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부산외대 새내기, 학과 카페 남긴 글 '울컥'

"의미있는 대학생활 보냈으면, 모두 잘 부탁드립니다"

등록 2014.02.18 09:13수정 2014.02.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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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붕괴사고로 숨진 부산외대 고아무개(여·19·아랍어과) 양이 지난 6일 학과 카페에 남긴 글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화면캡쳐


17일 밤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붕괴사고로 숨진 부산외대 고아무개(여·19·아랍어과)씨가 지난 6일 합격소식을 듣고 학과 카페에 남긴 글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씨는 학과 카페 '새내기 가입인사' 란에 "14학번 고OO입니다, 나이는 스무살이지만 사실 빠른년생이고 취미는 음악감상"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자신의 매력에 대해 "생긴 것과 다르게 은근 허술한 면이 있다"며 "가끔 잘 까먹기도 하는데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면접 때 일찍 가서 1시간 넘게 혼자 있었는데, 선배님께서 먼저 말 걸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며 "부족한 답변이었는데도 교수님께서 먼저 웃으며 말씀해 주셔서 편안하게 면접 볼 수 있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기억에 남는다"며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학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낯선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결심" 때문이었다며 "익숙하지 않고 서툰 언어이니만큼 무언가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라서 배워보고 싶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외국어대학이기 때문에 타 대학과 비교해 외국인이 많은데 이 친구들과 많은 얘기를 해보고 싶다, 처음으로 성인으로 사회에 나가는 만큼 부족하고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선배님들께서 조금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고씨는 마지막으로 "대학교 4년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니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교수님과 선배·동기들 모두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웃으며 글을 마쳤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12년 동안 공부해서 들어간 대학교인데 너무 안타깝다", "더 이상 고씨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애도를 표했다.
#경주 리조트 #리조트 붕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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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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