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에서 우릴 구원하소서", 기독인 40일 금식기도

김경태 목사 등 기독인 참여... 밀양 부북면 위양리 장동마을 움막

등록 2014.03.24 16:16수정 2014.03.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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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하나님. 핵발전소에서, 초고압 송전탑에서 우리를 구원하소서."

기독교인들이 '밀양 송전탑 저지'를 위한 금식기도에 들어갔다.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NCC) 총무 김경태 목사 등 '밀양을 위해 기도하는 기독인'들은 24일 오후 1시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장동마을 움막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저지 그리스도인 단식기도회"를 시작했다.

기독인들은 지난 22일부터 40일간 '릴레이 단식기도'를 한다. 지난 22~23일은 주말로, 실질적인 단식기도는 24일부터다. 주말에는 각자 교회에서 기도하기로 한 것이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릴레이 단식기도는 목사와 집사·장로들이 참여한다. 적게는 하루 서너 명씩, 많으면 10여 명 정도 참여하고, 연인원 100여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들은 24시간 금식이고, 오후 1시 교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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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김경태 목사 등 기독인들은 24일부터 40일간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장동마을 움막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저지 그리스도인 단식 기도회"에 들어갔다. ⓒ 배수철


김경태 목사 등은 24일 오후 1시 이곳에서 '단식 기도회 선포 예비'를 지냈다. 이들은 오는 4월 21일 '밀양 주민과 함께하는 부활예배'를 지내고, 30일 '단식 기도회 해단 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김경태 목사는 "송전탑은 밀양만의 문제가 아니고, 주민들의 생존권과 생명의 문제이며, 나아가 우리나라 핵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 에너지정책의 잘못된 방향이 만들어낸 문제다"며 "인간과 생태계가 더불어 공존하며 살아야 하는 미래지향적 가치를 밟아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부산 등 여러 곳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기도만 갖고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어머니, 아버지들과 같이 현장에서 기도를 해야 한다고 보고, 이곳으로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기도회는 부산지역 기독교인만 하는 게 아니고, 경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참여한다"며 "그동안 부산에 있는 고리1호 핵발전소 폐쇄를 위한 활동을 해왔고, 밀양 송전탑도 그 연장선에 있으며, 밀양 송전탑은 우리 자신의 일이기에 같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태 목사를 비롯한 기독인들은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김 목사는 지난해 10월 31일 '밀양 송전탑 공사중단과 사회적 합의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대표단'이 밀양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때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김 목사는 "공권력은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산천이 아프다고 하는데 듣지 않는 것은 오만이며, 오만하고 교만한 정권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목사 등 기독교인들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간혹 밀양에 와서 송전탑 반대 할머니․할아버지들과 같이 지내기도 했고, 밀양희망버스에도 참가했으며, 지난해 말 밀양에서 성탄예배를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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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김경태 목사 등 기독인들은 24일부터 40일간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장동마을 움막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저지 그리스도인 단식 기도회"에 들어갔다. ⓒ 배수철


김경태 목사는 "지금 밀양 주민들은 가장 힘들어 하신다"며 "한번씩 오는 것보다 힘든 여건들이 많이 생길 때 옆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이곳에 와서 '릴레이 금식 기도'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0월 2일부터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재개했다. 한전은 밀양 4개면(부북, 상동, 산외, 단장)에 총 52개의 철탑을 세우는데, 현재 15개(28.8%) 철탑 조립을 완료했고, 27곳에서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전은 밀양 위양리에도 철탑을 세울 예정인데,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 않았다.
#밀양 송전탑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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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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