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해결이 새정치의 시작

[주장] 4월 국회 첫 안건으로 처리해야... 타협의 정치 보여줘야

등록 2014.03.20 12:33수정 2014.03.2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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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에 들어갔다. 과연 새 정치가 무엇인가 논란이 일고 있다. 새 정치는 민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 기초연금 문제보다 더 중요한 민생현안은 없다. 새 정치는 두말할 나위 없이 기초연금 문제를 하루 빨리 여야가 합의하는 일이다.

'폐지를 모아 하루에 3000원 남짓 버는데 기초연금 월 20만 원이 얼마나 큰돈인지 국회의원들은 알기나 할까?' 하루하루 고된 삶을 살아가는 노인들의 원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7월부터 지급한다는 정부발표만 믿고 잔뜩 기대를 해온 터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노인빈곤율 1위라는 부끄러운 현실에서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은 하루가 시급한 일이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내 호주머니에 들어올 돈을 뺏기는 것 같은 기막힌 심정일 것이다. 지난 대선 때 여야후보 모두 국민께 공약한 사항이다. 양보와 절충으로 당장 타협안을 만들어 4월 국회 첫 안건으로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소득하위 70% 노인들에게 지급한다는 점은 같기 때문에 여야의 입장차이가 그리 큰 것도 아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10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차등지급하느냐 아니면 국민연금과 연계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20만 원씩 지급하느냐의 차이다. 이 정도의 차이를 접근시켜 절충안을 만들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치도 아니다. 국민무시요 정치의 무능이다.

기초연금 7월 지급이라는 옥동자를 살리기 위해 솔로몬 재판정의 어머니 심정으로 야당이 먼저 양보하면 어떨까? 국민이 절실히 바라는 문제에 대해 먼저 양보하는 것이 새 정치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이 민생중심 노선의 진정성이다.

타협에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먼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시킬 경우 국민연금제도의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다. 가능한 한 국민연금과 연계하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을 여야가 찾아야 한다. 만약 연계가 불가피하다면 정부는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여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다음으로 10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차등지급이냐 20만 원 일괄지급이냐에 대해서는 여야가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 현행 노령연금에서도 10만 원씩 받고 있는데, 새로 실시하는 기초연금에서 10만 원을 지급한다는 것은 차별성이 없으며 제도의 의미를 퇴색 시킨다. 재정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는 선에서 여야 간에 절충점을 찾는다면 그렇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 가령 15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차등지급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 출발하는 신당은 과거 민주당과 뭔가 다르다는 것을 국민께 보여줘야 한다. 발목잡기와 정쟁의 극한대결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타협의 정치, 문제해결의 정치를 기초연금 처리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일찍이 노자(老子)는 '분노하거나 맞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라는 '부쟁지덕(不爭之德)'을 설파한 바 있다.

벽창호 같은 정부여당에 끝까지 맞서기 보다는 야당이 먼저 양보하고 내려놓는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기초선거 무공천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적이 있지 않은가?


새 정치가 우리 앞에 물끄러미 서 있다.
덧붙이는 글 김영환님은 민주당 국회의원입니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새정치 #기초연금 #기초노령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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