나마 이뤄질텐데, 그렇지 않을 때면 저희도 참 면목이 없습니다. 사실 매번 재밌을 수는 없잖아요. 기자가 매번 특종을 낼 수 없는 것처럼요.

소설도 마찬가지죠. 소설 한 편을 쓰는데 드는 공력, 상상하기 어렵죠. 그런데 원고료는 참 야박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글 쓰는 데 원고료가 전부일 리는 없겠지만, 글 쓰는 것도 노동인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할 때면 그 마음이 좋진 않겠죠. 우리 원고료와는 별개의 이야기였지만 "물가와 연봉은 그래도 해마다 오르는데, 원고료는 10년 전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한 전업작가의 농담이 예삿소리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을 바꾸는 시민기자'들이 좀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지원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고민에서 나온 게 바로 자발적원고료입니다. 독자들이 직접 주는 원고료만큼 값진 게 있을까요? [땀나는편집]을 쓰는 저도 얼마전에 자발적원고료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잘해야겠구나, 생각이 들었거든요.

<오마이뉴스>가 위치한 상암동 사무실 근처는 MBC, SBS, YTN 신사옥이 밀집되어 있는 곳인데요. 이름하여 디지털미디어시티죠. 으리으리한 언론사 사옥을 보면서 <오마이뉴스>는 언제 사옥을 가져 보나 하는, 푸념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료만 봤으면 <오마이뉴스>에 기사 쓰지 않았을 거다"는 시민기자의 말을 떠올립니다. 앞으로 더 잘 할 이유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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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나는 편집 #원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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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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